스마트폰 피임 앱, 경구약과 비슷한 효과

최근 스마트폰 임신추적 앱이 경구 피임약(먹는 피임약)에 못지않게 좋은 피임 효과를 발휘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여성들은 피임법의 하나로 월경주기를 오랫동안 관찰했지만, 지속적인 관찰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에 신뢰성이 없는 것으로 간주됐다.

이에 따라 임신추적 앱 ‘내추럴 사이클스’(Natural Cycles) 와 이와 비슷한 앱들이 신뢰성도 높으면서 호르몬을 쓰지 않는 피임법을 여성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임신추적 앱 ‘내추럴 사이클스’를 사용한 18~45세 미국 여성 4,054명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이 앱을 사용한 여성의 약 7%가 피임에 실패해 임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통계에는 사용자의 실수 탓으로 여겨지는 임신, 즉 이 방법의 이른바 ‘전형적인 실패’ 비율이 포함돼 있다. 그런데 이 비율은 약 먹는 것을 잊어버린 여성들의 사례를 포함한 경구 피임약의 전형적인 피임 실패율(약 8~9%)과 비슷하다.

이번 연구 결과에 의하면 또 스마트폰 임신추적 앱을 완벽하게 사용한 여성 1,000명 중 약 5명이 임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1년에 1,000명 중 3명에서 발생하는 ‘피임약의 완벽한 사용 시의 실패율’과 비슷한 수준이다. 따라서 스마트폰 임신추적 앱이 경구 피임약에 못지않은 피임효과를 발휘한다고 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보고된 143건의 임신 사례 중 10건이 앱이 부부의 가임기를 잘못 알려줬기 때문에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방법 상 오류’로 피임약이 완벽하게 사용되더라도 뜻하지 않게 임신이 될 수 있음을 뜻한다.

‘내추럴 사이클스’ 같은 스마트폰 앱은 여성의 마지막 월경주기 이후의 시간을 계산할 뿐만 아니라 여성의 체온을 모니터링 한다. 앱은 수집한 정보를 활용해 배란기와 가임기를 예측하며, 이는 여성의 체온이 배란일 전후에 약 0.3 ℃ 정도 올라가고 나머지 월경주기 동안 약간 상승한 채 유지되기 때문에 가능하다.

난자는 24시간 정도밖에 살지 못한다. 따라서 여성의 생리주기에서 배란 후 하루가 지난 뒤에는 임신할 위험이 없기 때문에 부부는 안심하고 성관계를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정자는 최대 6일 동안 자궁에서 생존할 수 있으므로 배란 전에 성관계를 가지면 임신할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이는 오래전부터 알려져 왔고, 피임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방법 중 기본에 해당한다. 피임하려면 여성은 매일 아침 침대에서 나오기 전에 체온을 측정하고 배란일을 예측하는 차트를 기록한다.

그러나 여성의 월경이 불순하고, 특히 여성이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엔 배란일을 정확히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 배란을 예측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여성 체온이 올라갔는지 정확히 판단하기도 쉽지 않다.

손목밴드 온도계 등 장치는 여성의 체온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기억했다가 매일 아침 일부러 측정하지 않아도 된다. 스마트폰 앱의 알고리즘은 가임기를 계산하고 차트로 만드는 작업을 할 수 있게 돼 있다.

그렇다면 ‘내추럴 사이클스’ 앱의 전형적인 실패율이 7%나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임기 인식법은 이달 중 며칠 동안 성관계를 가질 수 없다거나 콘돔 등 다른 피임수단을 써야 함을 뜻한다.

연구팀은 “피임 실패로 임신한 여성의 절반 이상이 가임기에 무방비로 성관계를 가진 게 피임 실패율이 높은 이유”라고 밝혔다. 또 “스마트폰 앱은 피임하도록 권유할 수는 있으나, 성관계에 대한 욕구를 끊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 내용은 ‘유럽피임·생식보건’저널에 발표됐으며, 미국 매체 ‘디스이스인사이더’, 국내의 성 전문 인터넷신문 속삭닷컴이 보도했다. (사진=shutterstock.com)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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