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3일 (금)

세쌍둥이 중 두 아이 먼저 출산⋯마지막 아이는 5주 뒤 탄생, 어떻게?

멕시코 31세 여성, 임신 22주에 두 아이 잃어⋯셋째는 978g으로 태어나 77일간 집중치료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세쌍둥이 중 두 아이를 먼저 출산한 여성이 약 5주 뒤 셋째를 낳은 희귀 사례가 보고됐다. 사진은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받는 미숙아로, 기사 내용과 관계없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쌍둥이를 임신한 여성이 두 아이를 먼저 출산했다. 두 아이는 숨졌지만 셋째는 엄마 뱃속에서 5주가량 더 자랐다. 어떻게 두 아이를 출산하고도 셋째의 임신을 이어갈 수 있었을까.

멕시코 몬테레이 테크살루드의 에리카 리콘플로레스 등 연구진은 이 사례를 국제학술지 《부인과·산과·인간생식 저널(Journal of Gynecology Obstetrics and Human Reproduction)》 10월호에 발표했다.

임신 22주에 두 아이 출산⋯셋째는 자궁에 남아

31세 여성은 배란 유도 치료를 받은 뒤 세쌍둥이를 임신했다.

임신 22주 2일째 정기 초음파검사를 받았는데, 자궁경부가 이미 3cm 벌어져 있었다. 자궁경부는 자궁 아래쪽에서 질로 이어지는 통로다. 임신 중에는 닫혀 있다가 출산이 가까워지면 열린다. 그런데 이 여성은 별다른 증상도 없이 자궁 입구가 일찍 열려 조산 위험에 놓였다.

의료진은 자궁경부를 묶어 조산을 막으려 했다. 하지만 자궁수축이 시작돼 시술하지 못했다. 결국 임신 22주 3일째 첫째 여아가 535g으로 태어났고, 이틀 뒤 둘째 여아도 440g으로 태어났다. 두 아이는 생존하지 못했다.

셋째는 자궁 안에 남아 있었다. 세쌍둥이는 각각 별도의 태반과 양막을 가지고 있었다. 양막은 태아를 둘러싸고 양수를 담고 있는 주머니다. 이러한 구조는 셋째의 임신을 이어갈 수 있었던 중요한 조건이었다.

의료진은 먼저 태어난 두 아이의 탯줄을 묶고 태반은 자궁 안에 남겨뒀다. 항생제를 투여하면서 산모에게 감염 징후가 나타나는지, 셋째가 잘 자라는지 살폈다.

임신 27주 5일째 셋째 여아가 978g으로 태어났다. 첫째가 태어난 지 약 5주 만이었다.

아이는 신생아중환자실에서 패혈증과 반복적인 경련 발작으로 치료받았다. 생후 77일 만에 퇴원했지만 이후에도 발작이 이어졌다. 검사에서는 뇌전증과 관련된 유전자 변이가 발견됐다. 아이는 현재도 정기적으로 진료받고 있다.

한국에서도 8주·152일 간격 출산 사례

이처럼 다태임신에서 한 아이를 먼저 분만하고 나머지 태아의 임신을 이어가는 방법을 '지연 간격 분만(delayed-interval delivery)'이라고 부른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서울대병원은 2018년 세쌍둥이 첫째를 임신 25주에 분만하고, 약 8주 뒤 나머지 두 아이를 출산한 사례를 발표했다.

지난 6월에는 서울성모병원에서 쌍둥이 중 첫째를 임신 15주에 유산한 여성이 152일 뒤 둘째를 출산한 사례가 알려졌다. 당시 한국에서 가장 긴 지연 간격 분만 기록이었다.

베트남에서도 이란성 쌍둥이가 5주 간격으로 태어난 사례가 2025년 1월 보도됐다. 26세 여성이 임신 26주에 아들을 낳고, 31주에 딸을 출산했다. 두 아이 모두 출생 후 집중치료를 받으며 상태가 호전됐다.

다만 모든 다태임신에서 출산을 늦출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산모에게 감염이나 출혈 등 심각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남은 태아가 반드시 생존하는 것도 아니다.

이번 사례를 발표한 멕시코 연구진은 산모와 태아의 상태가 안정적이고 뚜렷한 감염 징후가 없으며, 여러 진료과가 협력할 수 있는 경우에 지연 간격 분만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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