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년간 먹던 B형간염 약을 일부 환자는 끊을 수 있게 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제약사 GSK의 만성 B형간염 신약 ‘힙사고(성분명 베피로비르센)’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임상시험에서 이 주사제를 맞은 환자 5명 중 1명꼴로 모든 치료를 끊고 24주 뒤에도 바이러스가 억제됐다.
기존 항바이러스제와 함께 쓰는 이 주사제의 대상은 간경변이 없는 성인 가운데 기존 약을 6개월 이상 복용해 혈액 속 바이러스가 억제된 환자다. 여기에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단백질인 표면항원(HBsAg)의 혈중 수치가 3000IU/mL 이하여야 한다. 수치는 FDA가 허가한 검사로 측정한다.
기존 B형간염 약은 바이러스가 불어나지 못하게 눌러 두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이와 달리 힙사고는 바이러스가 몸에서 증식하고 단백질을 만드는 데 쓰는 유전 정보의 복사본(RNA)에 달라붙어 기능을 막는다. 그 결과 바이러스와 표면항원이 함께 줄어든다.
이렇게 RNA를 겨냥하는 약을 ‘안티센스’라 부르며, FDA는 B형간염 치료제로는 처음 승인된 안티센스 약이라고 밝혔다.
최대 24주 동안 피부 밑에 주사하고, 마지막 주사 뒤에도 기존 약을 24주 이상 더 먹는다. 이후 건강 상태와 검사 결과가 정해진 조건을 충족하는 일부 환자는 기존 약을 끊을 수 있다.
위약과 비교한 두 임상시험에서 힙사고를 맞은 환자의 24%가 기존 약을 끊을 요건을 채웠고, 위약군은 한 명도 없었다. 모든 치료를 끊고 24주가 지난 뒤에도 바이러스가 억제되고 표면항원이 검출되지 않은 환자는 19%였다. 의학계는 이를 ‘기능적 완치’라 부르지만 바이러스가 몸에서 완전히 사라졌다는 뜻은 아니다.
일부 환자에게는 치료를 끝낼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 다만 대상이 제한적이다. 임상시험 대상도 간경변이 없고 표면항원 수치가 3000IU/mL 이하인 환자였고, 5명 중 4명꼴은 기능적 완치에 이르지 못했다.
주의할 점도 있다. FDA는 간과 관련한 심각한 반응, 혈소판 감소(피가 잘 멎지 않을 위험)에 가장 강한 수준의 경고를 붙였다. 신장 기능 악화 등 다른 위험도 있어 치료 전과 치료 중 정기 혈액검사가 필요하다. 흔한 부작용은 주사 부위 반응, 발열, 피로, 두통이다.
베피로비르센은 8월 일본 후생노동성이 세계 처음 승인했다.
웬디 카터 FDA 약물평가연구센터 감염병국장 직무대행은 “힙사고는 모든 만성 B형간염 치료가 끝난 뒤에도 일부 환자가 바이러스를 통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주는 새로운 치료 접근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