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식물을 섭취하면 장(腸)은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분을 흡수한다. 그러면서 세균이나 독소,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 찌꺼기 등은 몸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강력한 검문소(장 내벽) 역할도 한다.
하지만 어떤 이유로 장 내벽에 미세한 틈이 생기면 세균이나 독소 등이 그 틈을 뚫고 혈액 속으로 들어오고, 이번엔 면역세포들이 그들을 공격한다. 이에 따라 소화기뿐만 아니라 전신적인 염증 반응이 일어나는데, 이때 나타나는 여러 가지 증상을 총괄하여 ‘장누수증후군’(leaky gut syndrome)이라 한다 [1].
과민성 대장 증후군(Irritable Bowel Syndrome, IBS)과 유사한, 원인 모를 만성 복부 불편감부터 가스, 설사, 변비 등 각종 장 문제를 일으키는 핵심 원인 중 하나이다.
장 누수가 생기는 가장 흔한 원인은 고지방, 고단백, 가공식품, 설탕 등으로 구성된 ‘서구화된 식단’이다. 특히 ‘유익균’의 먹이가 되는 ‘식이섬유’가 부족해지면 장벽의 에너지원인 ‘단쇄지방산(Short-Chain Fatty Acids)’ 생성이 감소하고, 이는 장 점막을 약하게 하여 장 누수를 불러온다 [2].
‘지방’은 ‘유해균’이 좋아하는 먹이⋯고지방 식이는 장벽을 약하게 만든다
지방이 장에 들어오면, 지방 소화를 돕는 ‘담즙산(bile acid)’이 간의 담낭에서 십이지장으로 분비된다.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지방 소화를 돕고 난 담즙산이 소장 끝부분에서 재흡수(약 90%)된다. 하지만 고지방 식이로 담즙산이 너무 많이 분비되면 재흡수가 잘 안되고, 대장으로 넘어간 담즙산이 유해균(Bilophila, Alistipes 등)에 의해 2차 담즙산이라는 독성 물질로 변하여 염증을 일으킨다 [3].
‘고지방 식이’는 식이섬유 섭취 감소와도 동반되어 유익균이 감소하고, 유해균이 증가한다. 그 외 비만,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 지방간 등 각종 대사 질환을 일으킨다 [4].
지방의 종류에 따라 장내 미생물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
대부분의 동물성 지방은 ‘포화지방’이고, 대부분의 식물성 지방은 ‘불포화지방’이다. 포화지방의 과도한 섭취는 혈관에 죽상동맥경화증을 불러와 건강에 매우 해롭다.
서구식 식단에 많이 든 ‘포화지방’은 담즙산 분비를 증가시켜 담즙산 대사 세균의 증식을 촉진한다. 특히 빌로필라 와즈워시아(Bilophila wadsworthia)의 군집이 증가하는데, 이 세균은 독성 물질인 황화수소를 생성하여 장 점막에 손상을 일으키고 장 누수를 불러온다 [5].
고지방식, 특히 우유와 같은 ‘포화지방’이 많은 식품의 다량 섭취는 미생물 불균형을 야기하고 장 점막을 훼손해 염증성 장 질환을 일으킨다(아래 그림) [6].

동물성 지방이 많은 식단(예:서구식 식단)은 유익균 감소, 단쇄지방산 감소 등 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만, 식물성 지방이 많은 식단(예:지중해식 식단)은 유익균 증가, 단쇄지방산 증가 등 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7, 8]. 따라서 지방을 섭취할 때도 가급적 식물성 지방을 섭취하는 게 좋다 [9].
과도한 ‘단백질’ 섭취는 독성 물질을 만들어 낸다
적절한 단백질 섭취는 인체에 필수지만, 과도한 단백질 섭취는 소장에서 다 소화되지 못하고 대장으로 넘어간다(*고단백 섭취는 일반적으로 1.2~1.6g/kg/day로 정의, 2.0g/kg/day를 초과하면 과다 섭취).
대장으로 넘어간 단백질은 유해균에 의해 분해(부패)되면서 암모니아, 황화수소 등 독성 물질을 생성하고 장 점막에 염증을 일으킨다. 만성화되면 ‘염증성 장 질환’이나 ‘대장암’을 불러온다 [10, 11].
참고로, 발효(Fermentation)와 부패(Putrefaction)는 모두 미생물이 식품을 분해하는 과정이지만, 결과가 인체에 유익하면 ‘발효’, 해로우면 '부패'라고 한다. 발효(유익균 우세)는 김치, 청국장, 된장, 낫토, 빵, 맥주, 막걸리, 와인처럼 맛과 영양을 더해 건강에 도움을 주는 반면, 부패(유해균 우세)는 썩은 생선, 상한 우유처럼 악취와 독소가 발생하고 식중독을 유발한다.
단백질의 종류에 따라 장내 미생물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
동물성 단백질에 풍부한 콜린, L-카르니틴, 트립토판, 페닐알라닌과 같은 아미노산은 장내 세균에 의해 대사될 때 암모니아, 아민, 인돌, 황화수소, 메탄 같은 독성 물질을 만들어 염증을 유발한다 [12].
또한 콜린과 L-카르니틴은 장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된 후 간에서 대사되어 ‘트리메틸아민-N-옥사이드(TMAO, Trimethylamine N-oxide)’라는 독성 물질을 생성하는데, 이것은 혈관에 콜레스테롤을 침착시켜 죽상동맥경화증을 불러오고 혈전 생성을 촉진하여 심혈관 질환, 심장마비, 뇌졸중 위험을 높인다(아래 그림) [13].

참고로 고기를 많이 먹는 사람의 방귀 냄새는 독한데, 그 이유는 붉은 고기(소고기, 돼지고기)에 많이 들어있는 황(Sulfur) 함유 아미노산(메티오닌, 시스테인)이 장내 세균에 의해 분해될 때 썩은 계란 냄새가 나는 ‘황화수소(H₂S)’를 생성하기 때문이다. 반면 과일·채소를 많이 먹는 사람의 방귀는 냄새가 거의 없고 순하다 [14].
동물성 단백질은 유해균(Bacteroides fragilis, Clostridium perfringens, Bilophila, Alistipes 등)을 증가시켜 염증을 불러오고, 식물성 단백질은 유익균(Bifidobacterium, Lactobacillus, Prevotella, Roseburia 등)을 증가시켜 염증을 억제한다 [15].
콩, 견과류, 씨앗류 등 식물성 단백질에는 독성 물질을 만드는 아미노산 함량이 낮고, 식이섬유가 풍부해서 장 건강에 좋다 [12].
프랑스의 건강한 중년여성(40~65세, 6만 7천 명, 10년 추시) 대상 대규모 연구에서 총단백질 섭취량, 특히 동물성 단백질 섭취량이 많을수록 ‘염증성 장 질환’ 발생이 더 증가하였다 [16]. 단백질을 섭취할 때도 식물성 단백질을 섭취하는 게 좋다(아래 그림) [17].

결론은 이렇다. 동물성 지방과 동물성 단백질은 장 건강을 해친다. 식물성 지방과 식물성 단백질이 장 건강에 좋다. 그래서 원인 모를 장 트러블로 고생하시는 분들은 육식을 피하고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는 게 많은 도움이 된다.
송무호 의학박사, 정형외과·생활습관의학 전문의

참고문헌
1. H Usuda, T Okamoto, K Wada. Leaky gut: effect of dietary fiber and fats on microbiome and intestinal barrier. 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 2021;22(14):7613.
2. K Makki, EC Deehan, J Walter, F Bäckhed. The impact of dietary fiber on gut microbiota in host health and disease. Cell host & microbe 2018;23(6):705-715.
3. H Usuda, T Okamoto, K Wada. Leaky gut: effect of dietary fiber and fats on microbiome and intestinal barrier. 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 2021;22(14):7613.
4. X Jia, Q Chen, H Wu, et al. Exploring a novel therapeutic strategy: the interplay between gut microbiota and high-fat diet in the pathogenesis of metabolic disorders. Frontiers in Nutrition 2023;10: 1291853.
5. IJ Malesza, M Malesza, J Walkowiak, et al. High-Fat, Western-Style Diet, Systemic Inflammation, and Gut Microbiota: A Narrative Review. Cells 2021;10(11):3164.
6. E Rinninella, M Cintoni, P Raoul, et al. Food Components and Dietary Habits: Keys for a Healthy Gut Microbiota Composition. Nutrients 2019;11(10):2393.
7. M Wolters, J Ahrens, M Romaní-Pérez, et al. Dietary fat, the gut microbiota, and metabolic health - A systematic review conducted within the MyNewGut project. Clin Nutr 2019;38(6):2504-2520.
8. Y Wan, W Tong, R Zhou, et al. Habitual animal fat consumption in shaping gut microbiota and microbial metabolites. Food Funct 2019;10(12):7973-7982.
9. J Muralidharan, S Galiè, P Hernández-Alonso, et al. Plant-Based Fat, Dietary Patterns Rich in Vegetable Fat and Gut Microbiota Modulation. Front Nutr 2019;6:157.
10. F Omer, X Song, E Qiao, et al. High-Protein Diets: Characteristics of Bacterial Fermentation and Its Consequences on Intestinal Health. Fermentation 2025; 11(12):678.
11. A González, A Fullaondo, I Odriozola, A Odriozola. Microbiota and other detrimental metabolites in colorectal cancer. Advances in Genetics 2024;112:309-365.
12. L Alvarenga, JA Kemp, BG Baptista, et al. Production of Toxins by the Gut Microbiota: The Role of Dietary Protein. Curr Nutr Rep 2024;13(2):340-350.
13. Z Wang, E Klipfell, BJ Bennett, et al. Gut flora metabolism of phosphatidylcholine promotes cardiovascular disease. Nature 2011;472(7341):57-63.
14. L Teigen, A Biruete, A Khoruts. Impact of diet on hydrogen sulfide production: implications for gut health. Curr Opin Clin Nutr Metab Care 2023;26(1):55-58.
15. C di Rosa, L di Francesco, C Spiezia, YM Khazrai. Effects of Animal and Vegetable Proteins on Gut Microbiota in Subjects with Overweight or Obesity. Nutrients 2023;15(12):2675.
16. P Jantchou, S Morois, F Clavel-Chapelon, et al. Animal protein intake and risk of inflammatory bowel disease: The E3N prospective study. Official 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Gastroenterology| ACG 2010;105(10):2195-2201.
17. RK Singh, HW Chang, D Yan, et al. Influence of diet on the gut microbiome and implications for human health. J Transl Med 2017;15(1):7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