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2일 (월)

멀쩡하던 30대 여성, ‘이 바이러스’ 감염 후 손발가락 절단… 이유는?

바이러스가 불러온 강한 염증 반응… 혈전이 혈관 막아 손발가락 조직 괴사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평소 건강하던 30대 여성이 코로나19에 걸린 뒤 혈관이 막혀 손발가락을 잘라내는 일이 발생했다. 손끝이 괴사했을 당시 여성의 손(왼쪽 상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큐레우스(Cureus)

평소 건강하던 30대 여성이 코로나19에 걸린 뒤 혈관이 막혀 손발가락을 잘라내는 일이 발생했다. 바이러스 감염이 몸속에 강한 염증을 일으키고 피떡(혈전)을 만들어 혈액순환을 차단했기 때문이다.

튀르키예 보건과학대(HSU) 수아트 세렌 병원 중환자의학과 의료진의 보고에 따르면 평소 건강했던 35세 여성이 피로와 몸이 좋지 않은 느낌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 검사에서 간 수치 상승과 급성 신장 손상이 확인돼 입원했다. 입원 첫날 숨이 점점 차기 시작했고, 코로나19 검사에서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상태가 빠르게 나빠져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중환자실 입원 당시 여성의 손발 끝은 이미 검게 변해 있었다. 피가 통하지 않아 조직이 죽어가는 괴사 증상이 나타난 것이다.

큰 혈관 아닌 작은 혈관에 혈전… 손발 끝까지 산소 공급 막혀

의료진은 ‘혈전성 혈소판감소성 자반증’을 의심했다. 작은 혈관 곳곳에 혈전(피떡)이 생기는 드문 질환이다. 피를 굳히는 혈소판이 이 과정에서 많이 소모돼 혈소판 수치가 떨어진다. 적혈구도 좁아진 혈관을 지나면서 손상될 수 있다. 혈류가 막히면 장기와 손발 끝에 산소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다.

여성에게도 심한 혈소판 감소와 적혈구 손상, 신장 기능 저하가 나타났다. 이후 검사에서는 혈액이 지나치게 뭉치지 않도록 돕는 효소의 활동도 줄어 있었다. 의료진은 이런 결과와 치료 반응을 종합해 후천성 혈전성 혈소판감소성 자반증으로 판단했다.

치료는 검사 결과가 모두 나오기 전 시작됐다. 지체하면 생명을 잃을 수 있었기 때문. 의료진은 혈액의 액체 성분을 바꾸는 혈장교환술을 닷새 연속 시행했다. 과도한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스테로이드와 말초 혈액순환을 돕는 약물도 투여했다.

여성은 중환자실 치료 이틀째 의식이 더 나빠져 인공호흡기 치료까지 받았다. 이후 신장과 간 기능이 회복되고 혈액검사 수치도 정상화됐다. 중환자실 입실 7일째 호흡관을 제거했고, 총 19일간 입원한 뒤 퇴원했다. 하지만 손발 끝에 남은 조직 손상은 되돌릴 수 없었다. 결국 괴사한 말단 부위를 절단해야 했다.

감염에 따른 심한 염증이 혈전 촉발했을 가능성

코로나19 유행 당시에는 혈전 합병증도 예상보다 높은 비율로 보고됐다. 정맥이나 동맥이 혈전으로 막히는 사례뿐 아니라, 이 여성처럼 작은 혈관에 문제가 생긴 사례도 있었다. 감염으로 심한 염증이 생기면 혈소판과 혈액을 굳히는 작용이 함께 활성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대규모 유행으로 수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감염되면서, 평소 드물던 혈전 합병증도 더 많이 관찰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례에 대해 의료진은 이 여성의 신체 상태가 출산 후 질환에 취약해진 가운데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강한 염증반응이 발병을 촉발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의료진은 논문에서 “비슷한 염증 자극도 환자가 원래 지닌 취약성에 따라 서로 다른 혈관 문제로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논문에 함께 소개된 61세 남성은 코로나19 감염 중 오른쪽 허벅지의 큰 동맥이 혈전으로 막혔다. 오랜 흡연력과 폐암이 의심되는 병변이 있었다. 응급수술로 혈류를 회복했지만 오른발 끝에는 괴사가 남았다.

감염으로 면역반응이 지나치게 강해지면 혈액을 굳히는 작용도 함께 활성화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생긴 혈전은 작은 혈관이나 큰 동맥을 막을 수 있다. 이번 사례는 같은 감염을 겪어도 출산 후 상태나 기존 건강 상태에 따라 합병증의 모습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사례는 국제 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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