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려워서 밤에 잠도 제대로 못 자겠다.” 손바닥이나 손가락 옆, 발바닥에 한포진이 생기면 이런 불편을 호소할 정도로 증상이 심해지기도 한다. 물집이 눈에 띄기 전부터 심한 가려움이나 작열감·따끔거림·통증이 먼저 나타날 수 있고, 이후 좁쌀만 한 물집이 올라오기도 한다.
물집이 가라앉으면 피부가 벗겨지고 건조해지기도 한다. 증상이 반복되면 피부가 두꺼워지고 각질이 일거나 깊게 갈라질 수 있다. 이처럼 참기 힘든 가려움과 피부 변화를 일으키는 한포진 관리법을 알아본다.
습한 환경‧스트레스‧자극 물질…한포진 악화 요인 다양
‘한포진(汗疱疹)’은 이름에 땀을 뜻하는 ‘한(汗)’자가 들어가 있어 땀 때문에 생기는 질환으로 여기기 쉽지만, 땀 자체가 직접적인 발병 원인은 아니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습진의 일종인 만큼 피부의 과민반응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땀이 많이 나거나 손발이 오래 축축한 환경, 더운 날씨, 스트레스 등이 증상을 촉발하거나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손발이 장시간 습한 상태로 있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피로나 수면 부족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증상이 심해졌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과로가 이어지면 면역 반응과 피부의 장벽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기존 증상이 악화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마루프 연구팀의 ‘스트레스가 표피 장벽 기능에 미치는 영향’ 연구에 따르면, 심리적 스트레스가 피부 수분을 감소시키고 피부 장벽 기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포진 역시 스트레스가 대표적인 악화 요인으로 꼽히기 때문에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는 것이 증상 관리에 도움이 된다.
매일 피부에 닿는 물질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서울대학교병원 자료에 따르면 세제나 화학약품, 약제, 기름 등 자극 물질에 반복적으로 노출되거나 니켈·코발트와 같은 금속에 민감한 사람의 경우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손 씻은 뒤 바로 보습…설거지할 땐 ‘면장갑+방수 장갑’
한포진을 관리할 때는 물과 세정제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이고, 피부가 지나치게 건조해지거나 자극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손을 씻을 때는 뜨거운 물보다 미지근한 물을 사용하고 오랫동안 씻지 않는 것이 좋다. 순하고 향료가 없는 세정제를 선택하고, 씻은 뒤에는 손가락 사이까지 물기를 잘 닦은 다음 크림이나 연고 형태의 보습제를 바른다.
설거지할 때 고무장갑을 오래 끼는 것 역시 주의해야 한다. 물과 세제로부터 피부를 보호할 수 있지만 장갑 안에 땀이 차서 손이 축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에 닿는 일을 오래 해야 한다면 면장갑을 먼저 끼고 그 위에 방수 장갑을 착용하는 방법도 있다. 장갑 안이 젖었다면 계속 착용하지 말고 벗어 손을 말린 뒤 다시 사용해야 한다.
반지도 의외의 복병이다. 반지를 낀 채 손을 씻으면 안쪽에 물이나 세정제가 남아 피부가 오랫동안 축축해질 수 있다. 한포진이 반복된다면 설거지나 손 씻기를 할 때 반지를 빼고, 손과 반지 안쪽까지 충분히 말린 뒤 다시 착용하는 것이 좋다.
발 역시 오랫동안 축축한 상태로 두지 않도록 신경 쓰는 것이 좋다. 땀에 젖은 양말은 바로 갈아 신고, 신발 안쪽도 충분히 말린다. 같은 신발을 장시간 신어 발에 습기가 계속 차는 상황도 줄여야 한다. 손발에 땀이 지나치게 많이 나는 다한증이 있다면 이를 조절하는 것 역시 한포진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물집 일부러 터뜨리지 말아야…계속 가렵다면 다른 피부질환 확인도
한포진은 타인에게 전염되지는 않지만, 물집이 거슬린다고 터뜨리면 주변으로 병변이 확대될 수 있다. 심하게 긁거나 피부에 상처가 나면 세균이 들어가 감염될 수도 있다. 붉은 기가 심해지고 붓거나 노란 딱지가 생기는 등 감염이 의심되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증상이 심한 급성기에는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국소 스테로이드 연고나 습포, 광선치료 등을 시행할 수 있다. 한포진은 치료 후 좋아졌다가도 다시 나타나는 경우가 흔해 증상을 가라앉히는 치료와 함께 악화 요인을 줄이는 생활 관리가 중요하다.
특히 ‘손이 가렵다’라는 증상만으로 스스로 한포진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무좀이나 접촉피부염, 다른 손발 습진 등도 비슷한 증상을 보일 수 있다. 물집이 보이지 않은 상태에서 가려움만 계속되거나 다른 피부 변화가 반복된다면 피부과에서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