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고비·마운자로 등 이른바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사용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치료 외 목적의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규제책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제언이 나왔다. 특히 해외 주요 국가의 사례를 참고해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와 연계한 처방 지원책, 고필요군 중심의 제한적 급여 도입 등 단계적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방식이 한국형 대안으로 제시됐다.
대한비만학회는 10일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와 함께 서울대 암연구소 이건희홀에서 ‘GLP-1 비만치료제의 임상적 가치와 바람직한 처방 환경 모색’ 심포지엄을 열고 GLP-1 비만치료제 관련 현안을 논의했다.
이날 ‘GLP-1 비만치료제의 임상적 가치-비만 치료 패러다임의 변화’를 주제로 발표한 박정환 한양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비만·당뇨병 치료제 위고비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와 마운자로의 주성분인 ‘티르제파타이드’는 대규모 임상연구를 통해 체중 감량뿐 아니라 심혈관계 질환 위험 감소에도 유의미한 효과를 입증했다”며 “다만 이 같은 GLP-1 비만치료제가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사용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GLP-1 비만치료제 대부분이 비급여로 사용되고 있어 건강보험 청구자료에 투약 정보가 남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체중 감량 등 미용 목적으로 무분별하게 처방·사용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박 교수는 “비급여로 사용되는 GLP-1 비만치료제는 실사용 데이터 기반 안전성 모니터링에 한계가 있다”며 “동일 성분의 GLP-1 당뇨병 치료제조차 급여 기준이 제한적이어서 환자 치료에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현행 규제 논의의 실효성과 바람직한 대안’을 주제로 발표한 이상열 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도 “현행 및 예정된 규제 내용에서는 ‘누구에게, 어떤 임상적 근거로’ 처방됐는지 파악할 수 있는 명확한 데이터 구조 자체가 없다”며 “(비대면 처방 채널 차단, ‘오·남용 우려 의약품’ 표시 등) 유통·진료 채널 통제 중심의 규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관련 규제를 강화하기보다 임상적 적정성을 기록·평가하는 관리 체계 마련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영국·프랑스·미국 등 비만치료제에 공적 보장을 도입한 국가들의 사례를 참고해 한국에서도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 연계형 ‘적정 처방 지원’(BMI·동반질환·연령별 허가 기록 및 알림) ▲고필요군 중심의 단계적 급여 도입 ▲검증된 비대면·하이브리드 진료 지원 등 처방 근거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관리 체계를 단계적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막는 규제’에서 ‘관리하는 규제’로 전환해 환자가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치료를 받게 되었는지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