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31일 (월)

혈압약 효과 높이려면 ‘이렇게’ 복용해야⋯9만명 분석해보니

혈압약 80% 이상 꾸준히 복용한 환자, 주요 심혈관질환 11%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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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약을 처방대로 꾸준히 복용하지 않으면 혈압을 낮추는 효과뿐 아니라,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을 예방하는 효과도 충분히 얻지 못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혈압약을 처방대로 꾸준히 복용하지 않으면 혈압을 낮추는 효과뿐 아니라,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을 예방하는 효과도 충분히 얻지 못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은 혈압강하제 복용을 잘 지킨 환자일수록 혈압이 더 많이 떨어지고 주요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 낮았다는 연구 결과를 독일 뮌헨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Congress 2026)에서 발표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 세계 30~79세 성인 가운데 약 14억 명이 고혈압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고혈압은 심근경색과 뇌졸중, 심부전 등을 일으키는 주요 위험 요인이다. 하지만 혈압강하제의 효과가 잘 알려져 있음에도 약을 처방대로 복용하지 않는 환자가 적지 않다.

이번 연구를 발표한 옥스퍼드대 챈챈 양 연구원은 “혈압약 복용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것이 좋지 않은 예후와 관련이 있다는 근거는 이미 있지만, 기존 자료는 주로 관찰연구에서 나온 것이어서 다른 요인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연구에서는 무작위 임상시험 자료를 이용해 복약 순응도에 따라 혈압강하 치료의 효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혈압약 80% 이상 복용한 환자, 수축기혈압 더 크게 낮아져

연구진은 총 9만 1339명이 참여한 무작위 임상시험 9건의 개인별 자료를 통합해 분석했다. 이들 임상시험에서는 혈압 강하 치료를 받은 집단과 위약 또는 상대적으로 덜 적극적인 치료를 받은 집단의 결과를 비교했다.

연구진은 배정된 치료의 80% 이상을 따른 참가자를 복양 순응도가 높은 집단으로, 80% 미만인 참가자를 순응도가 낮은 집단으로 분류했다.

분석 결과, 임상시험처럼 체계적으로 관리되는 환경에서도 시간이 흐를수록 약을 꾸준히 복용하는 비율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약 순응도가 높은 사람의 비율은 첫해 88%였지만, 5년째에는 79%로 떨어졌다.

또한 복약 순응도에 따라 혈압이 낮아지는 효과에도 차이가 나타났다. 복약 순응도가 높은 환자에서는 혈압 강하 치료를 받은 개입군의 수축기혈압이 대조군보다 5.2mmHg 더 낮았다. 반면 순응도가 낮은 환자에서는 두 집단의 차이가 3.0mmHg에 그쳤다.

꾸준히 복용한 환자, 주요 심혈관질환 11% 감소

연구진은 복약 순응도가 뇌졸중과 심근경색, 허혈성심질환, 심부전으로 인한 사망이나 입원 등 주요 심혈관질환 발생에도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봤다.

그 결과 복약 순응도가 높은 환자에서는 혈압 강하 치료를 받은 개입군의 주요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대조군보다 11% 낮았다. 반면 복약 순응도가 낮은 환자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위험 감소가 확인되지 않았다.

양 연구원은 “복약 순응도가 낮은 환자들은 심혈관계 이점을 거의 또는 전혀 얻지 못한 반면, 순응도가 높은 환자들은 혈압이 더 크게 떨어지고 심혈관질환도 더 적게 발생했다”고 말했다.

증상 없어도 임의로 약 끊어서는 안 돼

고혈압은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몸이 괜찮다고 느끼거나 혈압이 정상 범위로 내려왔다고 해서 스스로 약을 줄이거나 중단해서는 안 된다. 혈압이 잘 조절되는 것 자체가 복용 중인 약의 효과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고혈압을 치료할 때 혈압 수치뿐 아니라 환자가 실제로 약을 꾸준히 복용하고 있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복용 횟수를 간소화하거나 여러 성분을 한 알에 담은 단일정 복합제를 사용해 먹어야 할 약의 수를 줄이는 방법 등이 복약 순응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작용 시간이 긴 약물을 사용하면 간혹 복용 시간을 놓쳤을 때 나타나는 영향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도 있다.

유럽심장학회 커뮤니케이션위원회 의장 펠릭스 마푸드 교수는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의 원인 가운데 하나인 낮은 복약 순응도가 그동안 충분히 주목받지 못했다"며, "고혈압을 관리할 때 환자가 약을 제대로 복용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일상적인 진료의 일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주 묻는 질문]

Q1. 혈압이 정상으로 내려오면 혈압약을 끊어도 되나요?
A. 아닙니다. 혈압이 정상 범위로 유지되는 것은 복용 중인 혈압약의 효과일 수 있습니다. 임의로 약을 줄이거나 중단하면 혈압이 다시 상승할 수 있으므로 복용량이나 중단 여부는 의료진과 상의해야 합니다.

Q2. 혈압약을 가끔 한 번씩 빼먹어도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가 없어지나요?
A. 이번 연구를 그렇게 해석할 수는 없습니다. 연구진은 배정된 치료의 80% 이상을 따른 사람과 80% 미만인 사람을 비교했습니다. 따라서 한두 번 복용을 잊었을 때의 영향을 직접 조사한 연구는 아닙니다. 다만 혈압약을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치료 효과를 충분히 얻는 데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Q3. 혈압약을 꾸준히 복용하면 어떤 효과가 있나요?
A. 이번 분석에서는 복약 순응도가 높은 환자에서 혈압 강하 치료에 따른 수축기혈압 감소 폭이 더 컸으며, 주요 심혈관질환 발생도 대조군보다 11% 유의하게 감소했습니다. 반면 복약 순응도가 낮은 환자에서는 주요 심혈관질환의 유의한 감소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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