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31일 (월)

“롤러코스터 탔다가 뇌출혈?”…시속 120km 급가속·감속, 뇌에 무슨 일이

6일 간격으로 여성 2명 응급 뇌수술…롤러코스터, 뇌혈관에 힘 가할 수 있어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탑승객들의 잇따른 사고로 결국 운행이 중단된 미국 놀이공원의 롤러코스터 'X2'. 사진=유튜브

미국에서 시속 120km가 넘는 롤러코스터를 탄 여성 2명이 심각한 뇌 손상을 겪고 긴급 수술을 받았다.

미국 CNN 방송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40세 여성 파멜라 기옌은 지난 7월 5일 딸의 생일을 맞아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놀이공원을 찾아 롤러코스터 ‘X2’를 탔다. 탑승 중 머리를 좌석의 헤드레스트에 여러 차례 부딪힌 그는 놀이기구에서 내린 뒤 구토하다 의식을 잃었다.

병원 검사에서는 ‘급성 경막하혈종’과 뇌 압박이 발견됐다. 경막하혈종은 뇌를 둘러싼 막 아래에 피가 고이는 상태다. 의료진은 뇌에 가해지는 압력을 낮추기 위해 두개골을 여는 응급수술을 했다.

불과 6일 뒤 비슷한 일이 또 벌어졌다. 25세 여성 나오미 그리어-윌킨슨이 같은 X2를 탄 뒤 쓰러졌다. 그 역시 심각한 뇌손상으로 응급수술을 받았으며 CNN 보도 당시에도 병원에서 치료 중이었다.

두 여성을 치료한 의료진은 이들의 뇌손상이 X2를 타는 동안 겪은 급격한 가속과 감속에 따른 외상으로 발생한 것으로 봤다.

문제가 된 X2는 꽤 ‘매운맛’ 롤러코스터다. 약 60m 높이에서 떨어지며 최고 속도는 시속 약 122km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빠르기로 유명한 에버랜드 ‘티익스프레스’(시속 약 104km)보다도 빠르다. 여기에 승객이 앉은 좌석까지 앞뒤로 360도 회전한다.

X2는 두 번째 사고가 발생한 뒤 운행을 중단했다. CNN이 의료기록과 법원 자료 등을 확인한 결과 지난 20여 년간 X2와 관련해 심각한 부상이나 입원으로 이어진 사례가 10건 넘게 확인됐다. 이 가운데 2명은 결국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빠르게 떨어지고 빙글빙글…뇌에는 무슨 일이?

롤러코스터가 빠르게 떨어지고 방향을 바꾸면 머리에도 여러 방향의 힘이 가해진다. 문제는 뇌가 두개골에 딱 붙어 있는 게 아니라 뇌척수액에 둘러싸여 있다는 점이다.

달리던 자동차가 급정거하면 몸이 앞으로 쏠리는 것처럼 머리가 갑자기 움직이면 두개골 안의 뇌도 움직인다. 이 과정에서 뇌 주변의 혈관에도 힘이 가해질 수 있다.

미국 국립의학도서관(National Library of Medicine)에 따르면 이처럼 머리에 강한 가속과 감속이 가해지면 뇌와 두개골 사이의 혈관이 늘어나거나 손상될 수 있다. 혈관이 터지면 앞서 두 여성에게 나타난 것처럼 경막하혈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롤러코스터를 탄 뒤 경막하혈종이 발생한 사례는 이전에도 의학계에 보고됐다. 다만 이런 심각한 뇌손상은 매우 드물다. 롤러코스터를 탄다고 해서 뇌출혈부터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의미다.

“그냥멀미겠지”…이런 증상은 그냥 넘기면 안 돼

롤러코스터에서 내린 뒤 어지럽거나 속이 울렁거리는 증상은 흔히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심한 두통이 계속되거나 반복해서 토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에 따르면 머리에 충격을 받은 뒤 악화되는 두통이나 반복적인 구토, 말이 어눌해지거나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 심한 졸림이나 의식 저하가 나타나면 주의해야 한다. 뇌 안에 피가 고이는 등 심각한 뇌손상이 발생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위험 신호이기 때문이다.

특히 경막하혈종은 증상이 충격 직후 나타날 수도 있지만 수시간에서 수일 뒤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롤러코스터를 탄 뒤 이런 증상이 나타나거나 점점 심해진다면 단순한 멀미로 넘기지 말고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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