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를 복용한 뒤 청력을 잃고, 눈앞에 섬광이 보이거나 침을 흘렸다는 신고가 영국 의약품 규제당국에 접수됐다. 시력 상실과 탈모, 혀 부종, 혼란, 운전 불능처럼 뜻밖의 증상도 보고됐다.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이 최근 5년간 ‘옐로카드 제도(Yellow Card scheme)’를 통해 접수한 비아그라 및 복제약 실데나필 관련 의심 이상반응은 모두 1130건이었다. 옐로카드는 의약품을 사용한 뒤 발생한 것으로 의심되는 이상반응을 신고받아 안전성을 감시하는 제도다.
가장 많이 신고된 증상은 두통으로 90건이었다. 심장 관련 문제는 34건으로 뒤를 이었으며, 사망에 이른 심정지 2건도 포함됐다. 청력 상실과 관련 있다고 주장한 신고는 6건이었다.
2017년 대장균 감염에 따른 패혈증과 호흡부전을 겪다 91세로 사망한 성인잡지 ‘플레이보이’ 창업자 휴 헤프너도 비아그라를 복용한 뒤 한쪽 귀의 청력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성생활을 포기하느니 듣지 못하는 편을 택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리를 절단한 일을 비아그라와 연관 지어 신고한 사례도 2건 있었다. MHRA에는 2021년 이후 비아그라 또는 실데나필과 잠재적으로 관련된 사망 사례가 35건 접수됐다.
다만 이러한 신고된 증상이 비아그라 때문에 발생했다고 확인된 것은 아니다. 옐로카드 자료는 약을 사용한 뒤 나타난 의심 사례를 모은 것이어서, 신고 내용만으로 약물과 증상 사이의 인과관계를 판단할 수 없다.
MHRA는 비슷한 신고가 잇따르면 새로운 이상반응 신호인지 평가한다. MHRA 대변인은 “새로운 이상반응일 가능성이 확인되면 관련 정보를 면밀히 평가한다”며 “필요하다면 위험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아그라에 관한 흥미로운 사실 3가지
비아그라 성분인 실데나필은 처음에 협심증과 고혈압 치료제로 개발됐다. 초기 임상시험에서 협심증 개선 효과는 기대만큼 크지 않았지만, 남성 참가자들에게서 발기 반응이 관찰됐다. 연구진은 혈관을 넓히는 작용이 음경으로 가는 혈류도 증가시킨다는 점에 주목해 발기부전 치료제로 개발 방향을 바꿨다. 실데나필은 1998년 미국에서 최초의 먹는 발기부전 치료제로 승인됐다.
1. 비아그라는 기름진 음식을 먹은 뒤 복용하면 효과가 늦어진다
비아그라를 고지방 식사와 함께 복용하면 체내 흡수가 늦어져 최고 혈중농도에 도달하는 시간이 평균 약 1시간 지연된다. 최고 혈중농도도 공복에 복용했을 때보다 약 29% 낮아져, 효과가 평소보다 늦거나 약하게 느껴질 수 있다. 약효가 충분히 나타나길 원한다면 과식이나 기름진 식사 직후보다 공복 또는 가벼운 식사 후 복용하는 편이 낫다.
2. 비아그라를 먹으면 세상이 파랗게 보일 수 있다
실제로 일부 복용자는 사물이 푸른빛을 띠거나 색이 평소와 다르게 보이는 증상을 겪는다. 실데나필이 발기에 관여하는 PDE5뿐 아니라 망막에서 빛을 처리하는 PDE6 효소도 일부 억제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색각 변화와 흐린 시야는 공식 의약품 정보에 기재된 이상반응이며, 고용량에서 더 잘 나타날 수 있다. 시력이 갑자기 떨어지거나 한쪽 또는 양쪽 눈이 보이지 않는다면 약을 중단하고 바로 진료받아야 한다.
3. 발기부전 치료제가 어떻게 폐고혈압 치료에도 쓰이나?
발기와 폐동맥고혈압은 서로 다른 질환이지만, 두 치료에는 모두 혈관을 넓히는 작용이 이용된다. 실데나필은 PDE5를 억제해 혈관 평활근을 이완시키고, 폐동맥의 압력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같은 성분이 발기부전 치료에는 ‘비아그라’, 폐동맥고혈압 치료에는 ‘레바티오’라는 이름으로 판매된다. 레바티오는 폐동맥고혈압 환자의 운동능력을 높이고 상태 악화를 늦추는 약으로 승인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