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31일 (월)

“십자말풀이 대신 ‘이것’ 하라”… 美 신경과 전문의가 꼽은 최고의 치매 관리법은?

노년기 친구 만나야 하는 이유...'인지예비능'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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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를 막으려면 운동이나 십자말 풀이 등의 활동도 중요하지만 결국 다른 사람과의 꾸준한 대화를 늘려야 한다는 미국 신경과 전문의의 조언이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뇌를 지속적으로 자극하는 것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흔히 십자말풀이나 스도쿠, 외국어 공부 등이 뇌 건강에 좋다고 생각하지만, 신경과 전문의가 꼽은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인 뇌 자극제는 다름 아닌 ‘사람과의 대화’, 즉 사회적 교류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의대 신경과 전문의 더글러스 샤레 박사는 최근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뇌는 쓰지 않으면 퇴화하며, 한두 번의 자극으로는 충분치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치매 예방의 특효약은 ‘사람과의 대화’

‘인지 예비능(Cognitive Reserve)’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건강한 뇌세포들이 서로 촘촘하게 연결된 상태를 뜻한다. 이 인지 예비능이 높을수록 알츠하이머를 비롯한 각종 치매 발병 위험이 낮아진다. 이러한 인지 예비능은 지속적인 뇌 자극을 통해 후천적으로 키울 수 있다. 샤레 박사는 다른 사람과의 대화가 독서나 미술 활동, 퍼즐 게임보다 인지 예비능을 향상시키는 데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대화가 뇌에 좋은 결정적 이유는 뇌의 ‘동시다발적 정보 처리’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샤레 박사는 “상대방과 대화할 때 우리 뇌는 무의식적으로 상대의 표정을 읽고 반응을 분석하며, 들려오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대화 도중 과거의 기억을 끄집어내어 이야기를 구성하고, 상대의 말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며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과정에서 뇌의 다양한 기능들이 쉴 새 없이 가동된다는 것이다.

물론 이미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십자말풀이, 악기 연주, 운동, 새로운 언어 학습 등의 활동도 인지 예비능을 높이는 훌륭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수면부터 식단까지…일상 속 뇌 건강 지키는 5가지 방법

샤레 박사는 일상에서 뇌 건강을 지킬 수 있는 5가지 뇌 건강 수칙도 함께 제시했다.

우선 ‘양질의 수면’이다. 깊은 잠은 뇌에 쌓인 독소를 배출하는 데 필수적이므로, 취침 전 TV와 조명을 끄고 일정한 수면 패턴을 유지해야 한다. 둘째는 ‘대사 질환 관리’다. 고혈압, 당뇨, 고콜레스테롤혈증 등 대사질환을 적극적으로 치료해 뇌혈관이 막히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 셋째, ‘우울증과 스트레스 관리’ 역시 중요하다. 만성 스트레스와 우울증은 뇌의 소통 능력을 저하시키고 세포 간 연결을 끊어 집중력과 판단력을 흐리게 만든다.

넷째는 ‘건강한 식단’이다. 뇌는 비타민을 자체 생성하지 못하므로 붉은 고기와 가공 당류 섭취를 줄이고,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먹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는 지중해식 식단이 권장된다. 마지막으로 유산소, 근력, 유연성, 균형 감각을 고루 기르는 ‘복합적인 운동’을 통해 뇌의 각기 다른 부위를 자극해야 한다.

샤레 박사 본인은 뇌 건강 관리를 위해 ‘기록’ 습관을 실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수면 시간, 식단, 운동량, 사회적 교류 빈도는 물론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 변화 등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팝콘 브레인’ 만드는 숏폼 시청은 피해야

반면, 뇌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는 습관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목적 없이 TV를 시청하거나 스마트폰 화면을 넘겨보는 행위다. 특히 최근 유행하는 짧은 영상인 ‘숏폼’ 시청은 뇌 건강에 독이 될 수 있다.

숏폼처럼 시각적이고 자극적인 영상을 보면 뇌에서 도파민이 분비되는데, 이러한 짧은 쾌락에 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 뇌는 점차 도파민 내성을 갖게 된다. 이로 인해 깊게 집중하고 인내하는 능력이 저하되며, 복잡한 사고 과정이 생략되어 이성적 판단을 담당하는 전두엽 기능마저 둔화된다. 결국 강렬한 자극에만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팝콘 브레인'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습관은 장기적으로 실질적인 인지 기능과 뇌 기능 저하로 이어지기 쉽다. 따라서 뇌의 노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노년기에는 뇌 상태를 둔화시키는 자극적인 미디어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권장된다.

노년기 친구, 생존율까지 높인다

흔히 노년기에 접어들면 외출을 꺼리고 새로운 친구 사귀기를 부담스러워하는 경향이 짙다. 실제 뉴욕 시장조사업체 토커 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9%가 “나이가 들면서 가까운 친구를 만들기가 더 힘들어졌다”고 답했다.

하지만 노년기 친구와의 소통은 치매 예방을 넘어 수명 연장과 직결된다. 호주 플린더스대 노인 10년 추적 연구에 따르면,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은 조기 사망 위험을 약 26~32%가량 높이며, 관상동맥 질환(심장병) 발병 위험은 29%, 뇌졸중 발병 위험은 32% 증가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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