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26일 (수)

“기술수출 5년 뒤 돌아온 신약”⋯한미약품, 비만약 ‘에페’ 10년 개발기 공개

비만 환자 448명 3상 완료⋯식약처 허가 심사 중, 올 하반기 출시 목표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한미그룹 사업장에서 한미그룹 임직원들이 ‘H.O.P 다큐멘터리형 브랜드 필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미그룹

2015년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수출됐지만 5년 뒤 권리가 돌아왔다. 한미약품은 개발을 접지 않았다.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하던 후보물질을 비만 치료제로 다시 키웠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심사를 받고 있는 ‘에페’(성분명 에페글레나타이드) 이야기다.

한미약품은 비만 신약 프로젝트 ‘H.O.P(Hanmi Obesity Pipeline)’의 대표 후보물질인 에페와 후속 비만·대사질환 신약의 개발 과정을 다큐멘터리형 브랜드 필름에 담는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영상은 에페가 한 차례 권리 반환을 겪은 뒤 다시 개발돼 비만 치료제로 허가 심사까지 오게 된 과정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사노피로 갔던 당뇨 신약, 5년 뒤 권리 돌아와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의 지속형 의약품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LAPSCOVERY)’가 적용된 GLP-1 계열 치료제다. 처음에는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다.

한미약품은 2015년 에페글레나타이드를 포함한 당뇨 신약 프로젝트를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에 기술수출했다. 사노피는 이후 수천 명이 참여하는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했다.

그런데 사노피가 연구개발 전략을 바꾸면서 2020년 관련 권리를 한미약품에 반환했다. 당시 한미약품은 권리 반환이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유효성이나 안전성 문제 때문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은 여기서 개발을 멈추지 않았다. 이미 확보한 임상 자료와 자체 기술을 활용해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비만 치료제로 다시 개발하기 시작했다.

이번 다큐멘터리에는 H.O.P를 선두에서 이끌고 있는 한미그룹 임주현 부회장을 비롯해 한미약품 미래성장부문 최인영 부사장, 혁신성장부문 김나영 부사장 등 핵심 경영진과 H.O.P 개발에 참여 중인 임직원들이 직접 출연해 비만·대사질환 분야에서 한미약품이 추구하는 혁신 방향을 진솔하게 전할 예정이다. 의료진과 제약·바이오 분야 애널리스트도 참여해 에페의 개발 과정과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갖는 의미를 설명할 계획이다.

비만 환자 448명 3상…평균 체중 9.75% 감소

에페는 아직 출시된 약이 아니다. 현재 식약처가 품목허가 여부를 심사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당뇨병이 없는 성인 비만 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한국 임상 3상을 진행했다. 지난해 공개한 40주차 중간 결과에서 에페 투여군의 평균 체중 감소율은 9.75%였다.

참가자의 49.46%는 체중이 10% 이상 줄었다. 15% 이상 감량한 비율은 19.86%였다. 일부 참가자에게서는 최대 30.14%의 체중 감소가 나타났다. 30.14%는 전체 평균이 아니라 개인에게서 관찰된 최대 감소율이다.

식약처는 지난해 11월 27일 에페글레나타이드를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GIFT) 대상으로 지정했다. 한미약품은 같은 해 12월 17일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회사는 올해 하반기 허가와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허가될 경우 에페는 한국 제약사가 자체 개발한 첫 GLP-1 계열 비만 치료제가 될 전망이다.

한미약품 비만 치료제 ‘에페’의 디자인 로고. 사진=한미그룹

당뇨 임상에서 확보한 심혈관·신장 자료도 강점

에페에는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하던 시기에 쌓은 대규모 임상 자료도 있다.

대표적인 연구가 ‘AMPLITUDE-O’다.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거나 신장질환 등으로 심혈관 위험이 높은 제2형 당뇨병 환자 4076명이 참여했다.

연구 결과 GLP-1 계열 비만 치료제가 투여군은 위약군보다 주요 심혈관 사건 위험이 27% 낮았다. 복합 신장 사건 위험도 32% 낮았다. 결과는 2021년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됐다.

다만 이 연구는 심혈관 위험이 높은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비만 환자에서도 같은 수준의 심혈관·신장 보호효과가 나타난다고 볼 수는 없다.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다시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하는 임상도 진행하고 있다.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에페글레나타이드와 메트포르민, SGLT-2 억제제 다파글리플로진을 함께 투여하는 국내 임상 3상이다. 첫 환자 투약은 지난 4월 13일 시작됐다.

에페 다음 비만 신약도 개발

한미약품은 에페 한 품목에 그치지 않고 H.O.P 프로젝트를 통해 후속 비만·대사질환 치료제도 개발하고 있다.

체중을 줄이는 과정에서 근손실을 줄이거나, 체중 감량과 함께 근육 증가를 노리는 후보물질 등이 포함돼 있다.

한미약품은 이번 다큐멘터리에서 에페의 기술수출과 권리 반환, 자체 개발 재개 과정뿐 아니라 이 같은 후속 비만 신약의 연구 방향도 함께 소개할 예정이다.

‘에페’의 국내 개발 총책임자인 김나영 부사장은 “에페는 단순한 신약이 아니라, 한미가 수십 년 동안 쌓아온 신약 개발 정신이 담긴 유산, 즉 한미의 레거시(Legacy)로, ‘신약을 개발하지 않는 제약회사는 죽은 기업’이라는 임성기 선대회장님의 철학이 그대로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만들고 싶은 것은 단순히 체중을 감량하는 약이 아니라, 환자의 삶을 건강하게 바꾸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기에, 에페를 비만 치료에 국한하지 않고 대사질환 전반을 아우르는 핵심 치료 옵션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미그룹 임주현 부회장은 “한미는 늘 위기 속에서 새로운 혁신을 찾아냈고, 누구도 가지 않은 길에 과감히 도전하며 성장해 왔다”며 “이번 H.O.P 다큐멘터리를 통해 신약 개발에 함축된 한미의 서사와 R&D를 향한 진심, 그리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연구개발 정신이 잘 전달되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한미약품은 향후 체중 감량 과정에서 수반될 수 있는 보완점과 개선 과제까지 동시에 연구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국민의 건강한 삶에 실질적인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미약품 황상연 대표는 “올해 출시를 목표로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한국 최초의 GLP-1 비만 신약 ‘에페’는 한미약품의 연구개발 역량과 도전 정신이 집약된 프로젝트”라며 “이번 다큐멘터리를 통해 신약 개발 과정에 담긴 노력과 가치가 보다 많은 분들께 전달되고, 임직원들에게도 개발 여정의 주인공으로서 자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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