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은 임신 기간 중 다양한 어려움을 겪는다.
태아에게 영양분을 전달하는 ‘태반’에서 나오는 다양한 호르몬이 임신부의 몸 상태에 여러 변화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특히 당뇨병이 대표적이다. 태반에서 나오는 호르몬이 인슐린(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의 기능을 방해하는데, 임신부의 췌장이 인슐린을 더 많이 분비하지 못하면 자연스레 혈당이 올라간다.
이처럼 임신 중인 여성이 처음으로 당뇨 증상을 보이는 것을 ‘임신성 당뇨병’이라고 한다. 한국의 전체 임신 건수에서 임신성 당뇨병 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3년 7.6%에서 2023년 12.4%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태아에 영향 미치는 당뇨, 연속혈당측정기로 일부 완화
임신성 당뇨병은 태아와 산모 모두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임신 중 혈당이 적절히 조절되지 않으면 신생아가 4kg 이상의 거대아 상태나 선천적 저혈당 증상을 가진 채로 태어날 수 있다. 조산의 위험도 크다.
현재는 임신부들의 혈당 관리를 위해 직접 손가락 끝을 채혈하는 자가혈당측정법이 널리 활용되지만, 매번 바늘을 이용해야 한다는 번거로움과 24시간 혈당을 모니터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와 관련,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은 연속혈당측정기를 사용했을 때 임신성 당뇨병 환자의 혈당 관리가 소폭 개선된다는 조사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연속혈당측정기는 피부에 얇은 센서를 붙여 24시간 동안 혈당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의료기기다. 매번 손끝을 찌를 필요 없이 자동으로 혈당 변화를 파악할 수 있어 효율적인 혈당 관리를 돕는다.
NECA가 임신성 당뇨병 산모에서 연속혈당측정기의 효과를 보고한 연구를 분석한 결과, 연속혈당측정기 사용군의 당화혈색소(HbA1c)는 자가혈당측정군보다 평균 0.17%p 낮았다. 특히 체질량지수(BMI)가 25kg/m² 이상인 산모에게서 이같은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당화혈색소는 적혈구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이 혈액 속 포도당과 얼마나 결합했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일반 혈당 검사가 측정 당시의 혈당만 알 수 있는 것과는 다르게, 최근 2~3개월 동안의 평균 혈당 조절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다.
“주요 합병증 개선 효과는 크게 없어”
다만 이번 조사 결과를 근거로 모든 임신성 당뇨병 환자에게 연속혈당측정기를 사용하도록 단정하기는 이르다.
거대아 출생·신생아 저혈당·신생아중환자실 입원·임신성 고혈압 질환 유무·조산 등 다양한 합병증 여부를 살핀 결과, 연속혈당측정기 사용 환자와 자가혈당측정 환자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공복혈당과 식후혈당 등 평균혈당 지표에서도 별다른 변화가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책임자인 김지민 NECA 부연구위원은 “연속혈당측정기가 임신성 당뇨병 환자의 당화혈색소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은 확인했지만, 혈당 수치의 개선이 실제 합병증 감소로 이어지는지 그 근거가 충분치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혈당조절 상태나 비만 여부 등 환자의 특성이나 임상적 필요를 고려해 연속혈당측정기 사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실제 영향을 확인할 수 있는 대규모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