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K뷰티 브랜드 이름을 달고 있어도 한국에서 판매하는 선크림과 미국용 제품의 자외선 차단력은 같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소비자단체가 K뷰티 대표 브랜드을 대상으로 미국용-한국용 두 제품을 한 쌍씩 비교한 결과, 세 브랜드 모두 한국용 제품이 햇볕 화상을 일으키는 자외선B(UVB)를 더 잘 막았다.
미국 비영리 소비자단체 컨슈머리포트의 트리샤 칼보 건강식품 담당 부편집자가 공개한 비교시험 결과로, 시험 결과는 미국 소비자 전문지《컨슈머리포트(Consumer Reports)》에 실렸다.
시험팀은 소셜미디어에서 인기를 얻은 조선미녀(Beauty of Joseon), 이니스프리(Innisfree), 라운드랩(Round Lab)을 선정했다. 이들 브랜드가 한국과 미국에서 성분이 다른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한국용 3종과 미국용 3종을 직접 비교했다.
시험에서는 각 제품의 자외선A(UVA)와 UVB 차단력을 측정했다. UVB 차단력은 시험 참가자의 등에 일정량의 선크림을 바른 뒤 강도가 다른 인공 자외선을 쬐고, 다음 날 피부가 붉어진 정도를 살펴 SPF를 계산하는 방식으로 평가했다. UVA 차단력은 선크림을 바른 플라스틱판에 자외선을 쬔 뒤 제품이 흡수한 자외선의 양을 측정했다. 전문 평가단은 제품 이름을 가린 상태에서 향과 피부에 발리는 느낌도 살폈다.
한국용 제품은 세 브랜드 모두 UVA와 UVB 차단력 평가에서 5점 만점을 받았다. 실측 SPF는 조선미녀 ‘맑은쌀 선크림’이 36, 이니스프리 ‘인텐시브 롱래스팅 선스크린 EX’가 48, 라운드랩 ‘자작나무 수분 선크림’이 46이었다.
미국용 제품은 UVB 차단력에서 모두 2점을 받았다. 실측 SPF는 조선미녀 ‘데이 듀 선스크린 SPF 50’이 19, 이니스프리 ‘데일리 UV 디펜스 SPF 36’이 16, 라운드랩 ‘자작나무 마일드 업 선스크린 UVLock SPF 50+’가 16으로 측정됐다. 제품에 표시된 SPF보다 낮은 수치다.
가장 큰 차이는 UVB 차단력에서 나타났다. UVA 차단력은 조선미녀와 이니스프리의 한국용 미국용 제품이 모두 5점으로 같았다. 라운드랩은 한국용 제품이 5점, 미국용 제품이 3점이었다.
사용감에서는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 K뷰티 선크림은 가볍고 빠르게 흡수된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전문 평가단은 한국용과 미국용 제품 사이에서 큰 차이를 찾지 못했다. 여섯 제품 모두 충분히 문질러야 흡수됐으며 처음에는 기름지고 피부가 하얗게 보였다. 10분이 지나면 대부분 흡수됐지만 약간의 유분감은 남았다. 평가단은 모든 제품이 피부를 촉촉하고 윤기 있게 보이게 했다고 평가했다.
컨슈머리포트는 차단력 차이의 배경으로 두 나라의 자외선 차단 성분 규제를 꼽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선크림을 일반의약품으로 관리한다. 새로운 자외선 차단 성분을 도입하려면 오랜 시간과 많은 비용이 든다. 한국에서는 선크림을 화장품으로 관리해 제조업체가 더 다양한 자외선 차단 성분을 사용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제도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FDA는 2026년 6월 베모트리지놀(bemotrizinol)을 선크림에 사용할 수 있는 성분으로 추가했다. 1990년대 말 이후 처음 추가된 새로운 자외선 차단 성분이다. 베모트리지놀은 UVA와 UVB를 모두 차단하며 한국용 이니스프리 제품에도 들어 있다.
시험 결과만으로 모든 한국 선크림이 미국 제품보다 낫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번 비교는 3개 브랜드의 6개 제품만을 대상으로 했으며, 동료평가를 거친 학술연구도 아니다. 컨슈머리포트도 이번 결과가 K뷰티 선크림 전체에 대한 확정적인 답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컨슈머리포트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제품 가운데 ‘코퍼톤 워터 베이비스 로션 SPF 50’을 종합 평가 1위로 선정했다. 스프레이 제품에서는 ‘유세린 어드밴스드 하이드레이션 스프레이 SPF 50’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제품과 관계없이 SPF 30 이상의 광범위 자외선 차단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크림은 2시간마다 다시 바르고, 수영하거나 땀을 많이 흘렸다면 곧바로 덧발라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