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운 음식을 먹을 때 느껴지는 강렬한 자극은 캡사이신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캡사이신은 신진대사를 돕고 염증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도 있지만,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특정 암 위험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고추를 많이 먹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식도암 발생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고추가 암을 직접 유발한다는 의미는 아니며, 고추 섭취와 암 발생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학전문매체 사이언스데일리등 보도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중국 중국 시안 제4군의과대학교 간호학과 첸창 첸 연구원 등이 고추 섭취와 소화기계 암 발생 위험의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기존에 발표된 14개 관찰 연구를 종합 분석한 결과로,《프론티어스 인 뉴트리션(Frontiers in Nutrition)》에 발표됐다.
분석 대상자는 1만1000명 이상이었으며, 이 가운데 5000명 이상이 소화기계 암 환자였다. 소화기계 암에는 식도암, 위암, 대장·직장암 등이 포함됐다. 그리고 연구진은 고추 섭취량이 가장 많은 사람과 가장 적은 사람을 비교해 암 발생 위험 차이를 분석했다.
고추 많이 먹는 사람, 전체 소화기암 위험 64% 높아
분석 결과, 고추 섭취량이 가장 많은 사람은 섭취량이 가장 적은 사람보다 전체 소화기계 암 발생 위험이 약 64%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뚜렷한 관련성이 확인된 암은 식도암이었다. 고추를 가장 많이 먹는 그룹은 가장 적게 먹는 그룹보다 식도암 발생 위험이 약 3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위암과 대장·직장암에서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위험 증가가 확인되지 않았다. 위암은 고추를 많이 먹는 사람에서 위험이 약 77%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는 고추가 일부 소화기계 암, 특히 식도암의 위험 요인일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왜 식도암과 관련성이 더 컸을까?
연구진은 식도가 고추의 자극에 상대적으로 민감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고추의 주요 매운 성분인 캡사이신은 TRPV1 수용체를 활성화해 화끈거리는 감각을 만든다. 연구자들은 매우 자극적인 음식을 반복적으로 섭취하면 일부 사람에서 식도 점막이 지속적으로 자극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제시된 가설 뿐이며 고추 섭취가 식도암을 직접 발생시키는 과정이 확인된 것은 아니다.
결과는 지역에 따라서도 차이를 보였다. 아시아, 아프리카, 북미 지역 연구에서는 고추 섭취량이 많은 사람에서 암 위험 증가와 관련된 결과가 나타났다. 반면 유럽과 남미 지역 연구에서는 위험 증가가 확인되지 않거나 낮게 나타난 연구도 있었다.
연구진은 이런 차이가 지역별 고추 섭취량, 조리 방식, 고추 종류, 유전적 요인, 흡연과 음주 습관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고추 섭취 자체가 위험하다는 근거는 아직 불명확
이 연구는 기존 연구를 종합한 관찰 연구 기반 분석으로, 고추 섭취와 암 위험 사이의 관계를 보여줄 뿐 원인과 결과를 입증하지는 못한다. 흡연, 음주, 식습관, 사회경제적 요인 등 다른 요인이 암 위험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앞으로 장기간 추적 연구를 통해 고추 자체가 암 발생에 영향을 주는지, 또는 다른 생활습관 요인이 함께 작용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