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톱을 다친 뒤 매니큐어를 바른 4세 여아에서 급성 조갑주위염이 발생해 손톱판을 제거한 사례가 보고됐다. 의료진은 매니큐어가 감염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손상된 큐티클을 통해 세균이 침입하고 화장품 성분의 자극이 더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친 손톱에 혼자 매니큐어 발라
일본 기타큐슈 야하타병원 의료진이 국제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보고한 바에 따르면, 환자는 평소 건강했던 4세 여아로 오른쪽 엄지손가락 끝에 하루 전부터 통증과 부종이 생겨 응급실을 찾았다. 활력징후는 정상이었지만, 진찰 결과 손톱 주변부터 손가락 첫 번째 마디까지 붉어 부어 있었고 압통이 관찰됐다.
특히 손톱 뿌리 쪽 피부와 큐티클에는 뚜렷한 녹색 변색이 나타났으며, 변색은 손톱바닥까지 옅게 이어져 있었다. 큐티클 중앙에는 금이 간 듯한 선 모양의 상처가 있었다. 의료진은 손톱판보다 큐티클이 먼저 손상된 것으로 판단했다.
아이의 어머니는 전날 아이가 형제와 다투는 과정에서 오른쪽 엄지 손톱이 깨졌다고 말했지만 직접 확인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후 아이는 혼자 시중에서 판매되는 분홍색 매니큐어를 손상된 손톱에 바른 것으로 확인됐다.
녹색 고름 배출...배양검사에서 표피포도상구균 확인
의료진은 급성 조갑주위염으로 진단했다. 조갑주위염은 손발톱판을 둘러싼 피부 조직에 세균 등이 침투해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손톱 주변이 붉게 붓고 통증이 나타나며 심하면 고름이 차기도 한다.
의료진은 바늘을 이용해 고름을 배출했는데, 이 과정에서 선명한 녹색의 고름이 나왔다. 분비물에서는 유기용매과 비슷한 냄새가 났으며, 의료진은 남아 있던 매니큐어 성분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어 시행한 배양검사에서는 표피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epidermidis)이 검출됐다.
그러나 바늘 배액만으로는 손톱 아래 농양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고, 성형외과 협진 후 손톱판을 완전히 제거하는 처치를 시행했다.
이후 환자는 경구용 항생제를 처방 받고 퇴원했다. 다만 보호자가 추적 진료를 중단하고 다른 피부과에서 치료를 이어갔으며, 해당 피부과 소견에 따르면 감염은 호전됐지만 손톱 아래 변색은 한동안 남아 있었다. 이후 장기적인 경과는 확인되지 않았다.
의료진, 상처 난 큐티클이 세균 침입 통로 됐을 가능성 제기
보고서에 따르면 성인에서는 매니큐어 등 화장품이 급성 조갑주위염의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어린이에서 이와 관련된 사례는 매우 드물게 보고된다.
의료진은 이번 사례에서 두 가지 기전이 동시에 작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먼저 손상된 큐티클을 통해 세균이 침입했고, 여기에 매니큐어 성분이 손상 부위를 자극하면서 염증이 악화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병변에서 검출된 표피포도상구균은 평소 피부에 존재하는 정상 세균이지만, 피부 장벽이 손상되면 기회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균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배양 과정에서 오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녹색 고름과 국소 농양이 확인됐고 배액 및 항생제 치료 후 상태가 호전된 점을 종합하면 실제 감염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녹색 변색, 녹농균 감염과 달랐다
일반적으로 손톱이 녹색으로 변하는 ‘그린 네일 증후군’은 녹농균 감염이 대표적인 원인이다. 하지만 이번 사례에서는 녹농균이 검출되지 않았고, 변색도 손톱판이 아니라 손톱바닥에 국한돼 전형적인 그린 네일 증후군과는 양상이 달랐다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녹색 변색의 정확한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의료진은 매니큐어 성분이 염증성 분비물이나 미생물 활동과 상호작용하면서 색소 변화가 일어났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실제로 어떤 화학 성분이 관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아 추정에 그친다고 덧붙였다.
어린이 화장품도 상처 부위 사용은 피해야
연구진은 최근 어린이용 화장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무독성’이나 ‘안전한 제품’으로 홍보되는 수성 매니큐어를 쉽게 구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어린이 화장품의 안전성은 주로 매니큐어나 제거제를 삼켰을 때의 위험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상처 부위에 바르면서 발생하는 피부와 손톱 부작용은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아왔다고 지적했다.
의료진은 이번 사례가 어린이용 매니큐어 사용 자체를 반대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대신 손상된 손톱이나 큐티클에는 화장품을 바르지 말고, 어린이가 화장품을 사용할 때는 보호자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어린이의 화장품 사용이 늘어나는 만큼 의료진도 소아 손톱 질환을 진단할 때 최근 화장품 사용 여부를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자주 묻는 질문]
Q1. 다친 손톱에 매니큐어를 바르면 왜 위험한가요?
A. 손상된 큐티클이나 손톱 주변 피부는 세균이 침투하기 쉬운 상태다. 여기에 매니큐어를 바르면 상처 부위를 자극하거나 감염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있어 손상된 손톱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Q2. 조갑주위염은 어떤 질환인가요?
A. 조갑주위염은 손발톱을 둘러싼 피부 조직에 세균 등이 침투해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손톱 주변이 붉게 붓고 통증이 나타나며, 심하면 고름이 차거나 농양이 생길 수 있다.
Q3. 어린이용 매니큐어도 안전한가요?
A. 이번 보고는 어린이용 매니큐어 사용 자체를 반대하는 내용은 아니다. 다만 제품 종류와 관계없이 상처가 난 손톱이나 큐티클에는 사용하지 말고, 어린이가 화장품을 사용할 때는 보호자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의료진은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