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에서 덜 익은 야생 패션프루트(백향과)를 먹은 어린 자매가 독성 물질에 중독돼 병원에 긴급 입원하는 일이 발생했다.
베트남 꽝남섬에 위치한 꽝남 산부인과-소아 병원은 최근 야생에서 자라는 초록색 패션프루트를 나눠 먹은 뒤 심각한 중독 증세를 보이며 응급실로 실려 온 자매의 사례를 발표했다.
병원에 따르면 10세, 5세인 아이들은 집 근처 숲에서 자라는 초록색 야생 패션프루트 열매를 따서 나눠 먹었다. 열매를 먹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심한 구토와 어지러움을 호소했다. 급기야 온몸에 힘이 빠지며 쓰러져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검사 결과, 아이들은 시안화물(몸속 세포의 산소 이용을 막는 독성 물질)에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덜 익은 일부 패션프루트 품종, 특히 야생 품종의 껍질이나 잎 등에는 '시아노제닉 배당체(cyanogenic glycoside)'라는 물질이 포함돼 있다. 이 물질은 삼켰을 때 체내에서 치명적인 독성 성분인 시안화물로 변해, 세포가 산소를 받아들이지 못하게 방해하며 중독을 일으킨다.
의료진은 즉시 아이들에게 인공호흡기를 부착해 호흡을 돕고, 혈액 순환 치료와 함께 산성으로 변한 몸속 균형을 맞춰주는 응급 치료를 진행했다. 다행히 치료 하루 만에 아이들은 의식을 되찾고 인공호흡기를 뗄 정도로 회복됐다.
꽝남 산부인과-소아 병원 의료진은 "덜 익은 초록색 야생 패션프루트를 함부로 먹으면 호흡 곤란, 구토, 경련 등을 일으키고 심하면 목숨을 잃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야외 활동을 할 때 아이들이 주변에 자라는 정체불명의 야생 과일이나 덜 익은 열매를 호기심에 따 먹지 않도록 부모님들의 각별한 지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또 "만약 덜 익은 열매를 먹고 구토나 어지러움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억지로 토하게 하려 하지 말고, 먹은 열매의 샘플을 지녀 즉시 병원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사례가 모든 패션프루트가 위험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일반적으로 유통되는 재배용 패션프루트는 충분히 익은 상태에서 섭취하며,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과일이다.
전문가들은 "산이나 들에서 발견한 열매는 겉모습만으로 식용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며 "정확한 확인 없이 야생 열매를 따 먹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