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0일 (금)

“암 이미 퍼졌는데 몰랐다?”…男, 女보다 늦게 발견되는 암 많아

남성, 진행된 병기서 암 진단 가능성 여성보다 높아…정기적인 진료 중요

남성은 여성보다 암이 주변 림프절이나 다른 장기로 퍼진 뒤 진단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남성은 여성보다 암이 주변 림프절이나 다른 장기로 퍼진 뒤 진단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남성의 암 사망률이 여성보다 높은 배경에는 이처럼 암을 발견하는 시기의 차이가 일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됐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 연구진은 미국에서 발생한 비생식기 고형암 30종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암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진행이 된 상태에서 진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암은 진단 당시 얼마나 퍼져 있는지가 환자의 예후와 생존 가능성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암이 처음 발생한 부위에 머물러 있는 상태를 국한 병기, 인접 림프절 등 주변부로 퍼진 상태를 국소 병기, 다른 장기나 멀리 떨어진 림프절까지 전이된 상태를 원격 병기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암이 진행된 병기에서 발견될수록 예후가 나쁘고 치료도 어려워진다.

연구를 이끈 베스 맥린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남성은 여성보다 여러 유형의 암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다”며 “진단 당시 암 병기는 암 생존율을 예측하는 핵심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연구진에 따르면 2019~2023년 미국의 연령표준화 암 사망률은 남성이 인구 10만 명당 약 172명으로, 여성의 126명보다 높았다.

암 30종 중 20종, 남성이 진행된 병기에서 진단될 가능성 높아

연구진은 NCI의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2015~2022년 진단된 암 240만 1772건을 분석했다. 코로나19로 암 진단 양상이 크게 달라졌던 2020년 자료는 분석에서 제외했다.

연구진은 생식기관 암을 제외한 30개 고형암을 대상으로 성별에 따라 진단 병기에 차이가 있는지 조사했다. 국한 병기와 비교해 국소 또는 원격 병기에서 진단될 가능성을 남녀 간 비교했으며, 연령과 진단 연도의 영향을 통계적으로 보정했다.

분석 결과 30개 암 가운데 20개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국소 또는 원격 전이 병기에서 진단될 가능성이 높았다.

국소 병기만 놓고 보면 16개 암에서 남성의 진단 가능성이 여성보다 높았다. 성별 격차가 특히 큰 암은 혀암으로, 남성이 국한 병기보다 국소 병기에서 진단될 가능성이 여성보다 151% 높았다. 이어 침샘암 93%, 구인두암 80%, 깁상선암 74%, 위암 67% 순으로 차이가 컸다.

암이 다른 장기나 원격 림프절까지 퍼진 원격 병기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17개 암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국한 병기 대신 원격 병기에서 진단될 가능성이 높았다. 혀암의 경우 남성이 원격 병기에서 진단될 가능성은 여성보다 134% 높았다. 갑상선암은 128%, 침샘암은 97%, 위암은 56%, 흑색종은 50% 높았다.

반면, 남성이 여성보다 진행된 병기에서 진단될 가능성이 낮은 암은 소수에 그쳤다. 후두암은 남성이 국소 병기에서 진단될 가능성이 여성보다 40% 낮았고, 방광암은 20% 낮았다. 원격 병기의 경우 방광암은 31%, 항문암은 16%, 간암은 13% 낮았다.

이러한 성별 차이는 인종·민족과 거주 지역의 중위가구소득에 따라 나눠 분석했을 때도 전반적으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여성이 병원 더 자주 찾아”, 조기 발견 기회 차이 가능성 제기

연구진은 이 같이 남녀 간 진단 병기 차이가 나타나는 원인으로 암 검진 참여율과 의료기관 이용 행태, 의료진이 증상을 인식하고 진단하는 과정에서의 차이 등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검진을 통해 발견될 수 있는 암의 경우 남녀 간 검진 참여율 차이가 영향을 줄 수 있다. 또 기존 연구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의료기관을 더 자주 찾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의료진이 암과 관련된 증상을 일찍 발견할 기회에도 차이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됐다.

의료진이 남성과 여성에게 나타나는 암 증상을 다르게 인식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같은 증상이라도 성별에 따라 시행하는 검사나 진료 과정이 달라질 경우 암 진단 시점이 앞당겨지거나 반대로 늦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맥린 연구원은 “모든 사람이 정기적으로 의료기관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이번 연구가 전하는 핵심 메시지”라며 “몸에 평소와 다른 변화가 나타났다면 진료를 미루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암연구학회(AACR)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암 역학, 바이오마커, 예방(Cancer Epidemiology, Biomarkers & Prevention)》에 ‘Sex Differences in Cancer Stage at Diagnosis of Nonreproductive Solid Organ Tumors in the United States, 2015 to 2022’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국내도 남성 암 부담 더 커

한편 국내에서도 남성의 암 부담은 여성보다 큰 것으로 보인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이 기대수명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남성이 45%, 여성이 38%로 추정된다. 연령별로는 50대 초반까지 여성의 암 발생률이 더 높지만, 50대 후반부터는 남성의 발생률이 여성을 앞선다.

암 사망률 역시 남성이 더 높다. 2024년 국내에서 암으로 사망한 사람은 남성 5만 4648명, 여성 3만 4285명이었다. 인구 10만 명당 암 사망률은 남성이 215명으로 여성 134명의 1.6배였다.

남성 암 사망자 가운데 폐암이 26%로 가장 많았으며 간암(14%), 대장암(10%), 위암(9%)이 뒤를 이었다. 여성 역시 폐암이 1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대장암(12.3%), 췌장암(11.8%), 유방암(8.6%) 순이었다.

[자주 묻는 질문]

Q1. 남성은 여성보다 암이 늦게 발견될 가능성이 높은가요?
A. 이번 연구에서는 비생식기 고형암 30종 가운데 20종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국한 병기보다 국소 또는 원격 병기에서 진단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다만 모든 암에서 같은 경향이 나타난 것은 아닙니다.

Q2. 남성의 암이 더 늦게 발견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연구진은 암 검진 참여율과 의료기관 이용 행태의 차이, 의료진이 남녀의 암 증상을 인식하고 진단하는 과정의 차이 등이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Q3. 암을 조기에 발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국가암검진 등 권고되는 검진을 정기적으로 받고, 몸에 평소와 다른 변화가 나타나면 진료를 미루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암은 진단 당시 병기가 예후와 생존 가능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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