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8일 (수)

아이 아토피, 태어난 직후 소변에 ‘이 물질’ 많았다

신생아 61명 1년 추적…프탈레이트 고농도군서 아토피 진단 연관성 8.31배

임신 중 환경호르몬에 노출되면 신생아의 아토피피부염 발병 위험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환경호르몬이 인체에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또 나왔다.

삼성서울병원은 임신 중과 출생 초기 환경호르몬에 노출되면 신생아에게 아토피피부염 발병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환경호르몬, 인체에 실제 영향 미친다

환경호르몬은 몸 속 호르몬 분비를 교란시키는 외부 화학물질을 말한다. 주로 폐기물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인 다이옥신,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드는 프탈레이트, 플라스틱이나 통조림 내부 코팅에 쓰이는 비스페놀 A 등이 포함된다.

물론 일상생활에서 실제로 인체에 명확한 영향을 줄 정도의 환경호르몬에 노출되는 것은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현대 사회의 거의 모든 제품에 환경호르몬 유발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 피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불필요한 공포감을 조장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종종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호르몬이 실제 질병을 유발한다는 증거는 많다. 정자 수 감소, 난임, 자궁내막증 등은 환경호르몬 노출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명시한 질병이다. 최근에는 환경호르몬이 면역 시스템을 무너뜨려 염증성 질환이나 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밝혀지기도 했다.

아토피 유무 결정한 건 ‘환경호르몬’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와 미국 내셔널 주이시 헬스 공동 연구팀은 신생아 소변 속의 프탈레이트 대사체 농도와 아토피피부염 사이 관련성을 분석했다.

프탈레이트는 플라스틱을 유연하게 만드는 물질이다. 장난감과 식품 포장재, 각종 생활용품 등에 널리 쓰인다. 음식이나 호흡, 피부 접촉 등을 통해 몸 속에 들어가면 호르몬 체계를 교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임신 중인 여성이 프탈레이트에 노출되면 태반을 거쳐 태아에게 직접적으로 전달된다. 자궁 속에서 아기를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는 양수에도 프탈레이트 성분이 침투하는데, 결국 태아의 피부 발달 과정에서 꾸준히 프탈레이트에 노출된다.

연구팀은 2020년 12월부터 2022년 6월, 국내 4개 병원에서 태어난 신생아 61명을 분석했다. 12개월간 이들을 추적 관찰한 결과, 전체 61명 중 11명이 아토피피부염 진단을 받았다.

결정적인 차이는 환경호르몬 노출에 있었다. 생후 48시간 시점에 신생아 소변을 분석했을 때, 프탈레이트를 분해하고 남은 대사체의 농도가 기준치(12.18μg/L) 이상인 신생아는 아토피피부염 위험이 최대 8배 넘게 높아졌다.

염증 늘고 피부 장벽 약해져

연구팀은 프탈레이트가 피부 장벽 약화와 염증 반응을 유발했다고 봤다.

실제로 프탈레이트 용액을 일상생활에서 노출될 수 있는 수준으로 세포에 노출시키자, 염증 반응과 관련된 사이토카인(면역 단백질)이 늘어났다. 반대로 피부 장벽을 유지하는 핵심 단백질은 3분의 1로 줄었다.

인공 피부를 사용한 실험에서도 결과는 같았다. 피부의 수분이 줄어 피부 장벽 기능이 떨어졌다.

이번 연구의 교신저자로 참여한 김지현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지현 교수는 “생애 초기에 환경호르몬에 노출되면 영아 피부 건강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이 시기는 피부 장벽과 면역 체계가 발달하는 중요한 시기다. 생활 환경을 세심하게 살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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