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 여섯 시 반, 부산 광안대교(Gwangandaegyo Bridge) 위에 자전거 바퀴 소리가 울려 퍼진다. 아직 아침 안개가 채 걷히지 않은 부산 앞바다를 가르며, 5000명의 라이더들이 페달을 밟기 시작한다. 평소라면 자동차와 버스, 컨테이너 트레일러만 달리던 왕복 6차선 해상교량이, 이날만큼은 세계에서 가장 극적인 사이클 코스로 변신한다.
‘2026 세븐브릿지 투어 라이딩 인 부산(Seven Bridges Tour Riding in Busan)’이 올해 9월 20일 더욱 크고 화려하게 돌아온다. 참가 규모가 지난해 3000명에서 올해는 5000명으로 늘었다. 국내 동호인은 물론, 일본·대만 등 해외 자전거 도시에서 날아온 500여 명의 외국인 라이더들도 함께한다. 단순한 지역 축제가 아니다. 부산이 세계 사이클 투어 지도에 이름을 올리는 날이다.
세계 어디에도 없는 코스 “바다 위를 달린다”
세븐브릿지 투어의 핵심은 이름 그대로 ‘다리’다. 부산은 낙동강 하구와 한반도 남해가 만나는 도시 특성상, 해상교량과 강교(江橋, 강을 건너는 다리)가 도시 곳곳에 펼쳐져 있다. 이 대회의 메인 코스인 77km 루트는, 그 다리들을 하나하나 연결하며 부산의 해안선을 통째로 달리는 여정이다.

▶ 코스 순서 (총 77km)
광안대교(스타트라인) → 신선대(Sinseondae) 지하차도 → 부산항대교(Busanhangdaegyo Bridge) → 남항대교(Namhangdaegyo Bridge) → 을숙도대교(Eulsukdodaegyo Bridge) → 공항로(Gonghang-ro, Airport Road, 반환점) → 을숙도대교 → 남항대교 → 부산항대교 → 광안대교(종착점).
출발지인 광안대교는 길이 7.42km, 해수면으로부터 평균 약 19m 높이에서 광안리 해수욕장과 해운대 마린시티의 고층 빌딩 스카이라인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달리는 코스다. 사진으로만 보던 야경 명소의 낮 풍경을, 자전거 안장 위에서 직접 마주하는 경험이다.
이어지는 부산항대교는 북항 재개발 구역(North Port Redevelopment Zone, 아시아 최대의 컨테이너 항만이었다가 지금은 서부산 가덕도쪽 부산신항에 항만 기능을 넘기고 수년전부터 재개발하고 있다)과 인근 영도(影島, Yeongdo Island)의 절경을 내려다보며 달린다. 또 남항대교를 지나면 어선들이 오가는 남항(Southern Fish Port) 위를 가로질러 자갈치시장(Jagalchi Fish Market, 한국 최대의 수산시장)과 영도의 옛 부산 풍경과 만난다.

낙동강 하구에 위치한 을숙도대교를 건너면, 철새 도래지로 유명한 을숙도 습지와 낙동강 끝자락에 펼쳐진 삼각주의 광활한 풍경이 펼쳐진다. 그 너머 반환점인 공항로에서는 김해공항을 오가는 항공기의 이륙과 착륙이 눈앞에서 펼쳐지는 장면도 덤으로 얻는다.
바다, 항구, 강, 습지, 도심 스카이라인까지 부산의 모든 표정을 한 번에 담은 77km다. 소요시간은 약 4시간. 아마추어 라이더라 해도 충분히 완주할 수 있는 거리다. 혼자 가면 자칫 멀 수도 있지만, 함께 하니 완주 가능성을 높인다.
부산의 상징이기도 한 ‘부산 세븐브릿지’는 사실 이들 4개 다리에 영도대교, 신호대교, 가덕대교까지를 모두 포함해야 하긴 하나, 이를 다 이으면 왕복 100km가 넘는다. 이에 참가자 안전과 도로 교통 상황 등을 감안, 이번 코스처럼 압축했다. 하지만 대회 주최측은 “앞으로 7개 다리 모두를 완주하는 시기가 곧 오게 될 것”이라 기대했다.
자동차 전용 광안대교, 이날만은 자전거와 보행자에 열린다
2026년 대회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시민 참여 확대다. 사이클 투어 참가자뿐만 아니라, 자전거가 없는 일반 시민과 관광객을 위한 광안대교 도보 개방 행사가 병행된다.
광안대교는 연중 차량 전용 교량으로, 걸어서 건너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단 하루만의 특별 개방은, 대회의 클라이맥스 중 하나다. 라이딩 완주 후 다리 위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부대행사(완주메달 즉석 각인 서비스, DID 포토존, 버스킹 공연, 스프린트 챌린지)는 라이더들의 성취감을 더욱 극적으로 마무리해준다.
숫자로 보는 2026 세븐브릿지 투어
| 항목 | 내용 |
| 일시 | 2026년 9월 20일(일) 06:30~11:30 |
| 코스 | 77km (광안대교 ↔ 공항로 왕복) |
| 참가규모 | 5000여 명 (국내외 동호인, 초청 선수, 일반 시민) |
| 해외 참가 목표 | 500여 명 (일본, 대만 등) |
지난해를 뛰어넘는다: 1회에서 2회로
첫 대회인 2025년 9월 21일 행사는 3000명 규모로 치러졌다. 33km 단거리 코스와 77km 장거리 코스 두 가지를 운영했다. 광안대교 상판을 스타트 라인과 피니시 라인으로 활용한 드라마틱한 연출이 입소문을 탔다. 일본·미국·네덜란드 등 국내외 자전거 유튜버들이 개인 채널에 생생한 현장 영상을 올리면서 해외 사이클 커뮤니티에도 빠르게 알려졌다.
올해 2회 대회는 참가 규모를 5000명으로 늘린다. 해외 참가자 유치를 위한 글로벌 홍보와 관광 연계 숙박 패키지도 새롭게 마련된다. 라이더들이 대회 당일만이 아닌, 부산을 더 오래 체류하며 즐길 수 있는 스포츠 관광 도시로서의 경험을 설계하겠다는 취지다.
이 대회가 특별한 이유
세계에는 수많은 그란폰도(Gran Fondo)와 도심 사이클 페스티벌이 있다. 하지만 세븐브릿지 투어엔 특별한 차이점이 있다. “바다의 하늘을 달린다.”
해수면 위에 떠 있는 현수교 위를, 자전거를 타고 수십 킬로미터를 달리며 도시의 해안선 전체를 순환하는 대회는 정말 드물다. 부산의 독특한 지형, 바다와 강과 항구가 뒤섞인 해양도시 구조가 만들어낸, 그래서 세계 어디서도 복제할 수 없는 코스다. 부산은 한국을 뛰어넘어 동북아 최대 항만도시이기도 하다.

자전거 안장 위에서 보이는 광안대교의 야경, 페달을 밟으며 마주치는 부산항의 컨테이너 크레인, 을숙도 갈대밭 위를 스치는 철새 떼. 그래서 부산이라는 도시를 가장 넓고, 가장 빠르게 느끼는 방법이다. 평소엔 온갖 자동차만 다니는 다리들, 하지만 이날만은 내가 주인이 되는 셈이다. 자전거 한 대와 건강한 두 다리만으로도 충분하다.
실제로 지난해 대회(https://youtu.be/lRai6d_m8xc?si=sn4tkUp35OBonkBi)의 경우, 화려한 단체복을 맞춰 입고 나타난 사이클링 동호회 회원들이 많았다. 심지어 형형색색의 하와이언 티셔츠로 맞춰 입은 커플 참가자도 있었다. “이들은 레이스 내내 부산 바다의 푸른 풍광과 어우러지는 복장으로 시민 눈길을 사로잡으며, 자전거 투어의 즐거움을 온몸으로 표현했다”고 대회 관계자는 전했다.

전문 라이더들도 여럿 참가했다. 특히 사이클 한국 국가대표였던 연제성 선수가 참가해 일반 동호인들을 격려하며 함께 호흡했다.
참가 정보
티켓 판매는 2026년 5월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공식 홈페이지(www.busan7bridges.com) 및 인스타그램(@busan7bridges)을 통해 사전 등록이 가능하다. 해외 참가자를 위한 체류형 관광 패키지(숙박+교통+대회 참가)도 별도 운영될 예정. 관심 있는 해외 라이더라면 공식 채널을 통해 최신 안내를 확인할 것을 권한다. 이 기사는 전세계 9개 언어로 발행되는 코메디닷컴 글로벌 채널(hi.kormedi.com)에서도 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