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얼마 전부터 ‘헉헉’ 숨차고, 손가락 파래진 70대女…뜻밖에 ‘이 병’?

모르는 새 걸린 류마티스관절염 탓에, 폐섬유화증 나타나…숨 들이마실 때마다 찍찍이(벨크로) 떼는 소리 들리면 ‘간질성 폐질환’ 의심해야

여성이 길을 걷다가 숨이 차서 잠깐 쉬고 있다. 평소와 달리 기침이나 숨 가쁨이 지속되면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양쪽 폐 아래쪽에서 찍찍이(벨크로) 테이프를 떼는 듯한 소리가 들리면 특히 그렇다. 찍찍이 소리는 폐 조직이 흉터처럼 딱딱하게 굳어가는 폐섬유화증 환자의 전형적인 징후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평소 건강하게 잘 지내던 70대 여성에게 2~3개월 전부터 원인 모를 호흡 곤란과 가운뎃손가락이 시퍼렇게 변하는 이상 현상이 나타났다. 이 여성은 조금만 걸어도 숨이 가빴고, 손가락 마디 등 작은 관절이 쑤셨다.

병원을 찾아 검사한 결과 뜻밖의 진단이 나왔다. 환자가 모르는 새 관절염의 일종인 류마티스 관절염에 걸렸고, 이 병이 폐까지 공격해 조직을 딱딱하게 굳게 만드는 증상(폐섬유화)을 일으키는 ‘간질성 폐렴’까지 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도 디와이파틸대(Dr. D. Y. Patil University) 의대 병원 연구팀은 평소 고혈압약만 복용할 뿐 비교적 건강하던 76세 여성이 손가락이 시퍼렇게 변하는 ‘레이노 현상’과 함께 호흡 곤란, 손가락 관절 통증 등 증상을 보여 진료받은 사례를 발표했다.

검사 결과 이 환자가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양쪽 폐 아래쪽, 즉 등 쪽 어깨뼈와 겨드랑이 아래 부위에서 찍찍이(벨크로) 테이프를 떼는 듯한 소리(흡기성 수포음)가 들렸다. 이는 폐 조직이 흉터처럼 딱딱하게 굳어가는 폐섬유화증 환자의 전형적인 징후다. 또한 손바닥에서 손가락 끝으로 가는 피의 흐름(혈류)이 원활하지 않아 가운뎃손가락이 선홍색이 아닌 푸른색으로 변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혈액 검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류마티스 관절염 수치인 류마티스 인자(RF)가 640 IU/mL를 기록해, 정상치(10 IU/mL 미만)의 64배나 됐다. 연구팀은 흉부 고해상도 컴퓨터 단층촬영(HRCT) 검사를 했다. 그 결과 폐의 공기 주머니 벽이 두꺼워지고 벌집 모양으로 딱딱하게 굳어가는 ‘일반성 간질성 폐렴’에 걸린 것으로 밝혀졌다.

의료진은 류마티스 인자가 매우 높고 전신 자가면역 활성도가 강한 이 환자에게 면역조절법을 썼다. 또한 호흡기내과, 류마티스내과, 영상의학과 등 전문의 협력으로 이 환자를 적극 치료했다. 환자는 증상이 점차 나아졌다.

이 사례 연구 결과(Rheumatoid Arthritis-Associated Interstitial Lung Disease Presenting With Raynaud's Phenomenon: A Case Report)는 최근 국제 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실렸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단순히 손가락 마디가 붓고 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면역 체계가 자기 스스로를 공격하는 전신 질환(자가면역병)이기 때문에 폐, 심장, 혈관 등 주요 장기를 침범할 수 있다. 그 가운데 폐 침범은 생명과 직결될 수 있는 중요한 합병증이다.

류마티스 환자 10명 중 2~6명 폐 질환 동반

의학계 통계에 따르면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20~60%가 간질성 폐질환을 앓는다. 특히 이들 중 35~45%는 시간이 갈수록 폐 상태가 나빠지는 경향을 보인다. 폐 손상이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별다른 증상이 없거나, 숨 가쁨을 노화로 오해하기 쉽다. 관절 변형이 나타나기도 전에 폐 질환이 먼저 찾아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시퍼런 손가락’과 ‘찍찍이 소리’의 경고

환자에게 나타난 ‘레이노 현상’과 ‘찍찍이 소리’는 자가 면역 체계가 폐와 혈관을 동시에 공격하고 있다는 신호다. 레이노 현상은 미세혈관이 지나치게 많이 수축해 피가 통하지 않는 것으로 전신 혈관 장애를 시사한다. 찍찍이 소리는 딱딱해진 폐포가 숨을 들이마실 때 억지로 펴지면서 나는 소리로, 폐섬유화가 이미 시작됐음을 알려준다.

높은 류마티스 인자, 폐 손상 위험 높여

류마티스 인자(RF) 수치가 정상보다 수십 배 높으면 폐 질환을 동반할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폐가 벌집 모양으로 변하는 ‘일반성 간질성 폐렴’ 유형은 진행이 빠르고 치료가 까다로워 특별 관리를 받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호흡 곤란은 관절 통증보다 위중한 신호”라며 “기침이나 숨 가쁨이 지속되면 즉시 고해상도 CT와 폐 기능 검사로 폐섬유화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주 묻는 질문]

Q1. 이런 경우 류마티스 관절염 약만 잘 먹으면 폐는 안전한가요?

A1.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관절 염증은 조절되더라도 폐섬유화는 따로 진행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따라서 호흡기내과와 류마티스내과의 협진을 통해 폐 상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합니다.

Q2. 어떤 사람이 류마티스 폐 질환에 더 취약한가요?

A2. 60대 이상 고령층, 남성, 흡연 경험이 있는 사람은 위험이 더 높습니다. 류마티스 인자 수치가 매우 높게 나오는 환자들도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Q3. 폐섬유화가 이미 진행됐다면 치료가 불가능한가요?

A3. 굳어진 조직을 되돌리기는 어렵지만, 면역조절제나 항섬유화 제재 등을 사용해 진행 속도를 늦추고 남은 기능을 보존할 수 있습니다.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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