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8일 (토)

“민트 먹으면 왜 시원한 느낌이 들까?”…몸속에 ‘차가움 스위치’ 있었다

민트 멘톨이 실제 온도 변화 없이도 ‘차가움’ 신호 유발...‘냉각 감지 단백질’ 구조 첫 규명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민트를 먹거나 차가운 공기를 마실 때 느껴지는 ‘시원한 감각’이 우리 몸에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분자 수준에서 설명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민트를 먹거나 차가운 공기를 마실 때 느껴지는 ‘시원한 감각’이 우리 몸에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분자 수준에서 설명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감각 신경에 존재하는 냉각 감지 단백질이 실제 온도 하강뿐 아니라 멘톨(민트 속 성분) 같은 화학 물질에도 반응해 뇌에 ‘차갑다’는 신호를 전달한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미국 듀크대 이석용 교수팀은 냉각 감각을 담당하는 이온 채널 단백질 TRPM8의 작동 구조를 고해상도로 분석한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 내용은 지난 2월 21일부터 2월 25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제70회 미국 생물물리학회(Biophysical Society) 연차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TRPM8은 피부와 구강, 눈 등 감각 신경세포 막에 존재하는 단백질 채널로, 인체가 차가운 자극을 감지하는 주요 분자 센서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주변 온도가 약 7.8~27.8℃(46~82°F) 범위로 떨어지면 이 채널이 열리면서 세포 안으로 이온이 유입되고, 이 과정이 신경 신호를 만들어 뇌에 전달되면서 ‘차가움’ 감각이 발생한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과정이 실제로 어떻게 일어나는지 구조적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진은 시료를 급속 냉동한 뒤 전자빔으로 촬영해 분자 구조를 분석하는 크라이오 전자현미경(cryo-electron microscopy)을 이용해 TRPM8 단백질이 닫힌 상태에서 열린 상태로 변화하는 순간의 구조를 촬영했다.

분석 결과, 차가운 온도는 이 단백질에서 이온이 통과하는 통로인 ‘포어(pore)’ 영역의 구조 변화를 유도해 채널을 열었다.

반면 민트에 포함된 멘톨은 이 단백질의 다른 부위에 결합해 구조 변화를 전달하고, 결국 같은 채널 개방 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멘톨은 실제 온도를 낮추지 않지만 TRPM8을 활성화해 차가운 자극과 동일한 신경 신호를 유발한 것이다.

연구진은 특히 차가운 온도와 멘톨이 동시에 작용할 경우 채널 활성 반응이 더욱 강해지는 상승작용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 TRPM8 구조에서 온도 감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특정 부위를 발견했으며 이를 ‘콜드 스팟(cold spot)’이라고 명명했다. 이 영역은 장시간 차가운 자극에 노출돼도 채널이 계속 반응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관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TRPM8 경로는 이미 다양한 질환과의 연관성이 제기되고 있다. 기존 연구에서는 이 단백질이 만성 통증, 편두통, 안구건조증, 일부 암과 관련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실제로 멘톨 유사 작용을 하는 화합물을 이용해 눈물 분비를 촉진하는 안구건조증 치료 점안제 아콜트레몬(acoltremon)이 개발돼 임상에 사용되고 있다.

댓글 0
댓글 쓰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