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파에서 서둘러 화장실을 향해 걸어가던 중 기침이 나왔다. 동시에 따듯한 물줄기가 허벅지를 타고 흘렀다. 소변은 발목을 타고 내려와 신발 안을 적셨다. 화장실 도착하기 전에 바지에 실수를 하고 만 것이다. 겨우 43세에 겪은 요실금 경험이다.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 에디터 에리카 크롬프턴은 2년 전 자신의 소변 실수를 최근 칼럼을 통해 공개했다. 천식 발작과 함께 시작된 요실금으로 인해 성인용 기저귀를 착용하게 된 사연을 털어놓은 것이다.
크롬프턴은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사람들이 볼까 봐 바닥만 바라본 채 서 있어야 했다”며 “신발 속에는 이미 식어가는 소변이 고여 있었고 속옷은 흠뻑 젖어 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일은 처음이 아니었다. 아침마다 천식 증상이 심해지면 기침과 함께 소변이 새는 일이 반복됐다. 그는 “기침이 시작되면 소파 위에 젖은 자국이 남기 일쑤였다”며 “냄새도 나고 너무 창피해 스펀지와 비누로 소파를 닦아야 했다”고 털어놨다.
스파 복도에서 소변 실수를 겪은 다음 날, 그는 문제를 더 이상 숨기지 않기로 결심했다. 장을 볼 때마다 성인용 기저귀를 함께 구매하기 시작했고 지금도 필요할 때 착용하고 있다. 그는 “엉덩이를 감싸는 기저귀는 내게 구세주와 같다”며 “조금 부피가 있지만 편안하다”고 말했다.
크롬프턴은 자신의 경험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 “이 문제로 혼자라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며 “하지만 주변에 이야기해 보면 비슷한 경험을 했거나 그런 사람을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들려줬다. 이어 “요실금은 생각보다 흔한 문제”라며 “부끄러워 숨기기보다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소변이 새는 복압성 요실금
크롬프턴이 겪는 증상은 복압성 요실금이다. 기침, 재채기, 웃음, 운동 등으로 복부 압력이 갑자기 높아질 때 소변이 새는 가장 흔한 유형의 요실금이다.
정상적으로는 요도를 둘러싼 괄약근과 골반저 근육이 방광을 지지해 소변이 새지 않도록 유지하지만, 이 근육들이 약해지거나 기능이 떨어지면 복압이 순간적으로 상승할 때 방광 압력이 요도 저항을 넘어 소변이 새게 된다.
임신과 출산, 노화, 폐경 이후 호르몬 변화, 비만, 만성 기침이나 천식, 골반 수술 등이 대표적인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여성에게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요실금 유형으로 보고된다.
요실금은 전 세계적으로 매우 흔한 질환이다. 역학 연구에 따르면 성인 인구의 약 15~35%가 일생 동안 요실금을 경험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복압성 요실금은 전체 요실금 유형 가운데 가장 흔한 형태로 꼽힌다.
여성은 남성보다 약 3배 이상 높은 유병률을 보인다.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골반저 근육이 약화되고 폐경 이후 에스트로겐 감소로 요도 지지 구조가 약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만성 기침이나 호흡기 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복압이 반복적으로 상승하면서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국내에서도 복압성 요실금은 흔한 질환이다. 역학조사에 따르면 19세 이상 한국 여성의 약 24%가 요실금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가운데 복압성 요실금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환산하면 약 400만 명 이상이 요실금 증상을 겪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령이 증가할수록 유병률은 더 높아져 고령 여성에서는 절반 이상이 요실금을 경험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다만 부끄러움이나 사회적 낙인 때문에 의료기관을 찾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실제 환자 수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요실금은 골반저 근육 운동, 생활습관 개선, 약물치료, 의료기기 또는 수술 치료 등 다양한 방법으로 관리와 치료가 가능한 질환으로, 증상이 지속되면 비뇨의학과나 산부인과 상담을 받는 것이 권장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