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로감염과 비슷한 증상이 반복됐지만 소변 검사 결과는 매번 정상으로 나왔다. 의료진은 7년 동안 스트레스와 불안 탓이라는 설명만 반복했다. 이 여성은 뒤늦게서야 방광 통증 증후군을 진단받았다.
영국 일간 익스프레스 등의 기사에 따르면 소피 해리스(27)는 16세 무렵부터 방광이 노인처럼 느껴졌다. 방광이 비어 있어도 하루 종일 소변 마려운 느낌이 들고, 아랫배와 골반 통증이 24시간 이어졌다.
주변과 의료진은 심리적 문제를 의심했지만, 그는 다른 원인이 있다고 느꼈다. 그동안 불필요한 항생제를 복용했고, 크랜베리 정제를 시도했으며, 카페인, 알코올, 산성 식품도 다 끊었지만 증상은 계속됐다.
결국 민간 의료기관에서 방광경 검사와 방광 수압확장술을 받았다. 카메라로 방광 내벽을 확인하고 방광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방광 통증 증후군인 만성 간질성 방광염(interstitial cystitis, IC)과 헌너 병변(Hunner’s lesions)이 확인됐다. 헌너 병변은 방광 내벽에 나타나는 염증성 병변으로, 방광 확장 시 갈라지며 출혈이 발생했다고 진단받았다. 이때문에 심한 통증이 나타났고, 소변이 마렵다는 강한 요의, 방광이 찼을 때의 불편감이 생겼을 거란 설명을 들었다.
현재 그는 약물을 방광 안에 직접 주입하는 치료를 주 1회 받고 있으며, 여러 차례 방광경 검사를 반복했다. 통증이 심해 일을 쉬거나 약속을 취소해야 하는 날도 있다. 대학 시절에는 화장실 사용 문제로 별도 시험실에서 시험을 치르기도 했고, 겉으로 멀쩡해 보인다는 이유로 장애인 화장실을 이용할 때 시선을 감수해야 했다.
그는 장거리 이동 시 화장실 위치를 미리 계획하며 생활하고 있다. “정상 검사 결과가 모든 것이 정상이라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반복되는 증상이 있다면 스스로를 믿고 도움을 구하라고 전했다.
현재 다섯 번째 방광경 검사를 기다리고 있으며, 대기 기간은 최대 2년에 이를 수 있다. 일부 의료진은 간질성 방광염에 대해 익숙하지 않은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질환명에 ‘방광염(cystitis)’가 포함돼 있어 일반 방광염으로 오해받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른 질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상 검사 결과가 모든 것이 정상이라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증상이 반복될 경우 2차 의견을 구하고 스스로의 판단을 믿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원인 없이 6주 이상 빈뇨, 절박뇨, 방광 통증 증후군
만성 간질성 방광염은 국제적으로 ‘방광 통증 증후군(Bladder Pain Syndrome, BPS)’으로도 불리며, 감염이나 다른 명확한 원인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방광 통증과 빈뇨, 절박뇨가 6주 이상 지속되는 만성 질환이다.
일반적인 요로감염과 달리 소변 검사에서 세균이 검출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증상은 방광이 차오를수록 악화되고 배뇨 후 일시적으로 완화되기도 한다. 환자에 따라 골반 통증, 성교통, 야간뇨가 동반되기도 한다. 정확한 유병률은 국가마다 차이가 있으나, 여성에서 더 흔하며 중년 이후에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고 보고된다.
발병 메카니즘은 아직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다. 방광 점막을 보호하는 글리코사미노글리칸(GAG) 층의 손상, 만성 염증 반응, 신경 과민화, 자가면역 기전 등이 복합적으로 관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헌너 병변, 방광 점막 충혈, 표면 갈라지는 등 병변
헌너 병변은 간질성 방광염 환자 중 일부에서 관찰되는 특징적인 방광 내 염증성 병변이다. 방광경 검사에서 점막이 충혈되고 취약해 보이며, 표면이 갈라지거나 궤양처럼 보이는 병변으로 확인된다.
방광을 확장하면 병변 부위에서 점막 균열과 출혈이 관찰되기도 한다. 이는 단순 점막 자극과 구별되는 소견으로, 헌너 병변이 있는 경우를 ‘헌너형 IC’로 분류하기도 한다.
헌너 병변은 일반적인 비헌너형 IC보다 통증이 더 심하고 방광 용적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병변 부위를 전기 소작하거나 레이저로 치료하는 시술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다만 병변이 재발하는 경우도 적지 않으며,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