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척들이 오랜만에 모이는 설 명절이 불편한 사람이 있다. 30세가 넘어도 미취업 상태인 자녀, 지난해 말 명퇴한 남편이다. 취업난 때문에 집에서 ‘그냥 쉬는’ 청년층이 늘고 있다는 통계가 자주 나오고 있다. 과거와 달리 기업들이 경력자 위주 채용을 확대하면서 20대 구직자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이들에겐 따뜻한 말 한 마디가 큰 힘이 된다. 이번 설 명절은 젊은 층이 에너지를 충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취직 하기 힘든 세상”…청년들은 더 힘들다
국가데이터처가 11일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20대 청년층 취업자는 343만4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만5000명 감소했다.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82년 7월 이후 가장 적다. 청년층 고용률과 실업률 지표 역시 2021년 이후 가장 부진했다. 청년층 고용률은 43.6%에 머물렀다. 2021년 1월(41.1%) 이후 가장 낮다. 반면에 청년 실업률은 6.8%로 전체 실업률(4.1%)을 크게 웃돌아 2021년 1월(9.5%) 이후 가장 높았다. 60세 이상 실업률도 8.3%로 4년 만에 가장 높았다.
경력직과 수시채용 일상화…‘그냥 쉬는’ 청년층 계속 증가
청년층의 취업난은 기업들의 채용 패턴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예전의 공개채용보다는 경력직과 수시채용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직장 경력이 적은 청년층은 불리할 수밖에 없다. 건설·제조업 등 일부 산업의 불황이 지속되고 있어 젊은층 채용 상황에 악재로 작용한다. 일할 능력이 있는데도 경제활동에 참가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 역시 늘었다. 1월 기준 278만4000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특히 청년층의 '쉬었음' 인구는 8.1% 증가한 46만9000명으로, 5년 만에 가장 많았다.
중소기업→대기업 상승 사다리가 자꾸 사라진다…
대기업과 작은 기업 간의 급여-복리후생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남성 육아휴직도 대기업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예전에는 중소기업에서 경력을 쌓은 후 대기업으로 옮기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사다리가 갈수록 줄고 있다. 대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옮기는 채용 패턴으로 변하고 있다. 청년들은 작은 기업에서 오래 머물면 집 장만, 자녀 교육에 지장이 있을 것이라는 걱정도 한다. “왜 작은 기업에선 일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앞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아들아, 힘내라”…따뜻한 말 한마디의 힘
30세가 넘어도 ‘그냥 쉬는’ 아들, 딸도 고민이 많다. 알바를 해도 식비, 교통비를 제외하면 돈 모으기가 쉽지 않다. 알바를 오래 할까봐 걱정도 한다. 설 연휴에는 이런 자녀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건네자. 이들은 친척과의 만남도 불편할 것이다. “취직 했니?” “대기업 초봉 세더라?” 이런 말이 큰 상처가 될 수 있다. 청년층의 역량 부족도 있지만, 채용 문화의 변화가 너무 가파르다. 신문의 1면을 장식하던 ‘신입사원 공개 채용’ 광고는 거의 사라지고 있다. 중년의 부모는 과거의 잣대로 자녀들을 평가하면 안 된다. 기업들도 청년층 채용 확대에 노력해야 한다. 이들이 빨리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야 저출산 현상도 극복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