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면역항암제 잘 듣는 폐암 환자 찾아주는 ‘기특한 AI’

삼성서울병원·서울아산병원 “특정 세포 밀도 높으면 기대 치료효과 높아져”

AI를 활용한 국내 연구에서 면역항암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폐암 환자를 찾아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공지능(AI)을 활용하면 면역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폐암 환자를 미리 찾아낼 수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체 폐암의 85%를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 환자 5명 중 4명에게는 유전자 변이가 나타난다. 이 가운데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변이는 아시아 환자의 절반 가까이가 보유할 정도로 흔하다.

이 변이가 나타난 폐암 환자는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인식하기 어렵고, 종양 주변 환경에서도 면역 세포 반응이 억제된다.

EGFR 표적치료제가 개발된 이후에는 이들 환자의 생존율이 큰 폭으로 개선됐지만, 문제는 대부분의 환자에게 수개월에서 몇 년 사이에 표적치료제에 대한 내성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표적치료제 내성이 생긴 뒤에는 면역항암제의 효과가 더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서울병원·서울아산병원·루닛 공동 연구팀은 실제 임상에서 일부 환자가 면역항암제에 매우 좋은 반응을 보이는 사례에 주목했다. 이에 어떤 환자가 면역항암제의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선별하기 위해 2015~2022년 표적치료제 내성이 생긴 후 면역항암 치료를 받은 환자 143명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루닛의 AI 병리 분석 플랫폼 ‘루닛 스코프 아이오’를 활용해 환자들의 종양 조직을 분석했다. 그 결과 암세포 내 종양침윤림프구 밀도가 높은 환자는 면역항암제 반응률이 높아졌고, 암 진행 없이 생존한 기간이 길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양침윤림프구는 혈액 속에 있는 일반적인 림프구와 달리 암세포 주위로 이동해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특별한 면역 세포다. 이 세포의 밀도가 높은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면역항암제 반응률이 4.3배 높았으며, 무진행 생존기간도 2.7배 길어졌다.

또 혈관과 림프관의 내벽을 덮고 있는 ‘혈관내피세포’의 밀도가 높은 환자 역시 면역항암제 반응률이 5.2배 증가했고, 무진행생존기간이 1.4배 길어졌다.

연구팀에 따르면 표적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폐암 환자들은 보통 종양침윤림프구가 감소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밀도가 높게 유지된 환자들의 면역항암제 치료 반응이 더 좋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세훈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표적치료네 내성이라는 한계 속에서도 면역항암제의 문을 열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환자들에게 맞춤형 치료를 제시하는 데 이번 연구가 실질적인 근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면역항암학회의 공식학술지 《암 면역치료 저널(Journal for ImmunoTherapy of Cancer)》 최신호에 게재됐다.

댓글 0
댓글 쓰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