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업 못 해서 힘든데 친구가 수시로 ‘사회생활 안 해서 순수하다’고 말해서 기분이 이상해요.”
취업을 준비 중인 신주영(27‧가명)씨는 친한 친구의 애매한 칭찬으로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대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취업에 성공한 친구 A씨가 수시로 신씨에게 “취준생이라 순수하다”. “아직 사회생활을 안 해봐서”, “나도 순수하던 시절이 그립다” 등의 말을 해서다.
신씨는 “취업이 안 돼서 막막하고 불안하다 보니 ‘순수하다’라는 말이 놀리는 것 같고 기분 나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친구도 겨우 직장 생활 2년차인데 스스로 ‘때가 탔다’라고 말하는 게 으스대고 조롱하는 것처럼 들린다”고 덧붙였다.
무심한 말 한마디에 상처…표현하면 관계 틀어질까 우려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갔을 때의 일이다. 당시 비가 계속 오다가 그치면서 하늘에 무지개가 생겼다. 이를 본 신씨는 ‘예쁘다’고 감탄했다. 그러자 A씨는 “아직 회사 생활을 안 해서 순수하다. 지금 그 순수함을 즐기라”고 했다.
신씨는 기분이 나빴지만 A씨에게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못했다. 그는 “괜히 자격지심으로 보일까 봐 괜찮은 척하고 싶었고, 말하고 나면 사이만 어색해질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다른 친구 B씨에게 이런 고민을 털어놨지만, 그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B씨는 “취업 문제로 주눅이 들까봐 오히려 편안하게 해주려고 그런 말을 꺼내는 것 같다”는 반응이었다.
신씨는 자신이 친구에게 ‘수동 공격’을 당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불편한 마음을 느끼는게 옹졸하고 예민한 건지 궁금해했다.
불만을 품고 비꼰 말이면 수동 공격…솔직하게 대화해야
수동 공격은 상대에게 불만이 있거나 화가 났지만 괜찮은 척하면서 비꼬는 말 등으로 공격하는 방식이다. 만약 A씨가 신씨에게 불만이 없고 공격할 의도도 아니었다면, 단순히 ‘무례하고 섬세하지 못한 행동’이다.
물론 친구 B씨의 말처럼 신씨를 편안하게 해주려는 의도로 칭찬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여행지에서 취업 준비 중인 막막한 상황을 떠올리게 하는 것 자체가 예의에 어긋난다. 기분이 나쁜 상황이 지속된다면 불만을 표출하지 않더라도 관계는 어색하고 틀어질 수 있다.
만약 성격상 기분 나쁘다고 표현하기 힘들다면 취업 준비 기간이라도 친구를 멀리하는 것을 추천한다. 송민규 성모공감정신건강의학과의원 대표원장은 “수동 공격을 하는 사람을 대처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멀리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어쩔 수 없이 계속 만나야 하는 상황이라면 ‘불만이 있느냐?’라고 분명하게 물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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