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8일 (수)

화이자, 14조원 ‘빅딜’로 비만약 참전…파이프라인 공백 메운다

멧세라 인수 확정…노보 노디스크는 반독점 부담 속 철수

화이자 본사 외부. 사진=화이자

비만 치료제 시장에 뒤늦게 합류한 화이자가 대형 인수로 판을 뒤흔들며 본격 경쟁에 뛰어든다. 화이자는 지난 8일(현지시각) 경구·주사형 비만·당뇨 치료제를 개발 중인 바이오텍 ‘멧세라’를 100억 달러(약 14조5000억원) 이상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두 달 새 제시 금액을 약 49억 달러에서 두 배로 높인 ‘승부수’다.

인수 조건은 주당 86.25달러로, 현금 65.60달러에 성과 달성 시 추가 지급하는 조건부가치권(CVR) 20.65달러가 더해진다. 멧세라 주주총회 승인이 예정대로 이뤄지면 거래가 마무리된다. 화이자는 “임상·제조·판매 인프라를 총동원해 멧세라 파이프라인 개발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에는 뚜렷한 배경도 있다. 화이자는 자사 비만 치료제 개발에서 잇달아 고전했다. 2023년 경구용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후보 ‘로티글립론’ 개발을 중단했고, 올해 4월에는 또 다른 후보 ‘다누글리프론’ 임상도 안전성 문제로 멈췄다.

자체 후보의 연이은 좌초로 공백이 커진 만큼 외부 파이프라인을 통해 빠르게 전환점을 마련할 필요가 있었다. 멧세라 인수는 이 공백을 메우고 후발 주자의 불리함을 만회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다.

이번 인수전에는 비만약 강자 노보 노디스크도 뛰어들었지만 최종적으로 발을 뺐다. 노보 노디스크는 제안가를 주당 56.50달러에서 62.20달러로 높이며 맞불을 놨지만,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의 반독점 우려가 발목을 잡았다.

GLP-1 계열 오젬픽·위고비로 시장을 선도 중인 노보 노디스크와 달리, 화이자는 이미 FTC로부터 멧세라 인수 승인을 확보해 우위를 점했다는 평가다. 멧세라 역시 “반독점 리스크가 인수전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멧세라는 아직 시판 제품은 없지만, 경구·주사형 비만·당뇨 후보물질로 주목받아 왔다. 화이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비만 치료제 포트폴리오를 단숨에 보강해 후발 주자의 약점을 보완하게 됐다. AP·블룸버그 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72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의 매력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노보 노디스크는 “재무 건전성과 주주가치를 고려해 추가 제안은 하지 않겠다”면서도, “사업 개발·인수 기회를 계속 검토하겠다”고 밝혀 향후 M&A(인수합병) 행보는 이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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