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트럼프 압박에 속도…美 FDA, ‘바이오시밀러’로 약값 잡기 나선다

미국서 생물학제제 대체조제 허용 방안도 나와…개발 기간·비용 ‘절반’ 목표


미국 FDA.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바이오시밀러(생물학적제제 복제약) 접근성을 크게 높이기 위한 대책을 내놨다. 핵심은 임상시험 부담을 완화하고, 승인된 모든 바이오시밀러에 ‘대체가능(interchangeable)’ 지위를 부여해 약사가 오리지널 의약품 대신 자유롭게 조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특허 만료 이후에도 높게 형성된 생물학제제의 가격 구조를 근본적으로 낮추겠다는 취지다.

최근 공개된 가이드라인 초안의 골자는 두 가지다. 첫째, 바이오시밀러 허가에 요구되는 임상 근거를 합리화해 개발 문턱을 낮춘다. 둘째, 그동안 별도의 ‘스위칭(약물 교체) 연구’를 통해서만 인정되던 ‘대체가능’ 지위를 원칙적으로 전 승인 품목에 부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경우 약국 단계에서 저가의 바이오시밀러로 대체 조제가 가능해져 가격 경쟁이 촉진될 전망이다.

FDA는 “생물학제제는 전체 처방의 5%에 불과하지만 의약품 지출의 51%를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EU)이 승인한 바이오시밀러 수는 미국의 두 배가 넘고, 향후 10년 내 특허가 만료될 오리지널 생물학제제 가운데 미국에서 바이오시밀러 개발이 진행 중인 비율은 약 10%에 그친다는 점도 덧붙였다.

바이오시밀러는 화학합성 의약품과 달리 세균·효모·동물세포 등 살아있는 세포에서 생산되는 복잡한 단백질 약물의 ‘동등 유사품’이다. 이 때문에 허가를 위한 비교·확증 절차가 까다롭고 비용도 크다. FDA는 “그간 과도한 요구가 개발을 늦추고 위축시켰다”며 “이번 개편으로 효율성과 안전성의 균형을 다시 맞추겠다”고 밝혔다.

보건당국 브리핑에서는 제네릭(화학합성) 의약품 시장이 ‘해치-왁스먼법(1984)’ 취지에 따라 가격 인하 효과를 보여온 반면, 생물학제제 복제약 시장은 높은 허가 장벽으로 성장이 더뎠다는 점이 강조됐다. FDA 관계자는 주요 외신 보도를 통해 “지난 10년간 76개 바이오시밀러를 승인했지만 200~300개 수준이 됐어야 한다”며 “이번 개편으로 개발·출시 기간(통상 5~8년)을 절반으로, 평균 개발비 역시 절반가량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반응도 긍정적이다. 미국 바이오시밀러포럼(Biosimilars Forum)은 “이번 조치는 ‘바이오시밀러 공백’이라는 시급한 상황에 대한 결단”이라며 “대안이 부족하면 환자들은 고가 브랜드 의약품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이는 건강보험 부담을 악화시킨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번 절차 간소화는 트럼프 행정부의 약가 인하 기조와도 맞물린다. 행정부는 다국적 제약사들과 ‘최혜국(MFN, most favored nation)’ 가격 연동 성격의 할인 합의를 추진해 왔고, 화이자·아스트라제네카 등 일부 기업이 특정 품목의 가격 인하에 동의했다. 다만 이러한 조치가 실제로 평균 소비자 약가 인하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다.

댓글 1
댓글 쓰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