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대의 이른바 '족보 문화'가 의정 갈등 속 학생들의 수업 복귀를 가로막는 수단으로 악용됐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정부가 이를 근절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는 국가시험처럼 '문제은행'을 구축해 시험 공정성을 높이고 '족보' 자체를 무력화한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11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의대 교육혁신 지원사업 기본계획’을 확정하고 각 의대에 공문을 발송했다. 올해 배정된 예산은 총 540억2000만원으로 증원이 이뤄진 지역 의대 중심으로 지원이 배분될 예정이다.
주요 지원 내용에는 ‘문제은행 플랫폼 구축 등 학생 학습·평가 지원 강화’가 명시됐다. 이는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가 추진 중인 사업으로, 미리 문제들을 확보해두고 시험마다 일부를 선택해 출제하는 방식이다. 운전면허시험 등 국가자격시험에 활용되는 시스템과 유사하다.
교육부 관계자는 "미국이나 유럽처럼 의대 과목별 핵심 내용을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특정 플랫폼에 담아 제공하면 학습이 보다 수월해질 것"이라며 "문제은행 플랫폼은 의대교육 정상화 방안 중 하나"라고 밝혔다.
문제은행이 구축되면 교육부가 시험문제를 제공하고, 각 대학은 기존 기출문제 대신 이를 활용하게 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교수들의 출제 부담을 덜고, 의대에 존재하던 족보문화를 없앨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의대의 ‘족보 문화’는 의정 갈등 국면에서 학생들의 수업 복귀를 가로막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실제로 일부 의대에서는 수업에 복귀하려는 학생들이 ‘족보’를 쥔 강경파 선배들의 휴학 투쟁 요구에 못 이겨 집단행동에 동참한 사례도 확인됐다. 시험 때마다 과목별로 방대한 학업량을 소화해야 하는 의대생들에게 ‘족보’는 시험 준비의 필수적이다.
이번 사업 참여는 권고 사항이지만 각 의대로서는 지원사업 예산 규모가 걸린 문제인 만큼 사실상 정부 요구안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