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2일 (일)

노인 운전, AI가 분석했더니…우울증 90% 식별

우울증 환자일수록 급정거, 급회전 많이 해

운전이 우울증을 나타내는 지표가 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공지능(AI)이 노인의 운전하는 방식을 보고 우울증 여부를 가려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네이처 파트너 저널 디지털 의학(npj Digital Medicine)》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AI가 노인의 운전 행동 변화를 분석해 우울증을 겪고 있는지를 식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워싱턴대 연구진은 65세 이상인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 중 85명은 임상의가 주요 우울 장애로 진단했거나 환자 건강 설문지-9(PHQ-9)라는 우울증 설문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우울증 진단을 받지 않은 310명은 대조군에 속했다.

모든 참가자는 개인 차량에 작은 장치를 뒀다. 자동차의 컴퓨터 시스템에 연결된 이 장치는 GPS 기술을 사용해 시간 경과에 따른 운전 행동을 지속적으로 기록해 속도, 위치, 급제동 또는 급회전과 같은 데이터를 수집했다. 연구진은 데이터를 분석해 우울증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운전 패턴에 눈에 띄는 차이가 있는지 확인했다.

연구 결과 우울증이 있는 노인은 우울증이 없는 노인에 비해 뚜렷하게 차이가 나는 운전 패턴을 보였다. 우울증이 있는 노인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위험한 운전 행동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여행 중에 급정거와 급회전을 더 많이 했다. 또 예측할 수 없는 운전 경로를 보였고 더 다양한 목적지로 여행했다.

연구 시작 때 우울증이 있는 그룹은 과속 경향을 보였고 전반적으로 운전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는 우울증이 실제로 사고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운전 행동의 변화와 관련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라며 “중요한 점은 운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약물 사용을 고려한 후에도 운전 행동의 이러한 차이가 관찰됐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우울증 자체가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이다.

연구 저자인 가네쉬 M. 바불랄 박사는 “운전에 대한 우울증의 영향을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운전 거리 증가와 목적지의 예측 불가능성을 포함한 위험한 행동의 정도에 놀랐다”라며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위험한 운전 패턴을 계속했다. 이는 우울증이 기능적 변화에 대한 인식을 손상시킬 수 있음을 시사하며, 이는 중요한 안전 관련성을 갖는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진은 AI를 사용해 운전 데이터를 기반으로 노인의 우울증을 자동으로 감지할 수 있는지 조사했다. 후속 연구에서는 컴퓨터가 명시적 프로그래밍 없이 데이터에서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인공지능인 머신 러닝을 사용했다.

연구진은 주요 우울증 장애로 진단받은 81명과 그렇지 않은 76명을 대상으로 2년간의 운전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연령, 성별, 교육 수준과 같은 인구 통계 및 참가자가 항우울제를 복용하는지 여부와 사용한 총 약물 수를 포함한 약물 사용에 대한 정보도 수집했다. 그런 다음 기계 학습 모델을 훈련시켜 운전 데이터와 기타 정보를 기반으로 우울증이 있는 노인과 우울증이 없는 노인을 구별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지 확인했다.

연구 결과 머신 러닝 모델은 주행 데이터만으로 우울증을 높은 정확도로 식별했다. 주행 특성과 참가자가 복용하는 총 약물 수에 대한 정보를 결합한 가장 성능이 좋은 모델은 우울증이 있는 사람과 우울증이 없는 사람을 구별하는 데 높은 수준의 정확도를 보였다. 우울증이 있는 사람을 정확하게 식별하는 비율은 90%였고, 우울증이 없는 사람을 정확하게 식별하는 비율은 82%였다.

우울증을 식별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운전 기능에는 급회전, 급정거의 비율과 여행 횟수가 포함됐다. 나이, 성별, 교육과 같은 인구 통계 정보를 추가해도 모델의 성능은 향상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는 운전 행동과 약물 사용이 노인의 우울증을 더 강력하게 나타내는 지표라는 점을 시사해 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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