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 좋은 천식 흡입제 처방, 병·의원서 유독 저조한 이유는?

심평원, 지난해 천식·COPD 치료 평가 결과 공개...2년전보다 하락

동네 병·의원에서는 천식 환자 치료에 효과적인 흡입제 처방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천식 환자 치료에 효과적인 흡입제 처방이 병·의원급에서 여전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처방률은 2년전에 비해 하락한 수치를 보였는데, 전문가들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호흡기 질환도 국가 만성질환 관리 시범사업 대상에 포함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2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23년 천식·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적정성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적정성 평가는 질환 등과 관련해 의료기관의 치료 질을 평가하는 제도다.

이번에 공개한 천식 10차·만성폐쇄성폐질환 9차 평가는 2023년 1월~12월 외래 진료분을 대상으로 했고, 평가지표로는 ▲폐기능검사 시행률 ▲지속방문 환자비율 ▲흡입약제 처방 환자비율이 포함됐다. 이번 평가부터 평가기간과 평가지표를 통일해 효율성과 이해도를 높였다.

결과에 따르면, 2021년 평가와 비교해 의원급의 폐기능검사 시행률은 증가했으나 지속방문 환자비율은 감소했고, 흡입약제 처방 환자비율은 COPD에서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만성 호흡기 질환의 조기 진단과 질환 관리를 위해서 최소 1년에 한 번 이상 폐기능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천식은 41.5%, COPD는 80.3%로 1차 평가 대비 각 18.0%p, 21.6%p 증가했다. 전체에 비해 의원의 검사 비율은 낮았지만, 직전 차수(2021년 평가)와 비교 시 모두 증가했다.

지속방문 환자비율에서 천식은 74.4%, COPD는 80.2%로 직전 차수 대비 각 2.8%p, 2.4%p 감소했고, 의원급도 모두 감소했다.

전미주 평가운영실장은 “환자가 증상 정도에 따라 병원을 선택적으로 방문하는 등 지속적인 질환 관리의 필요성을 간과하는 경우도 있다”며 “환자들의 인식전환 및 병원과 의료진의 적극적인 환자 관리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흡입제(천식-ICS, COPD-흡인기관지확장제) 처방률을 보면, COPD에 흡인기관확장제 처방 환자 비율은 전체 종별 기준 2023년 91.5%로 직전 차수 89.6%보다 1.9%p 늘어났다. 반대로 천식의 ICS 처방 환자 비율은 2023년 51.8%로 직전 차수 54.2%보다 2.4%p 감소했다.

특히 90%대의 상급종합병원과 80%대 종합병원에 비해 병원은 46.4%, 의원 37.4%로 처방 환자 비율이 저조했다. 2년전 천식 적정성 평가결과(병원 47.1%, 의원 39.7%)와 비교해서도 하락한 수치다.

전미주 평가운영실장은 “만성호흡기질환 평가결과 폐기능검사 시행률은 향상됐으나, 지속방문 환자비율과 흡입약제 처방 환자비율은 감소해 만성호흡기질환 질 향상을 위해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네 병·의원 흡입제 처방률 저조...국가관리 필요성 대두

현재 천식에서 증상조절을 유지하고 악화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단계적인 약물치료가 권고된다. 흡입제는 경구제(먹는 약) 등 전신적으로 투여하는 약물에 비해 기관지 병변 부위에 빠른 시간 안에 도달하는 효과가 높고, 전신적인 부작용도 상대적으로 드물다. 대표 약제로는 흡입스테로이드(inhaled corticosteroids, 이하 ICS)이고, ICS로 조절되지 않는 경우라면 지속성베타2항진제(long acting beta2 agonists, 이하 LABA)를 추가로 사용한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의 천식 진료지침(2022)에도 1단계(증상이 월 2회 미만 환자) 환자에서는 저용량 흡입스테로이드를 사용할 것을 추천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효과를 가진 흡입제 처방률이 병·의원급에서 낮은 이유로는 환자 교육에 대한 부담이 언급된다. 지난 9월 최준영 가톨릭대 의대 교수(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가 국회 토론회에서 발표한 '국내 천식·COPD 치료 현황 및 문제점'에도 흡입약제 교육에 대한 부담과 환자의 낮은 유지치료비율을 지목했다. 이에 최 교수는 일차의료기관에 대한 문진 상담료 수가, 흡입약제 교육상담 수가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도 이같은 문제점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흡입제 처방을 비롯해 호흡기 만성질환 관리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환자 참여 인센티브를 주고 상담수가 등을 제공하는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에 천식과 COPD를 추가해야 한다고 말한다.

의사 출신인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은 최근 국정감사를 통해 "정부는 그동안 천식‧COPD 일차 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을 올 하반기에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며 "지금도 늦은 감이 있지만 관련 학회 등 전문가 및 유관기관과의 간담회를 비롯해 의료계, 환자단체, 보건의료 전문가 등과 조속히 자리를 마련하는 등 올해 시범사업이 실시될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이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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