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27일 (월)

하이볼 10잔씩 연거푸 마신 30대男...소변에서 ‘모래’와 피, 무슨 일?

불과 3년 만에 돌이킬 수 없는 췌장의 석회화·섬유화...짧은 기간에, 췌장이 송두리째 망가져 충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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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남성들이 이자카야에서 술을 마시고 있다. 간 수치에 이상이 나타났는데도 술을 자제하지 않고 폭음을 일삼으면, 췌장이 3년이라는 짧은 기간에도 망가질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가 보고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평소 술을 즐기던 34세 일본 남성은 어느 날 아침부터 소변이 자주 마렵고 피가 섞여 나오는 증상을 겪었다. 심지어 소변에 작은 모래 알갱이 같은 물질이 섞여 나오자 덜컥 겁이 났다. 며칠 전부터 열까지 났다. 그는 급히 병원 비뇨기과를 찾았다.

의료진은 소변 속 알갱이를 보고 요로결석을 의심해 신장·요관·방광을 확인하는 복부 X선(KUB) 검사를 했다. 그 결과 요로결석 대신 엉뚱한 부위인 췌장에서 빽빽하게 깔린 돌가루 형태의 뚜렷한 석회화 음영이 포착됐다.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조영제를 쓰지 않는 정밀 단층촬영(CT) 검사를 진행했다. 의료진은 췌장 전체가 딱딱하게 돌처럼 굳는 석회화 및 섬유화가 폭넓게 진행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본 치쿠시노 사이세이카이 후츠카이치 병원, 모로도미 중앙병원 공동 연구팀은 이 30대 환자에게 ‘만성 석회화 췌장염’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한편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등 증상은 대장균 감염에 의한 '급성 세균성 전립선염'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 환자는 3년 전에 급성 췌장염으로 입원 치료를 받은 적이 있었다. 당시 촬영한 CT와 자기공명 담췌관조영술(MRCP) 영상에서는 췌장에 석회화나 구조적 이상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불과 3년 만에 췌장 전체가 돌처럼 굳는 중증 만성 췌장염으로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환자의 췌장이 짧은 기간 안에 파괴된 결정적인 원인은 지독한 음주 습관에 있었다고 밝혔다. 환자는 5년 전 검사 결과 간 기능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드러났는데도 매달 10차례 이상 술자리를 가졌다. 특히 한 번 마실 때마다 맥주 10캔 이상을 들이붓는 폭음을 일삼았다. 하루 5개비씩 피운 담배도 췌장의 손상을 부추겼다. 3년 전 급성 췌장염으로 응급실에 실려 가기 직전 일주일 동안에는, 매일 하이볼을 10잔씩 마셨던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에 의하면 이 환자의 혈청 칼슘, 자가면역 지표(IgG4), 부갑상선 호르몬, 혈당(HbA1c) 수치는 모두 정상 범위였다. 희귀병이나 유전적 요인이 아니라, 멈추지 않은 폭음과 흡연이 췌장을 파괴한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 것은 이 때문이다.

연구팀은 항생제(세프트리악손 정맥 주사 및 레보플록사신 경구 투여) 치료로 전립선염 염증을 가라앉혔고, 췌장 상태를 외래 진료로 계속 추적 관찰하기로 했다. 이 사례 연구 결과(Extensive Calcific Chronic Pancreatitis Developing Within Three Years After Acute Pancreatitis and Incidentally Detected During Urologic Evaluation in a 34-Year-Old Man: A Case Report)는 최근 국제 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실렸다.

이 사례는 폭음이 췌장에 얼마나 심각한 독성으로 작용하는지 잘 보여준다. 급성 췌장염을 겪은 후 3년이라는 짧은 기간 안에 췌장 전체가 돌처럼 굳는 중증 만성 췌장염으로 급격히 악화했다. 일반적으로 만성 췌장염과 췌장 석회화는 오랜 기간에 걸쳐 천천히 진행된다. 하지만 30대의 젊은 연령대라도 끊임없이 폭음을 일삼으면 예상보다 훨씬 더 빨리 췌장이 망가질 수 있다.

알코올은 췌장액의 배출 통로를 막고 췌장 세포를 과도하게 자극한다. 이 때문에 소화효소가 췌장 내부에서 활성화해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특히 지속적인 대량 음주는 췌장액 내 단백질 농도를 높여 췌관 안에 '단백전(Protein plug)'을 만든다. 여기에 칼슘이 다닥다닥 달라붙으면서 췌장 전체가 돌처럼 굳는 광범위한 석회화가 진행된다.

췌장은 소화효소를 분비하는 외분비 기능과 인슐린을 분비해 혈당을 조절하는 내분비 기능을 동시에 맡는다. 폭음으로 췌장 조직이 파괴되고 석회화가 진행되면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상황에 빠진다. 영양 흡수 장애나 당뇨병 등 합병증으로 이어진다.

이 사례가 주는 교훈은 엄중하다. 급성 췌장염을 앓은 뒤 술을 끊는 것은 생존의 문제임을 일깨워준다. 급성 췌장염을 한 번 앓은 환자는 영상 검사상 장기가 깨끗해졌더라도 내부 손상이 진행 중일 수 있으니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잦은 폭음, 특히 하이볼이나 폭탄주 등 고농도 알코올 섭취와 흡연을 중단하지 않으면 3년 안에 췌장 기능을 잃을 수 있다. 비뇨기병이나 단순 복통으로 X선, CT 검사를 받더라도 주요 목적 외의 장기의 상태를 세심하게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췌장염 같은 시한폭탄을 일찍 발견해 없앨 수 있기 때문이다.

[자주 묻는 질문]

Q1. 급성 췌장염을 한 번 앓고 나면 100% 만성 췌장염이나 석회화로 진행되나요?

A1. 그렇지 않습니다. 급성 췌장염 발병 후 음주와 담배 등 원인 요인을 완전히 차단하고 관리하면 원상을 회복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다만 췌장에 치명적인 폭음과 흡연을 계속하면 짧은 기간 안에도 만성 석회화 췌장염으로 진행할 위험이 크게 높아집니다.

Q2. 췌장이 돌처럼 굳는 석회화가 진행되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요?

A2. 초기이거나 일부 환자의 경우 증상이 거의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갈수록 윗배나 등 쪽에 심한 통증이 발생하고, 소화효소 분비가 안 돼 붉은색 지방변을 보거나 체중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인슐린 분비 세포까지 손상되면 당뇨병이 새로 생기기도 합니다.

Q3. 소변에서 모래 알갱이 같은 게 섞여 나오면 췌장 이상을 의심해야 하나요?

A3. 소변 속 모래 같은 물질은 췌장 문제라기보다 요로결석이나 방광염, 전립선염 등 비뇨기계병의 전형적인 증상입니다. 이번 사례는 비뇨기 증상으로 요로계 X선과 CT 검사를 받는 과정에서 췌장의 석회화를 우연히 발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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