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27일 (월)

뇌에 칩 안 심고 혀로 클릭…‘입속 마우스’ 나왔다

MIT 미디어랩 출신 창업진 개발…어그멘털 ‘마우스패드’, 미국서 1400달러에 판매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어그멘털의 마우스패드(사진)는 입 안에 넣으면 혀 움직임을 인식해 컴퓨터를 조작할 수 있도록 만드는 장치다. 사진=어그멘털 홈페이지

손을 쓰기 어려운 사람들이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장치가 나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사고·질병 등으로 사지를 쓰기 어려운 사람들은 보조 팔을 움직이기 위해 컴퓨터를 활용해야 한다. 문제는 이들이 마우스 커서를 움직이는 것조차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해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조작하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가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일론 머스크가 소유한 것으로 유명한 뉴럴링크다.

뉴럴링크는 사지마비 환자의 뇌에 칩을 심는 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환자가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조작하거나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을 넘어, 영상 편집과 코딩 등 정교한 작업을 수행하는 것도 가능할 정도로 임상이 진전됐다.

다만 여전히 뇌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뇌에 이식한 컴퓨터 칩의 장기적인 부작용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환자 입장에서 큰 수술에 선뜻 나서기 어렵다.

수술 없이, ‘혀’에 장치 끼우면 끝?

메사추세츠공대(MIT) 미디어랩 출신 개발자들이 설립한 스타트업 ‘어그멘털(Augmental)’은 혀와 머리 움직임으로 컴퓨터를 조작하는 입속 터치패드 ‘마우스패드(MouthPad)’를 내놓았다.

마치 틀니처럼 생긴 어그멘털의 마우스패드는 혀와 머리 움직임을 감지해 컴퓨터·스마트폰 등을 조작할 수 있게 만드는 장치다. 별도의 수술 없이 입 안에 착용하기만 하면 조작이 가능하다는 점이 뉴럴링크의 기술 대비 압도적인 장점으로 평가받는다.

마우스패드는 2024년 최초 베타 버전이 공개됐고, 미국에서는 지난 22일(현지시간) 공식 판매를 시작했다.

어그멘털은 사용자의 입천장과 구강 구조에 맞춰 기기를 3D프린팅 방식으로 제작한다. 맞춤형 기기는 약 1mm 두께에 무게는 10g가량이다. 착용 중에는 물만 마실 수 있으며, 식사 전에는 기기를 빼야 한다.

마우스패드를 활용해 사용자의 혀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모습. 사진=어그멘털 홈페이지

마우스패드는 사용자의 혀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혀로 터치패드를 누르면 클릭할 수 있고, 입으로 숨을 빨아들이면 오른쪽 클릭으로 인식한다. 혀를 움직여 스크롤하거나 화면을 쓸어 넘길 수 있으며, 머리 움직임으로 커서를 조작하는 것도 가능하다.

약 1시간 30분 충전으로 연속으로 7시간 이상 사용이 가능하다. 윈도우·맥·리눅스·안드로이드·iOS 등 주요 운영체제에 블루투스 방식으로 연결되는 것이 특징이다.

과연 시장성 있을까?…회의적인 시각도

어그멘털은 마우스패드가 장애인용 보조 입력장치를 넘어 손을 쓰기 어려운 여러 상황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혀와 머리 움직임만으로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조작할 수 있고, 입 안에 착용해 두 손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어그멘털은 2024년 전동휠체어나 로봇팔 제어 등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기 위해 FDA 허가를 추진하겠다고 밝한 바 있다. 신청 여부나 허가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현재 마우스패드는 의료기기가 아니라 컴퓨터·스마트폰을 조작하는 보조 입력장치로 판매되고 있다. FDA 의료기기 승인보다 가격과 맞춤 제작 절차, 착용 조건이 시장 확대의 주요 변수다. 미국에서도 건강보험이나 의료비 세제혜택 계좌인 FSA·HSA를 통해 비용을 보전받을 수 없다.

사용자는 치과나 구강 촬영기관에서 입 안을 3D로 촬영한 뒤 자신에게 맞는 기기를 제작해야 한다. 혀를 충분히 움직일 수 있고 구강 건강이 양호해야 하며, 치과 치료나 치아 교정을 진행 중인 사람은 사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뉴럴링크와는 기술의 목적과 개발 단계가 다르다. 뉴럴링크는 뇌에 칩을 심어 생각만으로 컴퓨터나 보조기기를 제어하도록 하는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로봇팔 제어도 연구 중이며, 시각을 잃은 사람에게 시각 정보를 전달하는 기술은 향후 임상시험을 준비하는 단계다.

마우스패드는 뇌 수술 없이 곧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능은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의 입력장치에 집중된다. 반면 뉴럴링크는 적용 범위를 넓힐 가능성이 있지만, 뇌에 장치를 이식해야 하는 시험 단계 기술이라는 부담이 있다.

마우스패드의 판매 가격은 1400달러다. 여기에 구강 3D 촬영 비용 50~150달러가 별도로 든다. 현재 미국에서만 판매하며, 주문 뒤 제품을 받기까지 약 6개월이 걸린다.

IT업계는 마우스패드처럼 입 안에 넣는 장치가 장애인용 보조기기 시장을 넘어 다양한 분야로 확장할 수 있다고 예상한다. 기존 마우스 조작 방식과 다르게 손을 사용할 필요가 없고, 작은 크기 덕에 일상생활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하는 것이다.

생물의학 엔지니어 미치 브루어는 신경기술 분야 매체 ‘뉴로파운더스’에 게재한 기고문을 통해 “입 안에 장치를 넣는 것은 압력이나 잇몸 자극, 청결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며 “마우스패드가 임상 시험에 진입하려면 최소한 이 부분에 대해 유의미한 해결책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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