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위고비' 한국인에 써봤더니..."내장지방 40% 줄여"

분당서울대병원 임수 교수, 한국 및 일본인 대상 임상 공개

지난 15일 열린 비만 치료제 ‘위고비 프리필드펜’ 출시 기념 심포지엄 현장 모습. [사진=한국 노보 노디스크제약]

비만 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가 한국인 임상에서도 13% 수준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고했다. 글로벌 임상에서 확인된 15% 수준의 체중 감량에는 살짝 못 미치는 수치다.

다만, 68주간 진행된 치료 결과를 놓고선 복부 내장지방을 40% 줄이면서 강력한 효과에 방점을 찍었다. 위고비는 지난 15일부터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한국 노보 노디스크제약은 위고비 출시를 맞아 한국인 비만 환자들의 체중 감량 및 주요 심혈관계 사건(심혈관계 질환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또는 비치명적 뇌졸중) 위험 감소 효과를 보인 임상 결과를 소개하는 론칭 심포지엄을 진행했다고 16일 밝혔다.

위고비는 GLP-1(글루카곤 유사 팹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 계열 약물로, 포만감 및 팽만감 증가와 함께 식욕을 감소시켜 체중 조절에 효과를 나타낸다. 주 1회 피하주사하는 전문의약품으로, 지난해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하고 올해 10월 출시가 결정됐다.

허가 적응증에 따르면, 비만도 평가기준이 되는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인 성인 고도비만 환자와 BMI 27㎏/㎡ 이상인 과체중이며 한 가지 이상의 체중 관련 동반 질환이 있는 성인 비만 환자에 사용이 가능하다.

이날 임수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한국인과 일본인 대상 3상 임상인 ‘STEP 6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임상은 국제 학술지 ‘란셋(Lancet)’에 등재됐다. 연구에는 BMI가 27kg/m² 이상이면서 두 가지 이상의 체중 관련 질환을 갖고 있거나, BMI 35kg/m² 이상이면서 한 가지 이상 체중 관련 질환을 갖고 있고 최소 한 번 이상 식이요법으로 체중 감량에 실패한 경험이 있는 한국(18세 이상)과 일본(20세 이상) 성인 환자 총 401명이 참여했다.

임수 교수는 “이중맹검 무작위 위약대조 방식으로 68주 동안 진행된 연구 결과, 치료 68주차에 위고비 2.4 mg 환자군에서 연구 시작 시점 대비 13.2%, 위약(가짜약)군에서 2.1%의 체중 감량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영상검사(CT 스캔)을 받은 연구 참여자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심혈관계 위험을 포함한 대사증후군 위험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복부 내장지방 면적’이 연구 시작 시점과 비교해 위고비 2.4 mg 치료군에서 40.0%, 위약군에서 6.9%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다. 임수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비만 유병률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동아시아와 서양인 간 신체 특성 차이를 고려한 연구와 체중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노보 노디스크 의학부의 다니엘 베가 뮐러 부사장은 “전 세계 41개국 45세 이상 1만7604명의 성인 비만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규모 임상 'SELECT 연구'에서도 과체중 또는 비만이 당뇨병 유무와 관계없이 주요 심혈관계 사건 위험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궁극적으로 위고비가 체중 감량과 심혈관계 사건 위험 감소를 통해 비만 환자의 삶을 변화시키는데 중요한 이정표를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위고비는 지난 7월 식약처로부터 확증된 심혈관계 질환이 있으면서 초기 BMI가 27kg/m² 이상인 과체중 또는 비만인 성인 환자에서 주요 심혈관계 사건 발생 위험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인정받아 추가 적응증을 허가받았다.

한편, 위고비는 펜 형태의 피하주사제로 △0.25 mg △0.5 mg △1.0 mg △1.7 mg △2.4 mg 5개 용량으로 투약 초기에는 주 1회 0.25 mg으로 시작해 16주 동안 유지용량인 주 1회 2.4 mg까지 단계적으로 증량할 수 있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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