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산모들, ‘원정출산’ 이제 그만

2년 전, 경남 밀양에 공공산후조리원이 문을 열었다. 출산율이 떨어지며 산후조리원조차 하나 없어 멀리 대구나 김해, 양산, 창원으로 가야 했던 산모들에겐 희소식. 1인용 산모실 8개, 신생아실, 수유실, 면회실, 좌욕실 등을 갖춰 시설도 번듯했다.

게다가 이용료가 최고 420만 원에 이르는 민간 산후조리원보다 비용이 훨씬 저렴했다. 2주 이용료가 160만 원 정도. 거기다 취약계층 출산가정이라면 70%까지 감면해준다. 본인부담금이 48만 원에 불과한 것.

밀양 공공산후조리원. [사진=경남도]
동남아에서 한국으로 시집을 온 다문화가정 산모 인000 씨도 그 이용자. 지난 8월, 첫째 아이를 출산한 후 여기 입소했다. 2주간의 산후조리를 마친 후 그는 “모든 직원이 친절하고 시설도 깨끗했으며, 음식도 맛있어서 좋았다”라고 했다.

지난해, 경남 제1호 공공산후조리원인 이곳을 이용한 산모는 모두 148명. 올해는 6월까지만 해도 96명으로 연말까진 지난해보다 훨씬 더 많아질 추세다. 직원들 전문성과 친절도, 신생아 감염 예방관리 능력 등을 보는 ‘만족도 조사’에선 평균 94점을 받았다.

밀양 이어 산청, 거창에도 공공산후조리원 생긴다

경남이 이런 공공산후조리원을 2곳 더 세운다. 사설 산후조리원조차 거의 없거나 크게 부족한 사천과 거창이 그 대상지다. 사천은 서부 경남권(고성, 남해, 하동 등)을, 거창은 북부 경남권(산청, 함양, 합천 등)을 커버한다.

인구 감소를 막자는 정부와 지자체 '지방소멸대응기금'(2025~27년) 등에서 160억 원을 확보, 밀양(8실)보다 큰 11~13실 규모로 세운다는 것. 내년 공사에 들어가 2027년부터 가동한다.

경남 신종우 복지여성국장은 7일, “경남의 출산 인프라는 다소 열악한 상황으로 도내 민간산후조리원의 이용 요금 상승과 도시 집중 등으로 인구감소지역 산모들이 인근 지역으로 원정출산을 해왔다”며 이같은 ‘경남 권역별 공공산후조리원 설치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경남 산후조리원은 모두 25개소. 그중 민간 조리원이 24개소에 이른다. 대부분 창원(13), 김해(4), 양산(2) 등 대부분 부산 가까운 남부 경남에 몰려 있다.

한편, 경남도는 그동안 ‘첫만남이용권’ 지원사업을 통해 첫째 아이 출산 시 200만 원, 둘째 아이 이상 출산 시 300만 원을 산후조리 비용으로 지원해왔다. 또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사업’을 통해 해당 가정을 방문하는 산후조리 서비스도 해왔다.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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