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기적인 배우자일까? 달라지고 싶다면 '이렇게'
[채규만의 마음이야기]
부부 상담하면서 내담자들이 제기하는 가장 큰 불만은 “내 배우자는 자기중심적 이고 이기적이어서 이제는 결혼 생활을 유지하기 힘들고, 이러한 속박적인 삶에서 해방되고 싶습니다.”라는 하소연이었다. 그러나 막상 당사자는 “자신이 이기적인 사람이다”라고 인정을 하지 않고, “상대방이 오해한 것이고 자신 이야말로 희생적인 배우자다”라고 강조한다. 그래서 부부 상담은 절대로 양쪽 당사자의 말을 다 들어 봐야 한다. 한쪽 배우자의 말만 들으면, 남편은 이기적이고 폭력적이고 천하의 나쁜 남편이고, 아내는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자신만 가꾸고 가정은 팽개치고 사는 천하의 이기적인 악처다. 그러나 이러한 분들을 개인적으로 만나면 너무나 좋고, 배려심이 많은 사람이다. 진정으로 성숙하고 인격적인 배우자란 외부에서,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고 칭송을 받는 사람이 아니고, 자신의 배우자에게 가정에서 인정받는 사람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이기적인 배우자가 어떻게 하면 변해서 가정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는가에 관한 구체적인 제안을 제시한다.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해당 사항이 있으면 자신을 알아차리고 변하도록 노력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자신의 이기적이고 독단적인 태도를 알아차리는 방법과 대책
▸ 자기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나 자신의 이기적인 심리 상태를 알아차리기 위해서 스스로 다음 문항을 통해서 평가해 보면 도움이 된다. 한 문항이라고 자신의 특징에 해당이 되면 나는 미숙하고 이기적인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고 이번 기회에 자신의 이기적이고 독단적인 태도를 바꾸려고 노력해야 한다.
1) 나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특별한 사람이기에 항상 특별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
2) 나는 많은 사람에게 인정과 관심을 받아야 하는데, 내 배우자가 나의 약점을 외부 사람에게 발설하는 것은 참을 수 없다.
3) 다른 사람이 나를 비난하거나 내 약점을 지적할까 봐 항상 불안하다.
4) 나는 나 자신이 항상 옳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말을 많이 하고 억지를 쓰기도 한다.
5) 나는 다른 사람이 나보다 더 잘 나가거나 더 똑똑하면 견디기 힘들고 질투심이 강하다.
6) 가족 식구들이 나의 약점을 지적하거나, 잔소리하고 비난하면 즉각적으로 반박하고 이들의 의견을 뭉개버리거나 억압한다.
7) 내 배우자는 내가 오만하고 거만하다고 하는데, 이러한 비난은 근거가 없고 참을 수 없다.
8) 나는 외부에서는 다른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그들을 잘 배려하지만, 가정에서는 대접받기를 원하고 가족 식구들의 실수에는 냉혹하고 엄격한 편이다.
9) 가족 식구들은 내 말에 복종하고 내 지시를 받아야 하고, 내 허락이 없이는 아무것도 할 없다.
10) 나의 존엄에 상처를 주는 말과 언행은 허락하지 않고 즉각 처벌한다.
▸타인에게서 내 행동에 대한 피드백 받기: 내가 어떤 사람인가를 좀 더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알아차리기 위해서는 가족, 친구, 동료 등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행동에 대한 솔직한 피드백을 요청하면 도움이 된다. 다른 사람의 시각을 통해 비친 자신의 문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부정적인 피드백에 절대로 화를 내서는 안 된다.
▸공감 능력 향상하기: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사람은 자신이 한 행동을 다른 사람들의 관점에서 알아차리는 능력이 부족하다. 다른 사람의 말을 주의 깊게 듣고, 그들의 감정과 생각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상대방의 감정이나 생각이 어떨까를 반영하면서 듣는 경청은 공감의 첫걸음이다.
▸역할을 바꾸어서 서로 행동해 보기: 부부 상담하면서 서로가 상대방의 문제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만 피해자라고 하는 부부들은 상담자의 도움을 받아서, 아내가 남편의 말과 행동을 그대로 흉내를 내면서 말해보고, 남편도 아내의 힘들 말이나 행동을 해보면서 나의 부정적인 행동을 상대방을 통해서 내가 직접 경험해 보도록 한다. 이렇게 하면 이제야 내 행동이 얼마나 상대방을 힘들게 했는지 서로 체험할 수 있다. 부부가 잠시 역할을 바꾸어서 행동해 보고 의견을 교환해 보면 많은 도움이 된다.
▸ 이타적 행동 실천하기: 지금까지 아내가 가사 일을 다 하고 요리도 다 하면서 대접만 받으면서 살아왔다면, 이제는 남편이 할 수 있는 가사 분담, 설거지, 세탁하기 등 아내를 배려하는 행동을 해보야 한다. 이기적인 사람은 말로만 상대방을 배려하고 사랑할 수 없다. 구체적인 이타적 행동 변화가 필수다.
▸자원봉사 참여하기: 사회적으로 소외를 당하는 사람을 위한 자원봉사는 자신을 타인의 이익을 위해 희생하는 경험을 제공해준다. 남을 도와주면 이기적인 성향을 줄이고, 공감을 키우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그러나 내 가족도 소중한 내 이웃이다. 가정에서 가족을 배려하는 행동을 연습하면 외부에서도 보람 있는 선행을 할 수 있다.
▸ 독서와 학습하기:공감과 이타심을 주제로 한 책을 읽거나 강의를 들으며, 열심히 공부하는 자세도 추천한다. 요즘에는 유튜브에 너무나 많은 주제로 좋은 강의가 올라와 있다. 부부 대화 기술, 경청과 공감 기술, 이타적으로 살아야 하는 이유 등 좋은 주제를 공부하고 이제 미숙한 자신의 상태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해야 한다.
▸ 명상과 마음 챙김 하기: 명상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현재에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현재에 집중하고 자기 생각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면서 지금 여기에 머무르는 마음 챙김 훈련은 자신을 성찰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이기적인 사람은 자신을 객관화하고 자신의 문제를 진리와 진실에 근거해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자기만의 담을 쌓고 자기만의 성에 갇혀서 사는 사람은 이제 그것을 과감히 깨고 세상 밖으로 나와서 사람도 만나면서 삶을 즐겨야 한다.
▸전문가의 도움 받기: 평생 자기만의 이기적인 삶을 살아오고 자기중심적으로 살아온 사람들이 스스로 변하기란 너무나 어렵다. 심리치료나 상담을 통해 자신의 문제를 깊이 있게 탐구하고, 변화를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심리치료는 문제가 심각하고 정신이 약한 사람만 받는 것이라는 편견이 있는데, 심리치료는 “상담자를 통해 비친 자신의 문제를 알아차리고 수정하는 자기 공부다”라고 할 수 있다. 내가 나를 가장 잘 안다고 장담하는데, 실제로 자신도 자신을 잘 모르는 때가 너무나 많다. 특히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사람은 어린 시절부터 과보호를 받았거나, 외딸이나 자녀로서 주위에서 본인을 위주로 모든 욕구를 충족해 주는 삶을 살았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사람은 상담을 통해서 자신의 심리적인 성장 수준도 알고 더 성숙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성향을 변화시키는 것은 어려운 과정이지만, 꾸준한 자기 인식, 공감 능력 향상, 이타적 행동 실천, 자기 계발,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충분히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한 실천과 성찰이다. 이를 통해 더 나은 자신을 만들고, 주변 사람들과 더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