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이식자, 백신 꼭 맞아야...코로나 중증 예방 64%↑
장기 이식자, 미식자보다 코로나 중증 위험 최대 18.14배까지 높아져
고형 장기 이식 환자가 코로나19 예방 접종을 하면 코로나 감염 후 중증 진행을 막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형 장기 이식이란 간, 콩팥, 폐, 심장 등 장기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게 다른 사람의 장기를 이식하는 것을 말한다.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허경민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와 질병관리청 코로나 확진자 예방접종자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했다. 그런 뒤 2020~2022년 코로나로 확진된 6783명의 고형 장기 이식 수혜자와 2만6982명의 미이식인을 비교·분석했다.
다른 사람의 장기를 이식 받으면 거부 반응을 막기 위해 면역 억제제를 복용한다. 이에 따라 여러 감염에 취약해진다. 코로나 오미크론 변이주가 유행하면서 전체적으로 중증도가 감소했음에도 고형 장기 이식을 받은 사람의 중증 위험도는 여전히 높다.
그 결과 대부분의 사람이 오미크론 변이주 유행 기간에 감염됐다. 미이식인은 0.66%(178명)만이 중증으로 진행했으나, 장기 이식을 받은 사람은 3.83%(260명)가 중증 코로나로 진행되는 등 약 6배가량 많았다.
특히 폐(13.16%)와 심장(6.30%) 이식 수혜자의 중증화율이 높았다. 여러 변수를 보정한 결과 이식 수혜자의 중증화 위험은 미이식인에 비해 3.22배에서 최대 18.14배까지 높아졌다.
하지만 코로나 예방접종을 2회 이상 받은 사람의 중증화 위험은 미접종자(미이식인)에 비해 47%가량 낮았다. 또 3회 이상 접종 시 중증 예방효과는 64%로 나타났다. 예방접종의 효과는 40세 이상에서 고르게 나타났으며, 오미크론 변이주 유행시기에도 꾸준한 효과를 보였다.
허경민 교수는 "코로나 중증도가 낮아지면서 우리와 함께 하는 감염병이 되었지만, 장기 이식을 받은 사람에게는 여전히 위험할 수 있는 병"이라며 "장기 이식을 받은 분들을 비롯해 면역저하자들은 권고에 따라 예방접종을 챙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감염병 저널(Journal of Infectious Diseases)》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