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먹을 때 '쩝쩝'... 이 소리 유난히 짜증난다면?

청각 과민 증후군 '미소포니아', 생활 소음에 유난히 민감

쩝쩝 말고도 껌을 쫙쫙 씹는 소리, 후후룩 면발 먹는 소리, 신발 끄집는 소리 등 유독 이런 소리만 귀에 매우 거슬리고 신경이 쓰이는 이유는 뭘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식을 먹을 때 누군가 내는 '쩝쩝 '소리를 유난히 듣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무리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같이 밥을 먹는데 ‘쩝쩝’ 소리를 크게 내면 짜증이 나고 입맛이 달아난다 할 정도다.

쩝쩝 말고도 껌을 쫙쫙 씹는 소리, 후후룩 면발 먹는 소리, 신발 끄집는 소리 등 유독 이런 소리만 귀에 매우 거슬리고 신경이 쓰이는 이유는 뭘까?

영국 일간지 더썬(The Sun)에 따르면, 특정 소음이 단순한 불호의 문제를 넘어 고통으로 느껴질 경우 미소포니아(misophonia) 때문일 수 있다. 원래 이 증상은 2001년까지 병명도 붙지 않았으며 인지도가 높지 않아 명확하게 연구되지 않았다. 유전적인 이유인지, 뇌의 신경학적 문제인지에 대해서도 밝혀지지 않아 연구가 진행 중인 상태다.

보고된 통계에 따르면, 7명 중 1명인 약 14%만이 해당 병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증상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영국 성인 중 약 18%, 1000만 명에 이를 정도로 많다.

영국 옥스포드 대학교와 킹스 칼리지 런던 대학교의 연구진들이 영국 성인 772명을 조사했다. 이들은 매일 다른 생활 소음에 노출된 후 자신의 감정을 평가하도록 요청받았다.

조사 결과 142명(약 18.4%)이 미소포니아 증상을 겪으며 중증 한계점에 도달했다. 대상자들에게 가장 크게 부정적 감정을 야기시킨 소음은 ‘쩝쩝’거리며 음식을 먹는 소리였다.

음식을 씹는 소리 외에도 미소포니아를 유발하는 소음은 다양하다. 음료를 후루룩 마시는 소리, 코를 고는 소리, 숨을 크게 내쉬는 소리, 껌을 딱딱 씹는 소리 등 일상에서 발생하는 여러 생활 소음들이 포함된다.

옥스포드 대학교 심리학자 제인 그레고리 박사는 “환자들은 소리에서 벗어날 수 없을 때 갇힌 기분을 느끼거나 무력감을 경험한다”며 “증상을 겪는 것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환자들이 보다 안심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미소포니아는 우리나라 말로 선택적 소음 과민 증후군, 청각 과민 증후군이라고도 불린다. 단순히 소리를 듣기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보통 사람이라면 반응을 보이지 않는 생활 소음에 강한 부정적 감정과 분노, 불안감 등도 느껴진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가벼운 증상으로는 불안, 짜증, 구역감, 벗어나고 싶은 느낌 등을 느끼지만 심한 경우 분노, 패닉, 우울, 자살 충동까지 경험할 수 있다.

해당 연구는 학술 저널 ‘Plos One’에 ‘Misophonia in the UK: Prevalence and norms from the S-Five in a UK representative sample’이라는 이름으로 게재됐다.

◆ 기사 도움 : 최혜림 인턴기자

    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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