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선 비행기 폐수 대부분서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

지난해 3월 영국 3개 공항 폐수 검사.."국경 통제 실패"

영국으로 입국한 거의 모든 비행기의 폐수 샘플(93%)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가 발견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3월 영국 내 3개 공항에 입국한 거의 모든 국제선 비행기 화장실 하수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견됐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국가 간 바이러스 이동을 차단하기 위한 노력이 대부분 헛수고로 돌아갔음을 보여준다.  《플로스 세계공중보건(PLOS Global Public Health)》에 발표된 영국 뱅고르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이 20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 책임자인 뱅고르대의 데이비 존스 교수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이 영국 행 비행기에 탑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영국의 모든 조치에도 불구하고 테스트한 거의 모든 비행기와 대부분의 터미널 하수구에서도 바이러스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는 “음성판정 받았던 사람이 비행 중 증상이 나타났거나 증상이 나타난 사람이 감시 시스템을 회피한 결과”라면서 “코로나 국경 통제가 본질적으로 실패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2022년 3월 8일~31일 영국의 히드로, 에든버러, 브리스톨 3개 공항에서 영국으로 입국한 장단거리 국제선 비행기에서 채취한 화장실 물탱크의 하수를 분석했다. 또 공항 터미널의 도착장과 연결된 하수도와 인근 폐수 처리장에서도 샘플을 수집했다.

그 3주 동안 거의 모든 비행기의 폐수 샘플(93%)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가 발견됐다. 터미널 폐수의 85%에서도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연구 기간 중간인 3월 18일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승객은 출발 전과 도착 후 이틀 후에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요건이 해제됐다. 연구진은 그 날짜 이전과 이후의 폐수에서 거의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에 앞서 연구진이 실시한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23%가 몸이 불편한 상태에서 영국행 비행기에 탑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단거리 비행자의 약 13%와 장거리비행자의 약 36%는 비행기에서 배변을 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공항의 폐수 샘플링이 항공 여행을 통해 영국으로 유입되는 코로나19 사례의 약 8~14%를 포착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들은 이 표본 추출이 영국의 미래 감염병 감시 시스템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위장염을 일으키는 노로바이러스나 장염을 일으키는 엔테로바이러스도 감지할 수 있다.

논문의 제1저자인 뱅고르대 환경생명공학센터의 카타 파카스 연구원은 “폐수 모니터링은 승객이  옮길 수 있는 전염병의 스냅 샷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모든 항공편을 검사하는 것은 불가능해도 공항터미널에 도착한 국제선의 폐수를 채취해 분석하면 국내로 들어오는 질병에 대한 추정치를 제공해줄 수 있기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journals.plos.org/globalpublichealth/article?id=10.1371/journal.pgph.0001346)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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