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외상 후 지속되는 통증…‘복합부위통증증후군’ 의심해야

[사진=Milkos-2/gettyimagesbank]
통증은 인체의 실제적 또는 잠재적 손상에 대해 몸이 우리에게 보내는 일종의 ‘경고 신호’이자 증상의 하나로 간주돼 왔다. 그러나 손상의 원인이 사라진 이후에도 지속되는 만성통증의 경우 통증 자체를 질병으로 봐야 한다. 경우에 따라 통증의 정도가 매우 심하고, 진단과 치료가 어려운 대표적인 만성통증 질환 중 하나가 ‘복합부위통증증후군’ 이다.

이상감각, 부종, 관절 강직 등 다양한 증상 동반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은 외상이나 수술 같은 유해 손상 이후 발생하며, 조직 손상이 회복된 후에도 지속되는 만성화된 통증과 다양한 징후를 보이는 질환이다. 많은 경우에서 출산보다도 높은 강도의 통증이 발생하고 특이하게도 통증의 정도는 손상의 정도에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는다.

통증 이외에도 이질통이나 통각과민과 같은 이상감각, 피부색의 변화, 피부온도의 변화, 발한이상이나 부종, 피부나 피하의 이영양성 변화, 관절 강직, 근력 약화, 경련, 근육위축 등 다양한 증상과 징후를 동반하며 직장생활이나 여가생활 뿐 아니라 일상생활마저 어렵게 만드는 경우가 흔하다.

평균 발생 연령은 36-42세며 주로 여성에서 호발(60-81%)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흔하지는 않지만 소아에서도 발병할 수 있고, 상지는 44-61%, 하지는 39-51% 정도의 발생률을 보인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을 유발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수술, 골절, 염좌, 그리고 압궤손상으로 알려져 있으나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이 발생하는 정확한 기전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조직 손상 후 과도한 염증, 구심성 통증 신경계와 중추신경계의 비정상적 변화, 교감신경성 장애, 유전적 요인, 심리적 요인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할 것으로 보고 이들 요인들에 대해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조기 진단·초기 적극적 치료로 만성화 예방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의 치료에 있어서 조기 진단과 함께 이환 초기의 적절하고 적극적인 치료는 가장 중요하다. 이를 통해 통증의 악화 및 만성화를 예방하고, 통증 경감 및 기능회복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의 치료에는 통증 경감을 위한 다양한 약물 요법과 함께 다양한 말초 신경블록, 교감신경절 블록, 정맥부위마취법 등의 신경블록, 케타민 또는 리도카인 지속 정주치료, 척수자극기 이식술, 지주막하강 내 지속적 약물 주입술 등의 다양한 중재적 치료가 시도될 수 있다.

또한 만성통증으로 인해 이환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환자의 정서적, 심리적 불안과 우울증, 수면장애 등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경우 정신건강의학적 관리와 가족·주변인의 배려도 필수적이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이충훈 교수는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의 경우 치료가 늦어질수록 통증 부위가 넓어지고 악화되는 경향을 보이므로 초기에 진료를 통해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 및 관리를 시행해야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며 "외상이 치유 된 후에도 원인 모를 통증이 지속된다면 반드시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이 만성적인 난치성 단계로 진행되는 사례는 일부이며, 자연치유 되는 경우도 상당수이므로 해당 증상과 징후가 나타났더라도 너무 겁먹거나 좌절하지 말고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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