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몸이 좋지 않다며 잠자리에 든 20대 남성이 다음 날 아침 온몸이 노랗게 변한 사연을 전했다. 선명한 황달 탓에 사람들의 시선을 견디기 힘들었던 그는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며, 두 번째 간이식을 받고 회복 중이다.
영국 일간 더선 보도에 따르면 체셔주 노스위치에 사는 키어런 쿠퍼(25)는 담도폐쇄증을 안고 태어났다. 키어런은 생후 7주에 수술을 받았으나 치료에 성공하지 못했고 생후 11개월이던 2002년 첫 간이식을 받았다.
이후 건강하게 지냈지만 13세였던 2014년부터 합병증이 나타났고, 의료진은 다시 간이식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2023년 두 번째 이식 대기 명단에 올랐다.
수술을 기다리던 올해 1월, 키어런의 몸에 빌리루빈이 쌓이면서 황달이 빠르게 심해졌다. 그러던 몸이 좋지 않다고 한 다음 날 아침, 온몸이 노랗게 변해 있었다. 노란색을 넘어 형광빛처럼 보여 심슨 같다고 농담할 정도였다.
키어런은 바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식할 간을 기다리며 5주 동안 입원했고 상태가 나빠져 중환자실 치료도 받았다. 살아남을 수 있을지 알 수 없어 가족 모두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키어런은 2월 말 두 번째 간이식을 받았다. 수술 직후 피부색은 원래대로 돌아왔지만 회복 과정은 쉽지 않았다. 그는 “수술 후 통증이 너무 심했고 걷는 법도 다시 배워야 했다”며 “6주마다 병원에 가야 하고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건강 문제로 일을 쉬고 있는 키어런은 이전보다 몸 상태가 좋아졌지만 아직 외출이 두렵다. 그는 “지옥을 다녀온 것처럼 힘든 시간이었다. 사람들이 쳐다보는 게 싫었지만 다시 회복하고 있어 기쁘고 살아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다. 내 이야기와 내가 겪은 일을 알려서 다른 사람은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생후 2주 넘긴 황달과 흰색 변이 증상…담도가 막혀 생기는 담도폐쇄증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외과 인경 교수에 따르면 담도폐쇄증은 담즙의 통로인 담도가 막히는 질환으로, 출생아 1만 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 희귀질환이다. 신생아의 담도폐쇄증은 담도가 출생 직후부터 막히는 선천성 질환으로, 어느 한군데가 아니라 마치 불에 타서 바짝 마른 나무줄기처럼 담도 내부 곳곳이 막히는 현상이 나타난다.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으며 바이러스 감염, 면역반응, 유전적 소인, 환경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관여할 가능성이 제기돼 있다. 소아 간이식의 가장 흔한 원인 질환 가운데 하나다.
한편 성인에서 나타나는 담도폐쇄는 간에서 소장까지 이어진 담도 가운데 어느 한 길목이 결석이나 종양 등 후천적 원인에 의해 막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내 담도폐쇄증 발생률은 건강보험 자료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출생아 1만 명당 1.06명으로, 약 9400명당 1명꼴이다. 대한소아외과학회의 최신 전국 조사에서는 2011∼2021년 연평균 약 41명의 환자가 카사이 수술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신호는 생후 2주가 지나도 계속되는 황달, 회백색이나 옅은 베이지색 대변, 짙은 소변이다. 신생아 생리적 황달이나 모유 황달은 주로 비결합 빌리루빈이 증가하지만, 담도폐쇄증에서는 직접 또는 결합 빌리루빈이 높아진다.
만삭아는 생후 14일, 미숙아는 생후 21일이 지나도 황달이 남아 있다면 혈액검사로 직접 빌리루빈을 확인해야 한다. 병이 진행되면 간과 비장이 커지고 복수, 성장 부진, 영양 부족이 나타날 수 있다.
담도폐쇄증 환자에서 가장 흔하고 심각한 합병증은 담도염이다. 담즙 정체와 장내 세균 감염 등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담도염은 간섬유화를 악화시키는 요인이므로 최대한 빨리 항생제 치료를 해서 담도염이 진행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
담도폐쇄증 환아에서 기침이나 설사, 구토 등의 증상 없이 열이 난다면 담도염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으므로 이럴 때는 지체 없이 병원에 와서 진단과 치료를 받야한다.
담도폐쇄증 진단에는 혈액검사와 복부 초음파, 간담도 핵의학검사, 자기공명담췌관조영술(MRCP), 간 조직검사 등이 쓰인다. 최종적으로 수술 중 담관조영술을 시행해 담도의 폐쇄 여부를 확인하기도 한다. 대변색은 매번 달라 부모가 이상을 알아보기 어려우므로 황달과 함께 변이 흰색이나 회색에 가까워졌다면 사진을 남기고 소아청소년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담도폐쇄증은 조기에 진단해 수술할수록 자기 간을 오래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일차 치료는 막힌 간외 담도를 제거하고 소장을 간문부에 연결해 담즙 배출로를 만드는 ‘카사이 간문부장문합술’이다. 생후 60일 이전에 수술했을 때 치료 성적이 더 좋고, 90일을 넘기면 성공 가능성이 낮아지는 것으로 보고됐다.
수술로 황달이 좋아져도 간 손상이 계속되거나 담관염, 문맥고혈압, 성장 부진이 생길 수 있다. 카사이 수술로 담즙 배출이 회복되지 않거나 간 기능이 나빠지면 간이식을 검토한다. 카사이 수술과 간이식을 순차적으로 시행하는 현재 치료 체계에서는 환자의 90% 이상이 성인기까지 생존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