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 소음 갈등, ‘백색 소음’으로 풀어라

 

물 잔에 가득 담긴 흙탕물을 정화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깨끗한 물을 부어 흙탕물이 흘러넘치게 하는 것이 가장 간단하다. 소음도 마찬가지다.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듣기 싫은 소음은 듣기 좋은 소음으로 덮으면 상쇄된다.

흔히 듣기 좋은 소음을 백색소음이라 부른다. 파도소리, 빗소리, 폭포소리 등 자연의 소리를 가리킨다. 송풍기 소리, 박수소리, 비행기 탈 때 나는 바람 새는 소리 등의 환경소음도 백색소음에 해당된다. 이러한 소음은 주파수가 일정하고, 특정한 패턴이 없기 때문에 귀에 거슬리지 않고 익숙하다. 뇌의 알파파를 증가시켜 집중력과 안정감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최근 백색소음은 층간소음의 대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에 따르면 여러 소리 성분이 합쳐진 백색소음이 층간소음을 중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실제 층간소음과 백색소음을 녹음해 들려준 뒤 스트레스 지수를 측정한 결과, 백색소음을 함께 들었을 때 스트레스 지수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 층간소음과 비례해서 백색소음을 사용해야 중화효과를 볼 수 있다. 즉 층간소음이 100Hz 이하라면 백색소음도 100Hz 이하로 사용해야 시끄러운 소음으로 느끼지 않는다.

칭얼거리는 신생아에게도 백색소음은 효과가 있다. 엄마뱃속에서 들은 소리와 비슷하다고 느껴 울음을 그치고 웃는 표정을 짓기도 한다. 임신부의 옷이 배를 스치는 소리가 자연의 소리와 같은 유형의 백색소음이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신생아가 백색소음에 너무 노출되면 좋지 않다. 여려 해외 연구에 따르면 환경소음과 같은 백색소음에 오래 노출된 신생아는 부모의 말과 음악 등 성장에 도움이 되는 소리를 잘 듣지 못하게 돼 뇌의 발달과 언어습득이 지연될 수 있다. 이럴 경우에는 반대로 말과 음악 등 정상적인 소리를 많이 들려줘 백색소음을 상쇄시켜야 아이 발달에 도움이 된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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