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이 심방세동 시술 누적 8000례를 넘어섰다. 1998년 한국에서 처음으로 심방세동 전극도자절제술에 성공한 지 28년 만의 성과다.
고대 안암병원 부정맥센터는 지난 4월 심방세동 시술 8000례를 달성했다고 24일 밝혔다. 병원에 따르면 한국 의료기관 가운데 첫 기록이다. 기념행사는 지난 20일 열렸다.
누적 실적에는 기존 전극도자절제술과 최근 도입한 펄스장절제술이 모두 포함됐다.
전극도자절제술은 사타구니 등의 혈관으로 가느다란 관을 심장 안에 넣고, 고주파 열로 심방세동을 일으키는 이상 전기 신호의 길을 차단하는 시술이다. 심방세동을 일으키는 부위에 고주파 열을 가해 이상 전기 신호가 퍼지는 길을 끊는다. 가슴을 여는 수술과 달리 혈관을 통해 심장 안으로 접근한다.
심방세동은 심장의 윗부분인 심방이 빠르고 불규칙하게 떠는 부정맥이다. 심방이 제대로 수축하지 못하면 피가 고이면서 혈전이 생길 수 있다. 이 혈전이 뇌혈관을 막으면 뇌졸중으로 이어진다. 심방세동이 오래가면 심장 기능이 떨어져 심부전 위험도 커진다.
열 대신 순간적인 전기장…최신 시술도 100례
최근 도입된 펄스장절제술은 고주파 열 대신 순간적으로 강한 전기장을 보낸다. 심방세동을 일으키는 부위의 심근세포를 손상시켜 이상 전기 신호가 퍼지는 길을 차단한다.
열을 쓰지 않아 심장 주변의 식도나 신경이 손상될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모든 환자에게 적합한 것은 아니다. 심방세동이 지속된 기간과 심장 구조, 이전 치료와 재발 여부 등을 따져 시술법을 정한다.

고대 안암병원은 최근 펄스장절제술 100례도 넘어섰다. 병원은 해당 시술 장비를 만드는 미국 의료기기 기업 보스턴사이언티픽으로부터 ‘센터 오브 엑설런스’로 지정됐다고 밝혔다. 병원은 앞으로 한국과 해외 의료진에게 시술 경험을 전하고 관련 교육도 진행할 예정이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환자의 비용 부담도 줄었다. 의료진은 기존 전극도자절제술과 펄스장절제술 가운데 환자에게 더 알맞은 방법을 고를 수 있다.
심장 속 전기 흐름, 입체 지도로 찾아낸다
고대 안암병원은 1998년 한국에서 처음으로 심방세동 전극도자절제술에 성공했다. 2004년에는 부정맥센터를 세웠다. 이후 시술 1000례와 3000례, 5000례를 차례로 넘어선 데 이어 올해 8000례에 이르렀다.
부정맥센터는 심장 구조와 전기 신호의 흐름을 입체 지도처럼 보여주는 ‘3차원 맵핑 시스템’을 쓴다. 의료진은 화면에 나타난 신호를 살펴 심방세동이 시작되거나 이상 신호가 퍼지는 지점을 찾아낸다.
시술법은 심방세동의 유형과 지속 기간, 심장 구조, 이전 치료 결과 등을 종합해 정한다. 고주파 열을 쓰는 전극도자절제술이나 전기장을 이용하는 펄스장절제술을 선택하며, 환자 상태에 따라 알코올 주입 치료 같은 다른 방법을 병행하기도 한다.
최종일 고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심방세동 시술 8천례 달성은 단순한 시술 건수를 넘어 환자들에게 최상의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오랜 시간 쌓아온 경험과 연구의 결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 교수는 “심방세동은 환자마다 심장 구조와 부정맥의 양상, 위험도가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맞춤형 치료가 중요하다”며 “최고의 의료진들이 최상의 인프라를 기반으로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 전략을 제시하고, 새로운 시술기법과 임상연구를 발전시켜 국내 심방세동 치료 수준을 더욱 높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