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생활이 유전자를 질병에 강하게 만든다

인체 내 결핵균, 시간이 지나면서 방어유전자 변이

도시는 인간 진화에 분명히 영향을 미쳤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길러지도록 진화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과거 사람들이 모여서 살기

시작하면서 질병이 더 잘 옮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후손들은 감염에 저항력이

증가한다는 것.

영국 런던 대학교 이안 반스 교수팀은 17명의 DNA 샘플을 분석했다. 분석 대상자들은

기원전 6000년 전 도시화를 이룬 터키 차탈회육(Çatalhöyük) 지역의

민족부터 20세기에 정착한 아프리카 수단 주바지역 민족까지 다양했다.

분석 결과 도시화가 오래된 지역의 사람들은 결핵과 나병 같은 질병 감염에 더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유전자가 변이했다. 연구진은 결핵, 나병을 일으키는 세포 속에

살고 있는 세균에 자연적으로 저항하는 ‘SLC11A1 1729+55del4’라는 이해하기 어려운

이름을 가진 유전자의 변이를 확인했다.

예를 들어 5200년 전부터 이란의 수사 지역에 정착한 사람들은 이 변이된 유전자를

대부분 가지고 있었다. 반면 정착한지 몇백년밖에 되지 않은 러시아 극동부 야쿠츠크

지역의 사람들은 70~80%만 변이된 유전자를 가지고 있었다.

반스 교수는 “사람들이 한 곳에 정착해 모여살기 시작하는 과정인 도시화는 인간

유전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도시화가 오래된 지역일수록 결핵 같은

질병에 대한 면역력이 강해진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결과는 ‘진화(Evolution)’ 온라인판에 게재됐으며 미국 과학 웹사이트

라이브사이언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온라인판 등이 24일 보도했다.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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