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파리도 술맛알면 알코올중독 된다”

몸 사리다가 맛들이면 높은 도수 찾아

사람이 술을 마시고, 술이 술을 마시고, 술이 사람을 마시는 알코올중독 과정이

사람만의 특징은 아니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캠퍼스(UCSF) 연구진은 초파리들에게 보통 때

먹는 음식과 에탄올이 섞인 음식을 주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초파리가 어떤 음식을

더 잘 먹는지 관찰했다.

초파리들은 처음에 알코올 냄새에 즉각 반응하지도, 에탄올이 스며든 음식의 맛을

좋아하지도 않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초파리들은 ‘자기 관리’를

하면서 조금씩 술을 마셨다. 나중에는 에탄올에 대해 처음 느꼈던 혐오감을 다 잊어버린

듯 에탄올이 든 음식만을 빠르게 먹었다. 마치 술독에 한 번 빠진 뒤로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알코올중독자의 모습과 흡사한 행동을 보인 것.

연구진은 초파리를 통해 알코올과 관련된 유전자에 대해 연구하던 중 곤충에게는

진정제 역할을 하는 알코올을 잘 받아들이는 특별한 유전자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리고 이 유전자의 특징을 알기 위해 각종 실험을 하던 중 이번 실험결과를 이끌어냈다.

연구진은 “알코올중독은 사람 뿐 아니라 초파리도 갖는 특성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특히 초기에 음주를 자제하다가 술이 어느 정도 들어가면 음주속도가 빨라지는

행동을 보였는데 이는 술꾼의 전형적 행동과 흡사했다”고 평가했다.

아직 초파리의 이러한 행동이 왜 나타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연구진은 초파리들이

알코올을 섭취한 뒤 나중보다는 현재의 쾌락을 좇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했다. 초파리의

이러한 행동을 분석하면 복잡하게 나타나는 알코올 관련 이상행동들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결과는 ‘진화생물학(Current Biology)’ 온라인판에 10일 실렸으며 미국

과학논문 소개사이트 유레칼러트, 영국 온라인 의학전문지 메디컬뉴스투데이 등이

10일 보도했다.

    김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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