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기 확대를 위해 필러를 맞은 영국·나이지리아계 인플루언서가 시술 직후 쓰러져 숨졌다. 최근 나온 검시 결과 사망 원인은 필러가 폐혈관을 막아 발생한 폐색전증으로 확인됐다.
영국 매체 IB타임스 UK는 지난 6일(현지시간) 인플루언서 겸 사업가 이고 타이니 우비리보(43)의 사망 원인에 대한 최근 검시 결과를 보도했다.
우비리보는 지난 3월 아내와 태국 방콕을 여행하던 중 한 병원에서 성기 확대 시술을 받았다. 그는 성기에 히알루론산과 국소마취제 리도카인을 섞은 필러 40mL를 주입받았다.
시술을 마친 뒤 부부는 마사지를 받으러 갔다. 이때 우비리보는 가슴 통증을 호소했고 두 차례 의식을 잃었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CT 검사를 받기 전 다시 의식을 잃었다. 의료진은 폐색전증을 의심했다. 100분 넘게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그는 다음 날 새벽 숨졌다.
이후 영국에서 실시한 부검에서 결정적인 단서가 나왔다. 폐 안에서 성기 시술에 사용한 히알루론산과 일치하는 물질이 발견됐다. 영국 세인트조지대학병원 세포병리과 존 뒤 파르크 전문의는 "폐에서 발견된 물질은 미용 시술에 사용된 물질과 일치했다"고 밝혔다. 검시관은 필러 시술로 발생한 폐색전증이 사망 원인이라고 결론 내렸다.
성기 필러, 피부 아래 채워 굵기 늘려
성기 필러는 음경 피부 아래 조직에 필러를 넣어 주로 굵기를 늘리는 시술이다. 얼굴 필러에도 많이 쓰이는 히알루론산이 대표적으로 사용된다.
우리나라에서 성기 필러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국내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왜소음경증후군 남성의 일시적인 음경 둘레 확대’ 용도로 허가한 히알루론산 필러 제품이 있다. 비뇨의학과 전문의가 식약처 허가를 받은 정식 의료용 필러를 사용해 시술하는 것은 법적으로 허용된다. 하지만 의사가 아닌 사람이 시술하거나, 비허가 물질을 주입하는 불법 시술은 엄격히 금지된다.
미국은 더 엄격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허가한 필러의 사용 부위에는 얼굴의 주름과 입술·볼·턱, 손등 등이 포함되지만 음경 확대는 포함되지 않은 상태다. 즉 미국에서는 FDA가 음경 확대용으로 승인한 필러가 없다. 가슴이나 엉덩이 확대 목적으로도 허가된 필러 제품이 없다. 성기나 가슴, 엉덩이 같은 대용량 신체 부위에 필러를 주입할 경우 필러 물질이 혈관으로 들어가 폐색전증, 조직 괴사, 사망 등 치명적인 부작용을 일으킬 위험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혈관으로 들어가면 위험… 폐색전증 인한 사망 가능성
히알루론산 필러로 인해 발생하는 가장 위험한 상황 중 하나는 필러가 혈관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FDA도 필러 시술에서 가장 우려되는 위험으로 '의도하지 않은 혈관 내 주입'을 꼽는다. 혈관이 막히면 주변 조직에 피가 공급되지 않아 손상이 생길 수 있다. 이번 사례처럼 필러가 정맥을 타고 폐까지 이동하면 폐혈관을 막는 비혈전성 폐색전증(피떡이 아닌 다른 물질이 폐혈관을 막는 상태)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의학계에도 비슷한 사망 사례가 과거 보고된 적 있다. 2021년 국제 법의학 학술지에 실린 이탈리아 연구진 보고에 따르면, 56세 남성이 히알루론산 계열 물질로 성기 확대 시술을 받은 당일 숨이 차고 식은땀과 메스꺼움 등을 호소한 뒤 다음 날 숨졌다. 부검 결과 폐의 여러 혈관 안에서 주입한 젤 형태의 물질이 발견됐다. 연구진은 사망 원인을 비혈전성 폐색전증으로 판단했다.
성기 필러를 고려한다면 무조건 안전하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해당 제품이 음경 확대용으로 허가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 음경 구조와 혈관 위치를 잘 아는 의료진에게 시술받는 것이 중요하다. 시술 뒤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이나 숨 가쁨, 실신 등이 나타나면 즉시 응급진료를 받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