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겸 뮤지컬 배우 조권이 14년을 함께한 반려견을 떠나보낸 슬픔을 전했다.
조권은 지난 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반려견 '가가'가 지난달 31일 오후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조권은 가가가 자신의 생일까지 곁을 지켜주었다며 "눈을 뜨자마자 아침 인사를 건네고 약과 밥을 챙기던 하루가 하루아침에 한가해졌다", "끝내 사랑한다고 마지막 말을 못 해주었다"고 애통한 마음을 드러냈다.
또 “작은 몸으로 길다면 긴 투병을 아픈 내색 없이 잘 버티고 버텨주다 천사처럼 갔다”며 “하염없이 기다려주고 바라봐 준 14년이란 시간의 우주가 온통 나였기에, 아무리 후회 없이 잘해줬다 생각해도 미안하고 그리운 마음은 어쩔 수 없나 보다”라고 했다.
가가는 약 1년 가까이 소장암 투병을 해왔다. 두 번의 큰 수술과 6차례의 주사 항암, 그리고 경구제 항암 치료까지 견뎠으나 최근 암세포가 방광으로 전이돼 더 이상 수술이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려동물 암투병, 이제는 드문 일 아니야

수의학의 발달로 반려동물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가가의 사례처럼 암과 같은 노령성 질환을 겪는 동물도 급증하고 있다. 통상 개와 고양이 네 마리 중 한 마리가 암에 걸린다는 통계도 있다.
전문가들은 반려동물의 체중이 갑자기 10% 이상 감소하거나 육안으로 1cm 이상의 혹이 만져진다면 즉시 동물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동물도 암을 증상이 없는 조기에 발견을 하면 치료도 용이하고 예후도 좋다. 때문에 반려동물의 노화가 시작되는 6~7세 무렵 미리 건강검진을 받는 것도 좋은 대비책이 될 수 있다.
펫로스 증후군, 실제 가족 잃었을 때와 비슷한 타격
이처럼 오랜 시간 가족과 같은 역할로 함께하다 보니, 투병 끝에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반려인들이 겪는 상실감도 과거보다 훨씬 깊어졌다. 전문가들은 펫로스를 겪는 보호자의 고통이 실제 인간 가족을 잃었을 때와 같은 뇌과학적 반응을 동반한다고 지적한다.
우리나라의 반려동물 인구는 1500만 명으로 추산된다. 우리나라 4가구 중 1가구 이상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걸로 추정된다. 반려동물의 죽음과 상실로 정신적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도 그만큼 많아지고 있다.
실제 수치로도 그 심각성이 드러난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과 사별한 가구의 54.7%가 펫로스 증후군(Pet Loss Syndrome)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중 83.2%는 심각한 상실감과 우울감을 호소했으며, 20대(88.9%)와 30대(85.3%) 등 청년층에서 그 충격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이들은 길게는 6개월 이상 우울감을 느끼기도 한다. 일상생활이 어렵거나 우울감이 오래 간다면 만성화할 수 있어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심리 상담으로 회복이 어렵다면 항우울제나 항불안제 복용이 도움될 수 있다.
조철현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반려동물을 잃으면 가족을 잃은 것과 같은 정신적 상실감을 느낀다”면서 “슬프고 힘든 감정을 억누르려고 하지 말고 충분히 아파하고 그리워하는 애도 기간을 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반려동물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자책감을 느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유골함 등 반려동물을 추억할 수 있는 물건을 집안에 두거나 반려동물을 잃은 슬픔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소통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다견·다묘 가정의 경우 남겨진 동물들 역시 펫로스 증후군을 앓을 수 있다. 조권은 “비버가 우울증에 걸리지 않게 가가가 지켜줘야 해”라며 애틋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실제로 동거 동물이 눈을 감은 뒤, 남은 동물이 식음을 전폐하거나 깊은 우울 증세를 보이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보호자의 역할이다. 남은 동물이 동요하지 않도록 보호자가 먼저 중심을 잡고 안정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 몹시 슬프고 힘들지라도 평소와 다름없이 산책과 식사 등 규칙적인 일상을 최대한 지켜나가는 것이 사람과 동거 동물 모두의 회복에 도움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