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28일 (금)

포도당 수액 맞은 40대女…팔에 물집 생기고 피부 망가진 까닭은?

척추 수술 후 저혈당 증상…혈당 올리려다, 포도당 수액이 혈관 밖으로 새어 나와 심각한 ‘조직 손상’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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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여성이 두통을 겪고 있다. 혈당이 뚝 떨어지면 두통을 비롯해 어지럼증·식은땀·몸떨림 등 증상을 보이며 심해지면 경련·발작을 일으키고 정신을 잃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40대 미국인 여성은 척추 수술을 받은 뒤 갑자기 혈당이 뚝 떨어져 저혈당 쇼크를 일으켰다. 이 환자는 며칠간 높은 농도의 포도당 수액(정맥 주사)을 팔 혈관에 맞았으며, 수액이 혈관 밖으로 새어 나와 큰 물집이 생기고 피부가 심하게 벗겨지는 등 극심한 연조직 손상을 입었다.

미국 로완-비르투아 오스테오파시 의대, 허드슨 리저널 헬스병원 공동 연구팀에 의하면 44세 여성 환자는 심한 저혈당으로 입원 치료를 받다가 ‘고삼투압성 포도당 혈관 밖 유출(일혈)’ 손상을 입었다. 이 환자는 평소 발작을 일으키는 뇌전증과 고지혈증을 앓은 적이 있었다.

환자는 척추병(척추전방전위증)으로 시술(전방 요추 추체간 유합술)을 받은 직후, 전신 발작을 일으키며 쓰러졌다. 응급 측정 결과, 혈당 수치는 39mg/dL로 매우 심각한 저혈당 상태였다. 건강한 성인의 혈당 정상치는 공복 혈당 100mg/dL 미만, 식후 2시간 혈당 140mg/dL 미만이다.

의료진은 즉시 정맥으로 포도당을 투여해 혈당을 정상화한 뒤, 집중 감시를 위해 중환자실(ICU)로 환자를 옮겼다. 하지만 음식을 섭취하고 포도당 수액을 계속 공급받았는데도 환자의 저혈당 증상은 계속 재발했다. 추가 정밀 검사에서 혈당이 55mg/dL인데도 인슐린과 C-펩타이드 수치가 억제되지 않고 비정상적으로 높게 분비돼 ‘내인성 고인슐린혈증’(인슐린종)으로 의심됐다.

의료진은 췌장 종양의 위치를 파악하고 수술 등 근본 치료를 진행하기 전까지 환자의 혈당을 유지해야 했다. 의료진은 오른쪽 팔오금의 20게이지(G) 말초정맥 카테터를 통해, 10% 포도당 수액을 시간당 150~200mL씩 지속적으로 투여했다. 또한 급격한 저혈당이 발생할 때마다 50% 고농도 포도당 주사를 총 4회 추가 투여했다.

입원 4일째, 주사 부위 주변이 붓고 붉어지는 등 수액 침윤 현상이 나타났다. 의료진은 카테터를 제거하고, 몸 안에 수액을 넣는 경로를 왼쪽 팔의 중심정맥관(PICC)으로 바꿨다. 그러나 카테터를 제거한 지 이틀이 지난 날(입원 6일째), 오른쪽 앞팔 부위에 직경 최대 3cm에 이르는 팽팽한 물집(수포)이 여러 개 생겼다. 일부 물집은 터져 피부가 벗겨지고 진물이 나는 상태(표재성 피부 박리 상태)로 악화했다.

정밀 검사 결과 심부정맥혈전증이나 구획증후군, 세균 감염 등은 아닌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혈관 밖으로 스며 나온 고농도 포도당이 주변 연조직을 손상시킨 것으로 판단했다. 환자는 상처 드레싱, 팔 올림, 압박 붕대 적용 등으로 상처를 치료받으며 중환자실에서 집중 관찰을 받았다.

이 사례 연구 결과(Iatrogenic Dextrose Hyperosmolar Extravasation Injury in Suspected Endogenous Hyperinsulinism)는 최근 국제 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실렸다.

병원에서 환자들이 흔히 맞는 포도당 수액이라도 고농도를 말초정맥으로 장시간 투여하면 위험할 수 있다. 입원 환자의 말초정맥 수액 투여 중 혈관 밖으로 수액이 새는 침윤·일혈 발생률은 13.7~16.3%로 비교적 흔한 편이다. 일상적인 탈수나 피로 회복에 쓰는 5% 포도당이나 생리식염수 같은 기초 수액은 혈액과 삼투압이 비슷한 ‘등장성’ 수액이라 안전하지만, 고농도 포도당은 사정이 완전히 다르다.

포도당은 삼투압이 1388mOsm/L를 넘어서면 피부 궤양과 수포를 유발하는 조직 괴사 물질로 변한다. 이번에 투여된 10% 포도당(505mOsm/L)과 50% 포도당(약 2520mOsm/kg)은 체액보다 삼투압이 2~5배 이상 높은 ‘고장성’ 수액이었다. 이런 고농도 수액이 얇은 말초 혈관 밖 피하지방층으로 새어 나가면 강한 삼투압으로 수액을 맞은 부위의 세포가 탈수되고 모세혈관 내피가 손상돼 심각한 수포와 조직 괴사가 발생한다.

미국정맥경장영양학회(ASPEN)와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 국제 임상 가이드라인은 삼투압 900mOsm/L를 초과하거나 6일 이상 지속 투여가 예상되는 수액 치료의 경우, 가는 말초정맥 대신 굵은 중심정맥관을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인슐린종이 의심되고 고농도 포도당을 며칠 동안 계속 투여해야 하는 저혈당 환자의 경우, 초기부터 굵은 중심정맥관을 확보하고 주사 부위를 세밀히 점검해야 이런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자주 묻는 질문]

Q1. 병원에서 흔히 맞는 포도당 수액인데 왜 피부에 거대한 물집이 생겼나요?

A1. 포도당의 농도와 ‘삼투압’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피로 회복이나 수분 공급에 쓰는 5% 포도당과 달리, 심한 저혈당 치료에 쓰는 10%나 50% 포도당은 혈액보다 삼투압이 훨씬 더 높습니다. 이 고농도 용액이 얇은 말초 혈관 밖 피부 조직으로 새어 나가면 강한 삼투압으로 주변 정상 세포의 수분을 순식간에 빨아들입니다. 그러면 세포가 탈수되고 혈관 내피가 파괴됩니다. 이로 인해 화상을 입은 것처럼 피부가 부풀고 커다란 물집이 생기고 피부가 흉하게 벗겨집니다.

Q2. 수액 바늘을 뺀 지 이틀이나 지났는데 왜 뒤늦게 물집이 나타났나요?

A2. 고삼투압성 화학적 손상은 며칠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는 잠행성 특징을 지닙니다. 수액이 혈관 밖으로 샐 당시에는 단순한 부기(부종)나 가벼운 뻐근함 정도로 보여 일상적인 주사 자극과 구별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피하지방층으로 스며든 고농도 용액이 주변 세포를 서서히 파괴하면서 수액 바늘을 제거한 뒤 24~48시간이 지나서야 눈에 띄게 큰 물집과 피부 탈락으로 악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Q3. 며칠 동안 고농도 포도당을 맞아야 할 때는 어떻게 예방해야 하나요?

A3. 팔의 얇은 말초정맥 대신 굵은 혈관인 ‘중심정맥관’을 조기에 확보해야 합니다. 삼투압이 900mOsm/L를 초과하는 고농도 수액(50% 포도당은 약 2520mOsm/kg)을 장기간 투여해야 하거나, 체내 인슐린 과다로 며칠간 수액 치료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는 팔의 얇은 혈관이 버티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치료 초기부터 중심정맥관(PICC 등)을 설치해 투여하고, 주사 부위의 미세한 통증이나 부기를 주기적으로 관찰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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