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성과 여성이 다이어트를 인식하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성별에 따라 효과적인 다이어트 방법이나 체중 감량 속도가 달라진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영양학적으로는 남성이 살을 빼는 데 여성보다 유리하다. 상대적으로 근육량이 많고 체지방이 적어 기초대사량이 높기 때문이다. 같은 양을 먹더라도 칼로리 소비가 많아 초반 체중 감량 속도가 빠르다.
반면 여성은 근육량이 상대적으로 적고, 체지방률은 높다. 이에 칼로리를 더 엄격하게 조절해야 감량 효과가 나타난다.
이외에도 여성은 출산을 대비해 피하지방을 되도록 저장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로 인해 아랫배, 허벅지, 엉덩이 등에 지방이 저장돼 잘 빠지지 않는다.
심리학적으로 여성의 다이어트가 더 쉬운 이유?
다만 사회심리학자들은 여성이 다이어트를 통해 목표하는 체중에 도달할 확률이 높다고 본다. 여성이 체중 관리나 식단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단기간의 식단 조절만으로 나타나는 변화도 여성은 더 세심하게 체감하고, 이를 성취감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더 강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와 관련, 영국 앵글리아 러스킨대 연구팀은 다이어트 시도 경험이 있는 30세 이상 남성 24명을 한 시간 이상씩 심층 인터뷰했다. 연구팀은 체중 감량 정도나 다이어트 성공 여부보다는 남성이 다이어트를 인식하는 방식, 실패하는 이유, 장기적인 체중 감량을 위해 필요한 요소 등을 살펴보고자 했다.
연구팀은 인터뷰 참가자들의 이야기를 분류한 뒤 남성의 다이어트 특징 4가지를 정리했다.
첫 번째는 남성이 다이어트 자체를 부정적으로 본다는 것이다.
인터뷰 참가자들에 따르면 남성은 다이어트를 ‘체중 감량이라는 목표를 위한 과정’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무엇인가를 참는 과정’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이 때문에 남성들은 다이어트 중 작은 유혹에만 넘어가도 ‘실패했다’고 인식하는 사고방식을 보였다. ‘오늘 도넛을 하나 먹었으니 다이어트는 실패했고, 이미 망했으니 그냥 마음 편하게 먹자’는 식이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경험이 반복되면 다음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과정에서도 ‘어차피 또 실패할 것’이라는 패배감이 생길 수 있다고 봤다.
다이어트는 여성의 영역이다?
두 번째 특징은 남성들이 다이어트를 통한 체중 감량을 ‘여성의 영역’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번 심층 인터뷰에서 상당수의 참가자가 “기존의 다이어트 문화나 프로그램, 연구들은 여성을 중심으로 만들어져 있다”고 답변했다. 광고나 SNS 등에서 체중, 몸매, 다이어트 관련 언급은 주로 여성을 겨냥한 경우가 많다는 인식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인터뷰 참가자들이 체중 감량을 시작하게 만든 가장 강력한 동기는 ‘외모’였다. 참가자들은 거울이나 사진 속 자신의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을 때, 예전에 입던 옷이나 정장이 더 이상 맞지 않을 때 등 외적인 이유로 다이어트를 시작한 사례가 가장 많았다고 응답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심리적 모순이 남성들의 성공적인 다이어트를 방해했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남성 다이어트의 세 번째 특징은 남성이 여성에 비해 영양적 지식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식단 조절을 통해 체중 감량에 성공하려면 △무엇을 먹을지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 마트에서 어떤 식재료를 살지 △어떤 과정으로 조리할지 △직장 생활을 병행하며 이 같은 노력을 어떻게 실천할지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데, 이 같은 정보를 적용하는 능력이 남성들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특히 하루에 8시간 이상 노동을 하는 참가자들의 경우 업무시간과 피로감이 다이어트의 지속을 방해하는 강력한 위험요소로 나타났다.
동반자나 배우자의 존재, 남성 다이어트 성공률 끌어올리는 열쇠
남성 다이어트의 마지막 특징은 함께하는 사람이 있을 때 장기적 성공률이 올라간다는 것이다. 대다수의 인터뷰 참가자는 친구나 배우자의 존재를 다이어트 성공의 핵심 요소로 꼽았다.
배우자는 함께 장을 보고 식단 계획을 세우는 한편 다시 고열량 음식을 먹으려 할 때 제지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또 친구는 같이 운동하거나 체중 감량을 하면서 서로 목표를 확인하고, 때로는 경쟁하면서 다이어트가 오래 지속되도록 만들었다.
연구팀은 “무엇인가를 참는다는 느낌이 아니라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도전으로 인식해야 남성들의 다이어트가 오래갈 수 있다”며 “친구나 배우자와 함께 체중 감량을 진행하면서, 쉽게 성공할 수 있는 단기 목표 달성 위주로 설계한다면 충분히 성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24명이라는 작은 표본을 심층 인터뷰한 것으로, 특정 다이어트 방법의 수치상 효과를 비교한 것은 아니다. 연구팀은 “모든 인터뷰 내용은 철저히 참가자의 개인적 경험을 기반으로 이뤄졌다”며 “실제 체중 감량을 실천하는 단계에선 다른 경향이 관찰된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26일(현지시간) 게재됐다.





